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초 코스트코의 단독 제휴권을 따낸 현대카드(대표 정태영)가 신규 이마트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상품 '이마트 e카드 Edition2' 출시를 통해 유통업계 공략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 부치는 모양새다.
하지만 출시 이후 대외적인 마케팅이나 홍보 등이 없어 업계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는 상황.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코스트코와 독점계약 체결 후, 이어진 타 경쟁사와 제휴인 만큼 '코스트코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에 따르면 이마트 PLCC 카드는 코스트코 상품 출시 몇 년 전 출시된 상품이며 코스트코와 별개의 상품으로, 이마트·이베이 등 다른 유통사들이 코스트코 신규계약을 진행하는데 어필이 된 한 요소라고 전했다.
◆현대카드, 기존 상품 리뉴얼 '이마트 e카드 Edition2' 출시
현대카드는 지난 14일 당월 이용금액에 따라 이마트 7대 가맹점 및 생활편의영역에서 결제 시 최대 5%, 그 외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 시 최대 0.5%를 신세계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이마트 e카드 Edition2'를 출시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14일 기존 이마트 PLCC 상품 '이마트 e카드'를 리뉴얼한 '이마트 e카드 Edition2'를 출시했다. 사진은 '이마트 e카드 Edition2' 플레이트 이미지 ⓒ 현대카드 홈페이지 캡쳐
'이마트 e카드 Edition2'는 기존 이마트 PLCC인 '이마트 e카드'를 리뉴얼 한 상품으로 이마트 7대 가맹점인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24 △이마트 에브리데이 △신세계TV쇼핑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와 생활편의영역(커피·베이커리, 통신, 대중교통) 등에 대한 결제혜택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당월 이용금액에 따라 △30만원 미만 0.1% △30만원 이상 3% △70만원 이상 5%를 신세계 포인트로 적립해주며, 이마트 7대 가맹점 이용금액은 당월 이용금액 산정 시 제외된다.
그 외 일반 가맹점 결제 시엔 △30만원 미만인 경우 0.1% △30만원/70만원 이상인 경우 0.5%를 신세계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적립한도는 모든 가맹점 합해 월 4만 포인트다.
일반 제휴카드와 달리 특정 기업 브랜드를 사용해 집중된 혜택을 제공하는 특성이 있는 PLCC는 보통 카드사가 카드제작·청구·입금 등 프로세싱을 담당하고 고객 서비스 운영은 유통 업체가 관리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자체 브랜드를 사용하는 만큼 해당 기업에 집중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는 점. 당연히 차별화된 장점을 내세우는 코스트코에서 현대카드의 이러한 행보를 달갑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기업 집중 혜택' PLCC "이마트 이용고객에게 매력적인 상품"
'이마트 e카드 Edition2'의 경우, 타사 기존 이마트 제휴카드 혜택에서 나아가 차별화된 부분들이 돋보인다.
대표적인 이마트 제휴 카드 중 하나인 '이마트 KB국민카드'는 이마트 7대 가맹점 건당 7만원 이상 결제 시 5~10% 청구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할인율의 경우, 직전 3개월 동안 월평균 결제회수금액(카드결제계좌에서 빠져나간 금액) 기준으로 △30만원 이상 시 5% 할인 △60만원 이상 시 7% 할인 △90만원 이상 시 10% 할인을 제공한다.
하지만 매월 20만원 이용금액까지만 최대 2만원 할인으로 한정돼있다.
또 다른 상품인 '신세계·이마트 삼성카드7'의 경우엔 이용금액 1000원당 이마트몰 7포인트, 이마트 1포인트 적립해주며, 유효기간(2년) 만료 시 월 단위로 자동 소멸된다.
이와 함께 이마트(에브리데이·트레이더스 포함), 이마트몰에서 건별 10만원 이상 이용 시 6000원 결제일할인(청구할인)을 실시하고 있다. 단, 전월 이마트 일시불·할부 이용금액 20만원 이상 시 월 1회 한전 제공한다는 점이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마트 e카드 Edition2'에 대해 "이마트를 비롯해 관련 가맹점을 자주 이용하시는 고객들에게는 매력적인 상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마트 e카드 Edition2' 출시와 관련 "최근 창립 이후 첫 적자를 낼만큼 힘들어진 이마트가 기존 카드 리뉴얼을 통해 혜택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고객 유치와 매출 창출을 하려는 모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트 신상품 출시했지만 '조용'… 조율중?
'이마트 e카드 Edition2'은 앞서 말했듯 이마트 7대 가맹점 혜택을 강화했다는 측면에서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일렉트로마트 등을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
하지만 현재 출시된 지 열흘이 더 지난 시점에서 소비자들은 '이마트 e카드 Edition2'에 대해 제대로 인지조차 하지 못한 상황. 이용 혜택 등이 돋보이는 카드를 출시했지만 이를 활용하지 못하며 아이러니한 상황을 자아내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카드가 '이마트 e카드 Edition2' 관련 홍보를 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코스트코의 눈치 보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코스트코 송도점 전경 ⓒ 연합뉴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수익과 비용을 유통업체와 카드사가 함께 부담하는 PLCC 특성 상 카드사 단독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우선적으로 카드 출시에 신경을 집중했고, 기타 사안에 대해선 이마트 측과 조율 중에 있다"고 답했다.
이어 "상품과 관련된 통합커뮤니케이션을 금주 중 이마트와 함께 준비하고 있어 출시 시점에 맞추지 않았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5년 '이마트 e카드' 출시 당시 이마트 고객에게 최적화된 혜택을 직접 설계한 카드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새로운 카드를 출시하기까지 비용이나, 출시 이후 성과를 나타내기 위한 일반적인 행보와 동떨어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단순 제휴카드가 아닌, PLCC 상품을 리뉴얼해 출시한다는 것이 다른 제휴업체와의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을까 판단한 것이 아닌가"라고 추측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코스트코 독점 제휴와 관련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같은 업계라고 할 수 있는 이마트 관련 카드를 연이어 홍보한다는 것은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러한 의견에 대해 "코스트코와 이마트는 주요 소비층이 다른 면이 있다"며 "별개 업종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소비자들은 내 주변에 가까이 위치한 대형마트를 가는 경향이 크며, 때문에 통신사·정유사 등과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줄 수 있도록 한 것일 뿐"이라며 "코스트코 측에서도 이마트 카드 리뉴얼 출시와 관련해 불편해하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