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 안을 통과시켰음에도 노조와의 갈등이 지속 돼 진통을 겪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현대중공업(009540)이 노조와의 갈등 끝에 임시 주주총회장을 변경,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첫 관문인 물적분할(법인분할) 안을 통과시켰음에도 여전히 거센 후폭풍에 진통을 겪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노조 측 주총장 봉쇄로 개최 예정이던 장소를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장소를 바꿔 물적분할 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과 신설회사 '현대중공업'으로 나뉘게 됐다.
하지만 노조 측은 "주총은 원천 무효"라는 입장을 내세워 전면파업을 시작으로 주총 무효 투쟁에 돌입했다. 특히 3일 전면 파업 이후 추가 파업 여부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물적분할 주총 무효소송에도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와 민주노총은 주총 변경사항에 대한 장소와 시간 등 충분한 사전 고지가 없어 이동이 불가능해 절차 위법상 무효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소송의 근거다.
반면 사측은 법원이 선임한 검사인이 기존 장소에서 주총이 정상적으로 열릴 수 없다고 판단해 주총장을 변경했으며, 변경 장소에서 열린 주총도 검사인 입회 하에 진행된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주총장 변경 '무효' 판례 존재
그럼에도 현대중공업 사측은 노조 측 '주총 무효 소송 과정 및 결과'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노조 봉쇄로 변경된 장소에서 개최된 주총에 대한 효력을 인정하지 않은 판례가 존재하기 때문.
앞서 대법원은 2000년 국민은행 주총(주식매수선택권부여결의 등 부존재 확인 소송)과 2013년 씨제이헬로비전 주총(주주총회결의 부존재 확인 등의 소)에 대해 각각 2003년과 2016년 무효를 판결한 바 있다.
두 건 모두 노조 측 주총장 봉쇄 및 점거로 사측이 장소를 변경해 주총을 진행한 사례로,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상황이다. 당시 대법원은 주주들이 변경된 시간까지 기다려 참석하기 곤란하며, 장소변경이 주주들에게 충분히 통지되지 않았다면 절차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현대중공업 노조가 주총 무효 소송 제기시 법원 역시 사측이 주총 장소와 시간을 정당하게 고지하고, 주주들에게 이동 수단을 제대로 제공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임시 주총 당시 예정지인 한마음회관 앞에서 확성기나 유인물, 공고 나무판 등을 통해 주총 장소와 시각을 변경을 알리고, 인근에 주주들이 타고 이동할 버스 등을 마련한 배경도 이런 판례를 의식한 조처로 풀이된다.
◆첫 관문 넘자마자 '첩첩산중'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합병을 위해선 절차적으로 현장실사를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외에도 유럽연합 및 일본 등 경쟁국들의 기업결함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인수를 위한 두 번째 관문인 '현장실사'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은 3일부터 대우조선해양 핵심 생산시설인 옥포조선소 현장실사를 시작했다.
오는 14일까지 진행될 옥포조선소 현장실사는 20명으로 구성된 실사단이 현장을 방문해 조선·해양·특수선 현장을 점검하고, 유형자산을 확인 및 회사 관계자들과의 면담 등을 진행한다.
하지만 노조 측은 이미 현장실사 저지단을 구성해 정문 등 옥포조선소 출입구 6곳을 봉쇄한 상태며, '매각 반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들까지 가세해 전운이 감돌고 있다.
실사단이 현장실사를 위해 정문을 봉쇄 중인 노조 측에 대화를 요청했지만 결렬되자 도착 40여분 만에 철수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이 원활한 인수를 위해서는 노사간 갈등 해소를 가장 첫 번째 과제로 둬야 한다"며 "노사 양측이 조금씩 양보해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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