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 회장이 SK미소금융재단 현판식에 참석해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 연합뉴스
당초 최태원 회장의 이 같은 약속은 자신이 직접 제안해 열린 사회적 가치 민간축제인 '소셜 밸류 커넥트 2019'에서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가 최태원 회장에게 장애인 의무 고용 준수를 촉구한데 따른 것이다.
당시 김정호 대표는 지난 10년간 이어진 SK그룹의 고용 의무 불이행을 꼬집으며, 최태원 회장에게 "얼마 전 최태원 회장이 관계사 사장들에게 올해 말까지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을 채우라고 지시했는데 이는 다른 주요 기업들은 이미 10년 전에 달성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화두인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다양한 투자계획들이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그가 기업경영 이념 전면에 내세웠던 사회적 가치는 다른 기업과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약속 미이행' 결말로 끝맺음 되고 있어서다.
그동안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재단을 소개할 때면 △SK미소금융재단 △행복나눔재단 △한국고등교육재단 △사회적가치연구원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 중에서도 SK미소금융재단의 경우 지난 2009년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의 자립과 자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출범된 공익재단으로, 최태원 회장은 10년간 매년 200억원씩 총 2000억원 출연을 약속했다. 그러나 올해로 딱 10년째지만 결과는 약속 불이행.
SK미소금융재단은 이명박 정부 시절 각종 국정과제 실행을 위한 재원 마련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대기업의 릴레이 모금 방식이 아닌 기업들 각자가 재단을 운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SK그룹은 SK미소금융재단 설립 후 △2010년 401억원 △2012년 200억원 △2013년 400억원 등 4년간 총 1000억원을 출연했다. 문제는 2014년 0원을 시작으로 △2015년 40억5000만원 △2016년 80억3000만원 △2017년 1000만원 △2018년 40억원으로 출연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다소 소홀한 모습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2009년 시작해 2018년까지 SK그룹이 SK미소금융재단에 출연한 총액은 1162억원으로, 최태원 회장이 약속했던 2000억원의 58.1% 밖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물론, 올해 838억원을 출연할 경우 약속은 지켜지지만 지난 4년간의 전적을 살펴보면 10년 전 약속 이행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
SK그룹의 재원 출연 약속 미이행에 대해 업계는 이전 정권(이명박 정부 시절)의 색이 짙은 재단 운영행태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존 정부가 주도한 사업이었던 만큼 시행 초기보다 정부 관심도가 자연스럽게 줄어들어, 기업들의 재원 마련 의지가 감소될 수밖에 없다는 것.
즉, 정권이 주도하고 기업들이 재원을 내는 기금의 경우 정부가 가진 권력에 눈치 보기와 보여주기 식의 일환이기에 지속성을 가지는데 무리가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실제 SK미소금융재단 출범과 함께했던 당시 기업들인 △삼성(3000억원) △현대차그룹·LG(2000억원) △롯데그룹·포스코(500억원) 역시 대부분 이행률이 낮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업계 관계자는 "SK미소금융재단은 사실상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창출의 첫 모델이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최 회장의 경영이념인 사회적 가치 실현이 기업경영을 위함인지 정부의 눈치 보기 위함인지에 대한 의심을 씻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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