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 한해 홈쇼핑 업계가 패션 단독 브랜드와 모바일 강화로 매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특히 100만원 이상의 고가 패션 제품이 인기를 끌며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송출수수료 인상·판매수수료 인하 등의 몸살을 겪었다.
올 한해 주요 홈쇼핑업계의 판매량 1위는 모두 각 업체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단독 패션 브랜드였다. 소재 차별화와 고급화 전략이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CJ·GS·롯데·현대홈쇼핑 모두 'PB브랜드' 강세
CJ·GS·롯데·현대홈쇼핑 등 업계 빅4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히트상품 상위권 대부분은 단독, PB브랜드가 강세를 보였다.
CJ ENM오쇼핑 부문의 단독 패션 브랜드 '엣지(A+G)'는 총 165만개의 주문량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특히 CJ오쇼핑은 고급화 전략 외에도 가성비 좋은 상품을 동시에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을 내세워 호실적을 기록했다. 실제 3위에 오른 'VW베라왕'은 올해 처음 '티 블라우스' 3종을 선보여 론칭 방송에서만 6억원이 넘는 주문실적을 기록했다.

현대홈쇼핑의 정구호 디자이너 'J BY'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현대홈쇼핑 베스트 브랜드로 선정됐다. ⓒ 현대홈쇼핑
GS홈쇼핑(028150)이 손정완 디자이너와 협력해 선보인 패션 브랜드 'SG와니'와 현대홈쇼핑(057050)이 정구호 디자이너와 함께 만든 'J BY'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체 1위에 올랐다.
롯데홈쇼핑의 1위 히트상품도 단독 패션 브랜드가 차지했다. 올 2월 론칭한 독일 패션 브랜드 '라우렐'은 고급스러우면서도 실용적인 스타일이 인기를 끌며 한 달만에 주문금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차별성, 고급화, 가성비를 갖춘 다양한 제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자리 잡으면서 패션브랜드가 홈쇼핑에서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100만원 이상 고가 제품 불티…소비양극화 현상 심화
올해 홈쇼핑업계는 100만원 이상 고가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며 소비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100만원 이상 고가 상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넘게 증가했고 롯데홈쇼핑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주문 건수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평균 판매 단가도 지난해 17만원에서 21% 오른 21만원을 기록했다.
홈쇼핑 관계자는 "가성비가 높은 제품 아니면 초고가 제품에만 지갑을 여는 소비양극화 현상이 홈쇼핑에서도 여실히 반영됐다"며 "특히 최상급 소재를 사용하되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제품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홈쇼핑업계는 모바일 강화를 통해 2030세대의 눈길을 끌었다.
GS홈쇼핑은 모바일 쇼핑 성장에 힘입어 취급액이 크게 성장했다. GS홈쇼핑의 올해 3분기 취급액은 988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3%증가했다. 이중 모바일쇼핑 취급액이 전년 대비 15.9%증가한 5436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취급액 성장을 견인했다.

롯데홈쇼핑 TV홈쇼핑부문 2019년 히트상품TOP10. ⓒ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은 증강현실(AR)을 활용해 가전·가구 상품을 가상으로 배치하고, 기능 체험까지 가능한 '무빙 AR' 서비스를 도입했다.
'무빙 AR'은 현재 운영 중인 가전·가구 가상 배치 서비스인 'AR 뷰(View)'보다 진화한 서비스로, 상품 내부, 기능 등 상세 확인이 가능하다.
CJ오쇼핑은 유명 인플루언서, 아티스트 등과 협업한 모바일 방송으로 차별화를 꾀했으며 현대홈쇼핑은 현대H몰에서 운영하는 모바일 전용 생방송 '쇼핑라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쇼핑라이브'는 올해 시청자가 지난해 대비 10배 이상 늘어났다.
◆덩치 커진 IPTV업계…올해도 '송출수수료' 발목
매년 실적에 발목을 잡는 '송출수수료' 문제가 올해에도 이어지며 홈쇼핑업계를 압박했다. 최근 유료방송 시장 내 이동통신 3사가 덩치를 키우면서 송출수수료를 또 한 번 인상할 수 있어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조건부로 인가하면서 IPTV 3사(KT·LG유플러스·SK텔레콤)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할 전망이다. 송출수수료란 홈쇼핑업체가 해당 TV 채널을 통해 방영하는 대가로 IPTV 사업자에 지불하는 대금이다.
방송통신 사업자 간 닫혀있던 M&A 빗장이 열리면서 홈쇼핑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입김이 세진 IPTV 업체들이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 등에 있어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08년 3551억원 수준이던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지난해 1조6439억원으로 10년간 5배가량 뛰었다. 특히 급성장 중인 IPTV가 송출수수료 인상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IPTV 송출수수료는 2014년 1754억원에서 지난해 7121억원으로 연평균 42% 올랐다.
홈쇼핑 업체들은 최근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반해 IPTV업계의 송출수수료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실제 모 홈쇼핑업체가 납부한 송출수수료는 2년새 50%나 올랐다.
이에 과기정통부가 송출수수료 관리감독을 위한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개선'을 발표하며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IPTV업계의 강경한 태도가 개선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황금 채널대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협상에 못 미치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채널에서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홈쇼핑은 KT가 기존보다 2배 이상 높은 송출수수료를 요구하자 올레tv의 6번 채널에서 30번 채널로 옮기기도 했다.
최근 현대홈쇼핑은 LG유플러스가 송출수수료를 지난해 30%인상에 이어 올해 또 20%인상을 요구하자 정부기관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등 배수진을 쳤지만 결국 10번에서 28번으로 이동하게 됐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송출수수료가 상승하니 판매수수료율도 자연스럽게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는 곧 납품업체와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송출수수료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홈쇼핑업계는 T커머스 사업자 증가와 송출수수료 경쟁 장기화로 판관비 부담이 지속돼왔다"며 "2020년 소매환경도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과의 마찰이 더해져 국내 유통 채널에 미치는 부담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