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유엔 총회에 참석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유엔 회원국들에게 비무장지대(DMZ)는 세계가 그 가치를 공유해야 할 인류 공동유산이라고 밝혔다.
한반도의 비무장지대는 동서로 250km, 남북으로 4km의 거대한 녹색지대로, 70년 군사적 대결이 낳은 비극적 공간이지만 역설적으로 그 기간 동안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자연 생태계 보고로 변모한 곳이다. 또 JSA, GP, 철책선 등 분단의 비극과 평화의 염원이 함께 깃들어 있는 상징적인 역사 공간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유엔의 궁극적 이상인 '국제 평화와 안보'가 한반도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며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으로 '칼이 쟁기로 바뀌는 기적'이 한반도에서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이에 문 대통령은 "비무장지대는 세계가 그 가치를 공유해야 할 인류의 공동유산"이라며 "남·북 간에 평화가 구축되면 북한과 공동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판문점과 개성을 잇는 지역을 평화협력지구로 지정해 남과 북, 국제사회가 함께 한반도 번영을 설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내고 비무장지대 안에 남·북에 주재 중인 유엔기구와 평화, 생태, 문화와 관련한 기구 등이 자리 잡아 평화연구, 평화유지, 군비통제, 신뢰구축 활동의 중심지가 된다면 명실공히 국제적인 평화지대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비무장지대는 약 38만 발의 대인지뢰가 매설돼 한국군 단독 제거에는 1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지뢰행동조직'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은 지뢰제거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보장할 뿐 아니라 비무장지대를 단숨에 국제적 협력지대로 만들어 낼 것이라 문 대통령은 판단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며 "국제 평화지대 구축은 북한의 안전을 제도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장하게 될뿐 아니라 한국도 항구적인 평화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는 지난 1년 반 대화와 협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줬다며 북미 대화를 통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려은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은 권총 한 자루 없는 비무장 구역이 됐고, 남·북한은 함께 비무장지대 내 초소를 철거해 대결의 상징 비무장지대를 실질적 평화지대로 만들고 있다"며 "끊임없는 정전협정 위반이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때로는 전쟁의 위협을 고조시켰지만 지난해 9.19 군사합의 이후에는 단 한 건의 위반행위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시 남과 북, 유엔군과 중국군의 최대 격전지였던 곳에서 지금까지 모두 177구의 유해를 발굴했다"며 "신원을확인한 한국군 유해 3구는 66년만에 가족의 품에 안겼다. 평화를 위한 노력이 가져온 보람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최초로 북한 땅에 발을 디딜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라며 "군사적 긴장 완화와 남·북·미 정상 간 굳은 신뢰가 판문점에서의 전격적인 3자 회동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그 행동 자체로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며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의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발걸음이었다. 나는 두 정상이 거기서 한 걸음 더 큰 걸음을 옮겨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한 원칙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전쟁불용의 원칙'으로 문 대통령은 "한국은 전쟁이 끝나지 않은 정전 상태"라며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이 비극이 있어써는 안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긴 정전을 끝내고 완전한 종전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 '상호 간 안전보장의 원칙'으로 "한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북한도 한국의 안전을 보장하길 원한다"며 "서로의 안전이 보장될 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 적어도 대화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국제사회도 한반도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셋째 '공동번영의 원칙'이다. 문 대통령은 "평화는 단지 분쟁이 없는 것이 아니다. 서로 포용성을 강화하고 의존도를 높이고 공동번영을 위해 협력하는 것이 진정한 평화"라며 "남북이 함께하는 평화경제는 한반도 평화를 공고히 하고 동아시아와 세계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이웃국가들을 동반자라 생각하며 함께 협력해 한반도와 동아시아, 나아가 아시아 전체로 '사람 중심, 상생번영의 공동체'를 확장하고자 한다"며 "오는 11월 한국의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가 그 초석을 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와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우리가 다자협력을 통해 이뤄야할 대표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은 '한국형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수립해 국제사회에 약속한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속가능발전법'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 '국제개발협력 기본법'과 같은 관련법을 제정하고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둬 제도적으로 이행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은 "구테레쉬 사무총장이 주도한 '평화유지구상'과 '공유된 책무에 대한 선언'을 지지하고 ODA 규모를 더욱 늘려 평화와 개발의 선순환을 지원하겠다"며 "내년 20주년을 맞는 유엔안보리 '여성·평화·안보' 결의와 2017년 밴쿠버에서 합의한 '엘시 이니셔티브'에 적극 동참하고, 2021년 차기 '평화유지 장관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제2차 P4G 정상회의'를 주최한다. 파리협정과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을 위해 국제사회의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부, 국제기구, 기업과 시민사회의 많은 관계자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길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올해는 한국에 매우 특별한 해이다. 100년 전 한국 국민들은 일본 식민지배에 항거해 3.1독립운동을 일으켰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다"며 "10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인류애에 기초한 평등과 평화공존을 위해 앞장서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은 국제사회와 연대하면서 평화, 인권, 지속가능 개발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