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오롱티슈진(950160)이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임상 3상 중단 상태를 유지하라는 통보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헬릭스미스(084990) 또한 임상 3상 톱라인 결과 발표를 연기했다.
올해 들어 바이오업종은 코오롱티슈진, 신라젠(215600), 에이치엘비(028300) 등 굵직한 기업들의 임상 실패 등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바이오산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헬릭스미스, 위약 혼용 가능성…임상 3상 톱라인 결과 발표 연기
헬릭스미스는 지난 16~18일 미국에서 엔젠시스의 임상 3상 결과를 분석하던 중 일부 환자가 위약(僞藥)과 엔젠시스를 혼용했을 가능성이 발견돼 별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23일 공시했다.
위약과 혼용 가능성 때문에 엔젠시스의 효과가 왜곡됐기 때문에 정확한 임상시험 결과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임상3상 디자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게 확인될 경우 헬릭스미스는 임상 3상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
헬릭스미스는 "현재의 데이터만으로는 혼용 피험자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해 별도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11월에 제출할 최종보고서와 12월로 예상되는 임상3상 종료 미팅에서 이를 상세하게 FDA측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20년 말로 예정됐던 엔젠시스 FDA 조건부 허가신청은 사실상 물 건너간 셈이다.
헬릭스미스는 2개월간 조사단을 통해 혼용 원인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혼용 원인을 밝혀낸 후 문제가 있는 기관에 소송을 하는 등 법적 조치도 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명확한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비공개로 조사를 진행한다.
김선영 힐릭스미스 대표는 24일 기업설명회에서 "플라시보 군과 VM202 투여군의 DNA 결과와 더불어 통증 감소효과에서 약물 혼용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했다"며 "생산 단계에서 섞일 가능성은 없고, 그 다음 단계에서는 혼돈이 있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FDA와의 미팅 이전 해당 조사가 꾸준히 진행될 예정인 만큼 이와 관련한 조사에 따라 임상 3-2상 진행과 무관하게 임상 3상 결과에 대한 법적 소송이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소송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함부로 약물 혼용 원인을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임상이 이뤄지는 사이트(병원)에서 약물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날 설명회장을 찾은 주주들은 주가부양을 위해 엔젠시스를 기술이전하거나 경영진이 주식을 추가 매입할 것으로 요구했다.
이에 김 대표는 "기술이전은 계속해서 시도 중"이라며 "현재 주식을 매수할 여력은 없지만, 보유한 주식을 팔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코오롱티슈진 '인보사' 임상 3상 중단 상태 유지
헬릭스미스에 앞서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에 대한 임상 3상 중단 상태를 유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FDA는 컨티뉴 크리니컬 홀드를 통해 임상재개 승인까지 인보사 임상 3상 중지가 계속된다고 통보했으며, 클리니컬 홀드 해제를 위해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에 대한 임상 3상 중단 상태를 유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 코오롱생명과학
이번 추가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코오롱티슈진은 FDA 자료 요청은 임상 3상 재개여부 검토과정 절차고, 과거에도 추가 자료 제출을 통해 클리니컬 홀드가 해제된 사례가 있었다는 언급을 통해 임상 재개 가능성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그간 회사의 노력으로 FDA의 요청 사항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며 "이번 FDA 레터는 자료의 보완을 통해서 향후 임상개발을 재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젠 '펙사벡' 예정에 없던 약물 투여…임상 중단
지난달 신라젠의 간암치료제 '펙사벡'도 임상 3상을 중단한다는 소식도 전해지며 바이오업종 전반에 충격을 가져왔다.
신라젠의 항암신약 '펙사벡'은 환자들에게 예정에 없던 약물이 투여되면서 효능을 판단하기 어려워져, 결국 지난달 임상이 중단됐다.

'펙사벡'의 임상 중단 권고를 받은 신라젠이 지난달 무용성 평가 결과를 보충 설명하는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 ⓒ 연합뉴스
신라젠은 이번 임상 3상을 다시 진행하지 않고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FDA에 임상 종료 보고서류도 이미 제출한 상태다. 세계적으로 무용성 평가 결과를 뒤집은 사례가 있으나 회사측은 최신 항암약물인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 임상시험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펙사벡은 간암 등 고형암을 치료하는 면역치료제로, 유전자 재조합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이용한 신약이다.
◆에이치엘비 '리보세라닙' 결과, 기업가치 폭락으로 이어져
지난 6월 말 에이치엘비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탑라인 결과치가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기업가치가 폭락했었다.
에이치엘비는 오는 27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더 세부적인 데이터를 발표, 상세한 결과치를 공개한다.
위암을 비롯해 비소세포폐암, 비인두암, 육종 등 다수 고형암을 대상으로 리보세라닙 단독 및 병용요법 연구결과 10건 이상을 쏟아낼 예정이다.
시장에 짙게 깔렸던 실망감과 달리 회사 측이 최근 다음달을 목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시판허가신청 사전미팅을 추진하는 등 여전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올해 바이오산업에 악재가 이어지면서 바이오산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보사) 허위자료 제출, (헬릭스미스) 약물혼용까지 있을 수 없는 일이 바이오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기대감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진행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한 "올해 들어 주목도가 높았던 기업들의 잇따른 실패는 국내 제약바이오에 관한 신뢰 하락과 함께 투자 위축을 불러오기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