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 보복카드로 희토류를 꺼내들 가능성이 대두된데 이어, 최근 희토류 수출 규제 방안까지 검토한다는 소식에 국내 희토류 관련주들의 주가가 연이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희토류가 장기 테마로 자리 잡을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자구책 마련이 얼마나 빨리 진행될지에 대한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5월20일 장시성 간저우시를 방문, 희토류 산업 시설을 시찰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에서 희토류를 대(對)미 보복 수단으로 쓸 가능성을 시사했다. ⓒ 연합뉴스
중국 관영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각)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가 희토류 산업 전문가들과 좌담회를 열고, 희토류 수출 규제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전문가들이 이 자리에서 전 공정을 소급 심사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수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조만간 발개위에서 이들의 조언을 담은 조치를 내놓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미국의 공세에 맞서 희토류를 보복 카드로 사용할 수 있음을 암시했으며, 중국 외교부 역시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발개위 관계자의 발언이 중국이 희토류를 보복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발개위 관계자 발언 중 어떤 발언이 중국의 일관된 정책과 부합하지 않는 곳이 있는가"라며 "해당 관계자 발언 중에서 도리에 어긋나는 부분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움직임에 국내 희토류 관련주들의 주가는 또다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7일 오후 2시20분 현재 주식시장에서 DSR(155660)은 전일대비 14.52% 오른 548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유니온머티리얼은 4.47% 상승한 2805원, 모회사인 유니온은 1.19% 뛴 5940원을 기록 중이다. 이밖에 오리엔트바이오, 티플랙스 등도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상승 배경에는 중국이 수출을 제한할 경우 희토류를 이용해 제품을 제조하던 국가들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체소재 개발업체 등 관련주에 투자심리가 기우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미국은 전체 희토류 수입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물론 미국도 희토류를 자체적으로 채굴 가능하지만, 중국만큼의 채산성과 생산량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미국이 거의 모든 중국 수입품에 추가 관세 부과를 추진하면서도 희토류는 대중국 '관세 폭탄' 목록에서 제외된 이유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가능성에 미국은 희토류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각) 미 국방부가 말라위의 '음캉고 자원' 등 전 세계 희토류 업체들과 전략 광물 공급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중국 이외의 다양한 희토류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미국이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은 지난 29일(현지시각)에도 포착됐다. 이날 미국 로이터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관련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인 마이크 앤드루스 중령은 "미국의 희토류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는 줄이기 위해 대통령, 의회, 산업체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의 세부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경제적 인센티브를 통해 국내 생산 능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이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 제한 시 중국 외 지역의 생산 증가로 가격이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중국에 비해 환경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 비용이 상승할 것을 감안할 때 희토류 가격은 현재 수준보다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지난해 2015년 말 조업이 중단됐던 Mountain Pass 광구에서 채굴을 재개했으며, 최근에는 호주 광산업체 Lynas와 미국 화학업체 Blue Line이 합작으로 미국에 희토류 분리정제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라며 "이와 같이 미국은 자국의 매장량 개발과 분리정제 설비 확충을 통한 중국 의존도 줄이기를 이미 시작했으며, 관건은 소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할 경우 미국 방위산업 타격도 불가피하겠지만, 다행히 미국의 희토류 생산이 늘면서 매년 수입량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며 "또 미중 무역협상이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높지 않을 전망이어서 희토류 수출 제한이 현실화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