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의 '영남·강남 3선 이상' 저격 발언이 정가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정 지역 다선에 해당하는 이런 인물들은 새롭게 험지 출마를 하든지 아예 불출마를 하라는 게 골자다.
이런 가운데, 전직 광역자치단체장 중 이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내놔 주목된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7일 '프라임경제'와의 통화에서 이 험지 출마론에 대한 입장과 내년 총선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그는 의원 물갈이론에서는 비껴 있는 상황이나, 선수나 정치적 역량에서는 이 범위에 들어간다는 언론의 해석이 나온다.
서 전 시장은 부산 해운대구청장을 지내고 해운대기장갑 지역구(현재 해운대갑과 기장군으로 분리)에서 4선 경력을 쌓았다. 당에서 최고위원과 사무총장 등도 역임했다. 4년간 부산시장으로 일했으나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오거돈 현 시장에게 자리를 넘긴 바 있다.
서 전 시장은 "국민들 가슴에 와 닿아야 한다"고 한국당 총선 대책이 지향해야 할 바를 강조했다. "그러려면 서로 양보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어서 "(일명 김태흠발 저격론에) 일부 동의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동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 강연 모습. ⓒ 리더십 4.0
특히 그는 "내년 총선에 나갈 수도 있고 안 나갈 수도 있다"면서 "전국적으로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대한민국이 번영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지역구를 어디로 하고 금배지를 한 번 더 달고의 문제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큰 뜻을 강조했다.
서병수 전 시장이 이처럼 '쿨한' 판단을 하는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자신의 정치 일선 복귀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큰 틀에서 부산과 국가 정치 구도를 바라보면서 정치 2막을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이 요새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 전 부산시장이 만든 정치 연구소 '리더십 4.0'을 중심으로 각종 활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는 지역 전반의 발전과 정치의 상관 관계는 물론, 국가 전반에 영향을 주는 정치의 부담감과 매력에 부쩍 재미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히려 주변에서 서 전 시장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 구도라는 것. 그의 경우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부산 전 지역 출마가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고 차기 대선 주자군으로 평가되는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일합을 벌일 인물로 손색이 없다고 서 전 시장 차출 필요성을 강조하는 시각이 우선 존재한다. 부산진구갑에 출마하는 시나리오다.
아울러 경우에 따라서는 옛 지역구 복귀 가능성도 점쳐진다. 서 전 시장이 4선 의원을 지낸 해운대기장갑 지역구는 이제 해운대갑과 기장 둘로 나눠져 있다. 윤상직 한국당 의원이 불출마 발언을 번복할지 등으로 시끄러웠고, 오규석 기장군수가 중간 사퇴 후 총선에 뛰어들 가능성 등 변수로 출렁이는 곳이라 서 전 시장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현역인 전재수 의원이나 최인호 의원 격추를 위해 그를 해당 지역구로 내보내야 한다는 소리도 없지 않고 일부 언론에서 이를 조명하고 있기도 하다.
서 전 시장은 이렇게 여러 지역에서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현재 나오는 지역들은 모두 언론에서 투척하는(막 던지는) 수준(의 이야기)"이라고 과잉 해석을 경계한 뒤, "내년에 한국당이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게 좋은 건지 딴 데 나가는 게 좋은 건지, 당에서 전략적으로 뭔가 나올 때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역구 단위의 총선 출마 이면의 더 큰 역할 가능성 또한 주목된다. 가장 큰 쓰임새와 역할론은 부산 패스트트랙 후폭풍을 커버하고 한국당 부산 총선판세를 안착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버팀목 역할이다. 장제원 의원 등 재선급은 물론 넓게는 4선 거물 조경태 의원 등 다수의 부산 지역 한국당 의원들이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으로 올라가 있다. 총선판이 요동칠 촉매가 더해진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어느 지역에서든 나가서 자기 선거 결과를 챙기면서도 다른 이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한데, 그런 상황에서 서 전 시장만큼 선택지가 넓은 인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부산 보수 정치권이 자칫 정치적 진공상태에 떨어지지 않도록 '부산 선대본부장', '총선 기획단장'의 짐을 짊어질 각오를 가진 이에게, 김태흠발 저격론은 두렵지 않은 쉬어가는 길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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