[프라임경제]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한국 가수들이 세계무대에서 인기 고공행진 중입니다. 중국, 일본, 동남아는 물론, 북미, 남미, EU, 중동 등지에서도 그 인기가 식을 줄을 모릅니다. 'K-POP(이하 케이팝) 천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누리관에서 'BTS 너머의 케이팝: 미디어 기술, 창의산업 그리고 팬덤문화'를 주제로 열린 한국언론학회 문화젠더 연구회 특별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조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 연합뉴스
케이팝 의미는 Korean-POPular music, 즉 한국 대중음악입니다. 본래 영미권에서 이 개념이 쓰이기 시작됐고, 나라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국가를 구분하는 표시가 앞에 붙었는데요. 이를테면 일본 대중음악은 J-POP(제이팝)인 것처럼 말이죠.
이런 의미로 통용됐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진 댄스 음악이나 아이돌 음악 등을 일컫는 의미로 사용되는 추세입니다.
물론 현재 케이팝이 견인하는 이른바 '신한류' 이전에도 '한류(韓流, Korean Wave)' 열풍이 있었습니다. 이는 한국 대중문화가 해외에서 유행하는 것을 통칭하는 말이죠.
◆과거 한류 중화권 동남아 진출…미국 무대 낮은 성적표
초기 한류 움직임은 중화권에서 시작됐습니다. 90년대 후반 아이돌 'H.O.T 신드롬'을 시작으로 클론, NRG, 이정현 등 한국 가수와 드라마가 중화권 청소년에게 큰 호응을 끌면서 생겨난 신조어죠. 이런 한류 열풍은 드라마를 통해 일본과 동남아까지 확장됐습니다.
점차 전 세계로 확대되는 인기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결국 '아메리카 드림' 즉, 미국 시장 공략에 돌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세계인 주목을 받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자 명성까지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그야말로 '월드스타'로 발돋움하는 지름길이니까요.
하지만 미국 시장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후반 아시아에서 검증된 △SM 보아 △YG 세븐 △JYP 원더걸스 등 아이돌이 과감히 미국 시장 출사표를 던졌지만, 기대 이하의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죠.
그나마 선전한 가수로는 가수 비(본명 정지훈)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10년 전 2009년 12월26일, 각종 언론은 문화계 주요이슈로 '비의 미국 단독 공연 개최'를 언급했습니다.
당시 비는 2006년 이후 3년만의 단독 콘서트로, 2009년 12월24일부터 25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호텔 내 콜로세움에서 펼쳐진 공연이었는데요. 이는 셀린 디옹이나 베트 미들러 등의 장기 공연 장소로 유명한 곳이죠.
당시 소속사 제이튠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공연장을 채운 관객 절반 이상이 백인일 정도로 이번 공연에서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며 "특히 오페라 극장처럼 좌석이 고정된 공연장이었음에도, 노래를 시작하자 사람들이 무대로 돌진해 비에게 손을 뻗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런 성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가수 및 연기자로 활동하는 비가 미국 시장에서 이익을 낸 거의 유일한 한국 아이돌로 꼽힌다"면서도 "미국 진출은 득보다 실이 많은 아직까진 공략하긴 힘든 높은 벽"이라며 많은 비평을 쏟아냈습니다.
이처럼 한국 가수들의 미국 진출은 과대 포장된, 흔히 말하는 '넘사벽' 존재로 오래 남는 듯 싶었죠. 실제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까지 국내에서조차 '한류는 언론들의 과대포장'이라는 인식도 팽배해졌습니다.
한 예로, 2012년 한 매체는 설문 조사를 통해 '외국인 10명 중 6명이 한류는 5년 내에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또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2014년 한류백서'에 실린 한류 콘텐츠 이용자 44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도 응답자 대부분이 4년 이내 한류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거나 이미 끝났다고 답하기도 했을 정도입니다.
◆신한류 열풍…한국 문화·경제 영향력↑
하지만 과거 예상들과는 달리 신한류 열풍은 여전히 식을 줄 모르는 분위기입니다. 그 배경에는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소셜미디어가 '한류 전파 핵심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존 '한국 내 인기 형성 후 해외 진출' 방식이 아닌, 전 세계에서 동시 다발적인 소비로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특히 앨범 발표 전 유튜브를 통해 선공개 된 뮤직비디오 등 영상들이 엄청난 조회 수와 관심을 받으며 전 세계에 신한류를 널리 알리는 기폭제가 된 것인데요. 싸이 '강남스타일'이 대표 사례라고 할 수 있죠.
이에 따라 그동안 꿈꾸지 못했던 미국 빌보드 차트에 국내 가수가 오르는 것도 이제 예삿일이 아니게 됐으며 '유튜브 조회 몇 억뷰' 정도는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닙니다.
케이팝 주축의 신한류는 단지 케이팝에 열광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닌 △화장품 △음식 △관광 △경제 효과 등 다방면적 양상을 띠는 동시에 해외 진출 시 한류를 바탕으로 쌓여진 국가 이미지에 영향을 끼칠 정도입니다.
특히 방탄소년단이 지난 10월 개최한 서울 콘서트의 경우 그 경제효과가 무려 1조원에 육박한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왔습니다.
고려대학교 편주현 경영대학 교수팀은 '방탄소년단 이벤트의 경제적 효과: 2019 서울 파이널 공연' 보고서에서 10월26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콘서트 직·간접 경제효과가 약 9229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5월부터 6개월간 미국과 남미·유럽·아시아·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투어를 진행한 방탄소년단은 '최종 종착지' 서울 콘서트에서 3일간 관객 약 13만명을 유치하며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편 교수팀은 이를 △직접 효과 3307억원 △간접 5922억원으로 각각 분석했습니다. 3년 평균 매출이 1500억원 이상이면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는 국내 기준상, 방탄소년단이 3일간 콘서트로 창출하는 경제효과는 중견기업 6개 연매출을 합한 규모인 셈입니다.
실제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보기 위해 무려 18만7000여명에 달하는 외국인 방문객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콘서트를 관람한 외국인은 2만3000여명이며, 한 사람당 평균 3.28명과 동행해 10만여명이 서울을 방문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한국관광공사가 밝힌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외국인 방문객은 약 28만명인 점을 감안, 방탄소년단 콘서트는 67%에 육박하는 외국인을 모은 것이라고 볼 수 있죠.
또 지난해 12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1년 평균 국내 생산 유발 효과는 4조1400억원에 달했죠. 타 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인 부가가치 유발효과 1조4200억원을 더하면 총 5조5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들이 데뷔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인기가 상승한 평균수준을 오는 2023년까지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10년간 유발하는 총 경제효과는 약 5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추정한 생산·부가가치 유발효과 41조원을 넘어선 엄청난 수치입니다.
물론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부정적 시선도 존재하는데요 가장 큰 문제는 한류가 가요나 드라마 등 연예계에 지나치게 국한됐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 대중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 다양한 소비상품을 제작하는 등 외국인들을 만족시킬 만한 새로운 콘텐츠 확보는 필수불가결할 것ㅇ입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아이돌을 보다 전문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신사업 다각화를 도모해 콘텐츠산업 분야로 활동무대를 넓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앞으로 10년 후, 혹은 100년 후에도 꾸준히 세계에서 사랑받는 한국 문화 콘텐츠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