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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닉죄 위반" 금감원, 직원 주식차명거래 '처벌 축소'

기업정보 담당 직원 주식차명거래 2년간 2440회, 거래금액만 108억원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19.09.02 14:49:31
[프라임경제] 금융감독원이 지난 2년동안 총 2440회 주식차명거래를 한 직원을 적발하고도 검찰 고발 없이 자체 징계로 축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서울 도봉구을·정무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9월 감사원은 기업정보 관련 업무를 수행했던 금감원 임직원 161명을 대상으로 주식을 포함한 금융투자상품 거래 위반사항을 조사한 바 있다. 

ⓒ 연합뉴스


당시 금융거래정보 제공 동의를 한 138명에 대한 1차 조사를 통해 2명의 주식차명거래 비위자를 적발했고, 이후 금융거래정보 제공 미동의자 23명에 대한 추가조사로 5명의 주식차명거래 위반자를 더 적발했다. 

이후 주식차명거래 혐의자 7명에 대해서는 △금감원 징계 △증권선물위원회 과태료 행정처분 △감사원 수사의뢰에 따른 재판으로 징역형(1명)과 벌금형(6명) 결정이 진행됐다.

그러나 기업신용위험 평가을 비롯해 기업정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신용감독국 소속 B의 경우, 주식차명거래를 2년 동안 하고도 지난 2017년 감사원 감사와 추가조사에서 적발되지 않았다. 

이후 2018년 6월 제보에 의해 비위행위가 밝혀지면서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으나, 검찰 고발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주식차명거래는 자본시장법 제63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금융실명제법 제3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범죄다. 이를 세부적으로 규율하기 위해 만들어진 금융위 자본시장조사 업무규정 제24조에서 형사벌칙 대상 행위자를 고발 또는 수사기관에 통보하도록 돼있다.

이를 근거로 자본시장조사 업무규정 증권·선물조사결과 조치기준은 고의성 범죄를 조사 적발한 사안은 A 또는 B 등급을 매겨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구조이다.

비위자 B의 경우 투자원금이 1억1100만원으로, 364일 동안 차명거래를 해 비위행위 수위가 두 번째로 높았다. 이에 따라 증선위 과태료도 비위혐의자 7명 중 두 번째 많은 2120만원 처분을 받았으며, 공인회계사를 사칭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혐의까지 더해져 면직 다음으로 높은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비위행위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년간 매매 총 2440회에 거래금액은 약 108억원이었다. 총 71개 종목의 주식을 매매하면서 하루에 최대 46회 거래하거나, 1일 10회 이상 거래종목도 14개에 이르는 등 금감원 임직원이 분기별 10회를 초과해 매매를 금지하는 규정도 위반했다.

지난 2018년 11월20일 금감원 제11차 인사윤리위원회에서 비위자 B를 포함한 5명의 주식차명거래 혐의자에 대한 징계결정이 있었는데 B는 정직 3개월, 나머지 C·D·E·F 4명은 감봉 3개월의 처분을 하면서 B의 범죄를 더 중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감봉 3개월 처분자 4명에 대해 검찰수사와 재판에 따라 벌금 2500만원 등의 형사처벌 절차가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비위자 B는 검찰 고발 없이 증선위 행정처분인 과태료만 부과하며 사안을 종결했다.

B의 비위행위는 앞서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은 다른 금감원 직원보다 더욱 중함에도 불구하고 금감원과 증선위의 검찰 고발이 없어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성동 의원은 "금융위원회 규정위반을 넘어 벌금형 이상 범법자를 은닉하는 경우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형법 제151조 범인은닉죄를 위반한 것으로, 금감원과 증선위의 행정행위 위반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를 감독하는 금융감독원 임직원이 주식차명거래 범죄를 저지른 것도 경악할 사안인데, 규정에 따른 검찰고발 조치도 하지 않아 사법체계를 무력화 시킨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향후 증선위와 금감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통해 위법한 행정행위의 전말을 파악하고, 금감원 임직원의 주식차명거래 금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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