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본 업체들이 '한국에서 일본에 수출을 통제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어 온다. 이 사안에 대해 중소기업은 잘 모른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알려 달라."
지난 28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과 국내 5G 통신장비업체들 간 간담회에서 한 국내 중소 통신장비업체 대표가 한 말이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맞서 우리 정부도 한일 군사 정보 보호 협정(지소미아) 종료 및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정책으로 강력 대응하는 등 한일 긴장관계가 유지되자, 내년 도쿄 올림픽에 맞춰 5G 상용화를 준비하는 일본 기업 쪽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우리 기업도 일본에 5G 기술 또는 장비 수출 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KT(030200)는 일본 통신사 NTT 도코모와 5G 협력 강화 의지를 드러낸 바 있지만, 지금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황창규 KT 회장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NTT도코모와 긴밀히 협력해 성공적인 올림픽이 되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KT 관계자는 "협력한다기 보다 평창에서의 경험을 공유한다는 의미였다"고 선 그었다.
그러면서 "사실상 현재 지원하는 것은 없다"며 "지금과 같은 한일 관계에서 통신사가 일본과 5G 협력 진행한다는 일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유무선통신장치·응용장치(RF스위치·필터)·이동통신부품 등을 생산하는 중견 기업 KMW(케이엠더블유)는 조만간 후지쯔와 NTT도코모향 5G 핵심 장비인 'MMR(Massive MIMO Radio)'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계약이 성사되면 일본의 5G 상용화에 전격 활용된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5G 장비 수출에 대한 분명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 실장은 "수출 규제 관련해서는 ICT(정보통신기술)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해 대응 중"이라며 "다만 5G 장비를 일본에 규제하느냐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고 국내 기업들로부터 문의가 들어오면 검토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입법기관에서도 이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다만 여당 쪽에선 정부 차원 대응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데 무게 두기도 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일본의 경제 보복이 지속·심화될 경우 우리도 일본에 대한 수출 제한 카드로 딜(Deal)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전체 국가 경제를 고려해 불가피하게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신 인프라 특성을 고려해 수출 제한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통신 인프라는 한번 구축하면 수년간 통신 세대가 바뀌어도 동일 사업자의 인프라를 이용하는 경향이 크다"며 "또 내년 완성될 5G 표준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기술과 장비를 많은 나라가 쓸 수록 유리한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