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제약·바이오업계는 임상실패, 라니티딘 사태 등 연이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기술수출 이슈로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한양행, GC녹십자, 셀트리온 등 7곳의 제약사가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며 보령과 한독 등도 창립 이래 첫 5000억 장벽을 넘어설 전망이다.
해외 기술수출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SK바이오팜이 가장 많은 계약금을 챙긴 기술수출 계약을 따냈고 미국 시장에 2건의 신약을 허가받았다. 이외에도 유한양행(000100)과 JW중외제약(001060)을 비롯해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인 브릿지바이오도 1조원대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도입 품목·자체 품목 고른 성장…종근당 1조 클럽 가입 무난
올 3분기 유한양행과 GC녹십자(006280)는 일찌감치 1조 클럽에 안착했다. 유한양행의 2019년도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776억원, 영업이익은 234억1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56.6% 줄었다. 순이익은 26.6%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3분기 누적 매출 1조776억원을 달성, 일찌감치 1조 클럽에 안착했다. ⓒ 유한양행
주요 도입품목인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길리어드)의 제네릭 공세 및 약가인하와 함께 화이자의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 GSK의 독감백신 플루아릭스 등의 판권계약 해지로 인한 매출 하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항암신약 '레이저티닙' 등 3건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금을 거둬들이며, 연구비 증대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성공적으로 방어했다.
유한양행의 3분기 누적 R&D 투자 규모는 9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늘었다.
GC녹십자는 주력 사업인 백신 매출이 28.2%의 높은 내수 성장률을 기록한 덕을 톡톡히 봤다. 녹십자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161억원이다. 3분기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4.9% 늘어난 3696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0.6% 증가한 365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128940)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2.9%, 16.0% 각각 성장했다.
3분기 연결회계 기준으로 매출 2657억원, 영영업이익 249억원, 순이익 89억원을 달성하고, R&D에는 매출 대비 19.7%인 523억원을 투자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한미약품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8107억원으로, 올해 매출 1조원 이상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까지 7812억원 매출액을 거둔 종근당(185750)은 이변이 없는 한 1조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개별 매출을 보면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9.4% 오른 2805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까지 7812억원 매출액을 거둔 종근당은 이변이 없는 한 1조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 프라임경제
이 같은 매출 증가는 도입 품목과 자체 품목의 고른 성장에서 기인했다. 주요 품목인 '종근당글리아티린' 163억원, 골다공증치료제 '프롤리아' 83억원, 이상지질혈증치료제 '아토젯' 143억원 등으로 매출 호조세를 보였다.
연구개발(R&D) 분야 기대감도 커진다. 내년 자가면역치료제 CKD-506 유럽 임상2a상 결과 발표와 함께 대장암치료제 CKD-516 병용투여, 이중항체 폐암 신약 CKD-702, 고지혈증 치료제 CKD-508 임상 1상이 내년 상반기 개시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종근당이 내년부터 R&D 파이프라인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홍국 연구원은 "빈혈치료제 아라네스프 바이오시밀러 CKD-11101이 내년 1분기 일본에서 출시되고 경구용 관절염치료제 CKD-506도 유럽 임상 2a상의 탑라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EGFR/c-Met 이중항체 CKD-702sms 미국에서 올해 전임상을 마치고 내년 국내 임상 1상을 진입하고 대장암 적응증의 면역항암제 CKD-516은 국내에서 이리노테칸과 병용 임상 3상에, PD-L1과 병용 임상 1상에 각각 돌입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069620) 역시 3분기 누적매출이 8.4% 증가한 7440억원, 영업이익이 15.4% 증가한 300억원, 순이익이 0.6% 감소한 170억원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두며 1조원 매출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당기 실적으로는 나보타 소송과 라니티딘 사태 등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으며 수익이 악화됐다. 당기매출은 2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65.2% 감소한 28억원, 순이익은 92.8% 감소한 3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메디톡스(086900)와 진행 중인 나보타 소송비용 104억원, 라니티딘 식약처 잠정판매 중지 조치에 따른 알비스 회수에만 150억원 이상의 비용을 투입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신약·기술수출 성과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 성과도 봇물을 이뤘다. 특히 SK바이오팜의 뇌전증치료제가 가장 큰 계약금으로 기록됐다.
지난 2월 SK바이오팜은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와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규모는 반환의무가 없는 선계약금 1억 달러를 포함해 총 5억3000만달러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TM(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FDA 시판 허가를 받았다. 사진은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 ⓒ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1월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미국 FDA 신약허가를 신청한 이후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세노바메이트가 FDA 심사에 착수하면서 상업화 가능성이 높아 고순도의 계약이 성사됐다.
브릿지바이오는 국내 바이오벤처기업 가운데 최초로 1조원대 기술수출 소식을 알렸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7월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을 상대로 1조5000억원 규모의 폐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BBT-877)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설립 4년 만에 단일 물질 기준으로 국내 바이오 벤처와 제약사 사상 최대 규모 계약을 이뤄낸 것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퇴행성디스크질환치료제(스파인바이오파마)와 항암제 레이저티닙(얀센)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올해도 2건의 굵직한 계약을 따내면서 '기술수출 강자'의 입지를 견고히 했다.
또한 지난 1월과 7월에 각각 길리어드와 베링거인겔하임에 NASH 치료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금액은 각각 7억8500만달러, 8억7000만달러이며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각각 1500만달러, 4000만달러이다. 단계별 마일스톤과 개발 성공 시 매출에 따른 기술수출료를 받게 된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아토피치료제 후보물질을 레오파마에 넘긴데 이어 올해 8월에는 심시어동유안파마슈티컬과 통풍치료제 'URC102'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500만달러, 총 계약규모는 7000만달러이다.
◆보령·한독·동국 등 중견 제약사 "5000억 장벽 넘는다"
올해에는 국내 중견 제약사들이 줄줄이 5000억 장벽을 깰 전망이다.
먼저, 보령제약(003850)은 올해 연 매출 519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4604억원과 견줘 두 자릿수 이상 불어난 규모다.
영업이익도 사상 처음 3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 9월 제약업계를 강타한 '라니티딘 사태'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 보령제약은 라푸디딘 성분 대체재인 위장약 '스토가'로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한미약품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8107억원으로, 올해 매출 1조원 이상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한미약품
효자 상품인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는 올해 매출액 7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동국제약(086450)은 창립 52년 만인 내년 연 매출 50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연 매출 4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4713억원, 내년 532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약의 대표 제품인 마데카솔을 비롯해 마데카솔을 주성분으로 만든 화장품 '마데카 크림'이 매출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제품은 출시 1년 만에 매출액이 2015년 165억원에서 2016년 428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면서 일찌감치 마데카솔 매출의 두 배를 넘어섰다.
한독(002390) 또한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두며 연 매출 5000억원 고지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3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1174억원으로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 주력 제품의 성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43억원)보다 2.7%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거둔 작년 4분기 1148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한독은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흐름 속에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투자도 올들어 확장하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바이오 벤처 레졸루트, 3월 미국 바이오 벤처 트리거테라퓨틱스, 6월 국내 바이오 벤처 SCM생명과학에 투자한 이후로 지난 9월에는 미국 바이오 벤처 에이디셋바이오(Adicet Bio)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독의 4분기 매출액은 1232억원, 영업이익 5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7%, 9% 증가할 것"이라며 "2020년 매출액은 기존 추정치인 매출액 5022억원, 영업이익 31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견 제약사들의 매출 5000억 돌파는 국내 중견 제약업계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성장을 발판으로 중견 제약사들이 신약개발 투자에 더욱 활발히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