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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의료종사자 보험가입 거부' 논란…타보험사도 '갸우뚱'

"가입 당시 안내 수준" 해명…심사팀 '직업인수제한자' 불가 판정

전훈식·박기훈 기자 | chs·pkh@newsprime.co.kr | 2019.07.03 11:59:33
[프라임경제] 병마와 맞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환우와 그 가족들에게 현실적이고도 혹독한 난관은 다름 아닌 치료비다. 보험사는 이들과 어려움을 나누는 일종의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이에게 동반자인 것은 아니다. '브랜드평판 1위' 현대해상은 독특하게도 의료계 종사자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무슨 이유일까.

일반인이 보험 가입을 위해선 나이 및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 일체를 보험사에게 고지해야 하며, 특히 직업의 경우 필수 기재 사항 중 하나다. 직업 위험도에 따라 등급으로 구분하고, 자체 심사를 통해 보험료에 차등을 두거나 혹은 보장 범위나 가입금액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직업만으로도 가입 거절 사유가 되기도 한다. 

실제 그동안 보험사들은 △간병인 △택배기사 △소방관 △배달원 △건설 종사자 △환경미화원 등을 위험직군으로 분류해 사망보험이나 실손보험 가입을 거절해 왔다. 객관적 통계 없이 위험도가 높다는 이유로 가입을 거절하거나 보험료를 올리면서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곤 했다. 

아울러 최근엔 다수 보험사가 타사 소속 설계사 및 대리점 등 보험 설계 관련 직군 직업을 가진 소비자들의 가입을 거절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 관련 지식이 많은 만큼 '모럴해저드' 위험이 높다는 것이 이유인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관련 업종 종사자이기 전에 보험 소비자인 만큼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어 보험사들이 난감한 처지에 놓였지만, 유독 현대해상은 보다 한발 더 나아가 의료계 종사자까지 가입 제한을 두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상당한 비난이 예상된다.  

◆모럴해저드 우려…동종업계 "의도적 배제 이해 못해"

# ㄱ상급병원 원무과에서 근무하는 A씨(34세·여성)은 ㄴ대학병원 산부인과에서 출산을 준비하던 중, 현대해상 무배당굿앤굿여성건강보험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A씨에게 돌아온 건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가입 불가 판정. 심사과정에서 병원 원무과의 경우 서류 조작을 배제할 수 없는 '직업인수 제한자'인 만큼 가입이 곤란하다는 것이다. 

현대해상은 보험 설계 관련 직군을 거절하는 '모럴해저드'를 의료계 종사자까지 확대 적용한 것으로 본지를 통해 확인됐다. 

실제 현대해상 고객센터는 의료계 종사자 가입시 "직업 특성상 보험 지식이 많은 병원 원무과 등은 가입 제한이 걸리는 직업군"이라며 "과잉진료 위험성이나 처방전 등 보험사 제출 서류를 조작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심사에서 반려되는 경우가 많다"고 안내하고 있다. 

현대해상 고객센터는 의료계 종사자 가입과 관련해 보험사 제출 서류를 조작할 가능성이 있어 심사 과정에서 반려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고 있다. Ⓒ 현대해상 블로그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의외라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험요율 산출을 담당하고 있는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보험 가입과 관련, 직무에 따른 상해 위험도는 반영을 하지만 의료인이라고 의도적으로 배제를 한다는 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동종 업계에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는 분위기로, 오히려 거절 사유에 대한 큰 관심을 내비치는 모습이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의료계종사자 중 일부는 이른바 '블랙리스트'로 분류되기도 하며, 작은 개인 병원의 경우 조작 가능성이 있어 거절되기도 한다"며 "하지만 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은 이런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식입장 "제한 없다" 심사팀 "직업 인수 제한자 곤란"

현대해상이 언급한 '서류 조작'은 '사문서 위조'라는 불법행위다. 아울러 최근에는 작은 개인 병원에서도 전산 EMR(전자의무기록)로 이뤄지고 있어 서류 조작이 이뤄질 수 없는 구조다.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서류 조작에 대해 "사소한 수정조차 의사만 가능할 뿐만 아니라 최초 작성 날짜와 작성자, 그리고 수정날짜 및 수정자 등 이력 자체가 확인된다"며 "하물며 수백여명의 의사 및 간호사, 행정직원까지 있는 종합병원 근무자가 서류 조작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 가입이 어렵다'라는 건 그야말로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현대해상에 따르면, '직업인수제안'은 직군 직업에 따른 원천 제한이 아닌, 직업 리스크에 따라 가입금액 한도 및 가입가능 담보 등을 결정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용어 차이에 불과하며, 결국 보험 인수 거절 직군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물론 현대해상 측 관계자 역시 "원천적으로 가입 제한은 없다"며 "영업부서에서 가입 당시 신청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안내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이 부분을 수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현대해상 측 답변처럼 가입 신청 자체가 불가한 건 아니다. 다만 내부 규정에 따라 심사 과정에서 '직업인수제한자'라는 사유로 불가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 문제다. 

현대해상에 따르면, '직업인수제안'은 직군 직업에 따른 원천 제한이 아닌, 직업 리스크에 따라 가입금액 한도 및 가입가능 담보 등을 결정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반인 입장에선 현대해상 '직업인수제안에 따른 거절'은 직업에 대한 원천적인 제한이라고 판단하기 쉽다. 또 보험사마다 사용하는 용어의 차이가 있을 뿐, 결국 보험 인수 거절하는 직군을 뜻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즉 현대해상은 의료계 종사자의 보험 가입 신청 자체를 거절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가입 신청을 받되 내부 규정에 따른 심사에 의해 거절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의료계 종사자와 같은 특정직종 보험가입 제한은 특이 사안인 건 맞지만, 법 규정이 없어 제재는 불가능"이라며 "보험가입 권한은 보험사 전속권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것이 한 두 보험사만 문제가 아닌, 전체 보험사 문제로 불거져 특정직업군 보험가입 선택권이 없어진다면 당국에서도 추후 규정이나 법률을 만들 순 있으나, 현재로썬 (금융당국의) 개입이 힘든 문제"라고 덧붙였다.

예전부터 논란이 됐던 보험사 특정직업군 가입 차별 문제는 자정 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손해율을 고려해야 하는 보험사 입장에선 버릴 수 없는 '양날의 검'인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어떤 직업군이던 보험 가입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과 고손해율에 대한 이유를 만들자면 끝이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한국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인 0.98명으로, 정부 차원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다방면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어쩌면 산모 및 태아 보험 등 출산 관련 보험 역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방안이다. 

이런 분위기와는 달리, 현대해상은 사측 이익 추구를 위해 '내부 심사 기준'이라는 명목 아래 특정직종 보험 가입 거절하고 있어 향후 어떤 조치를 취할지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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