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LPG 자동차 사용제한 규제가 폐지됐다. 이에 따라 일반 소비자들도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특히 LPG 연료는 그동안 '높은 경제성'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기에, LPG시장이 열리자마자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앞 다퉈 LPG 모델을 선보이며, 라인업 확대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하지만 한국GM만은 LPG 모델 없이 가솔린과 디젤 엔진으로만 승부를 펼치고 있다. 최신 기술을 앞세워 LPG가 아니어도 충분히 뛰어난 경제성을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 덕분이다. 그리고 그 자신감의 원천은 제너럴모터스(이하 GM)의 차세대 엔진라인업인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 엔진이다.
충분한 퍼포먼스와 높은 효율을 동시에 달성한 라이트사이징 엔진은 GM이 더 높은 효율을 원하는 소비자들 니즈와 강화되는 전 세계 환경규제에 맞춰 터보기술을 통해 엔진배기량에 제한 없이 엔진크기를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쉐보레만은 LPG 모델 없이 가솔린과 디젤 엔진으로 승부를 펼치고 있다. ⓒ 한국GM
이에 서울 남대문~인천 영종도를 오가는 130㎞ 구간을 라이트사이징 엔진이 적용된 말리부 1.35 E-Turbo(터보)와 1.6 디젤 모델을 시승하며, 라이트사이징 엔진의 경제성을 직접 경험해봤다.
◆'1.35 E-터보엔진' 연비·가속성능 모두 만족
먼저 시승한 모델은 1.35 E-터보모델이었다. 시승코스는 강변북로~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를 따라 파주로 향했으며, 고속구간이 주를 이뤘다.
GM의 첨단 엔지니어링 기술이 집약된 신형 1.35 E-터보엔진은 경량 알루미늄 소재를 기반으로 한 중량감소와 초정밀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로 불필요한 연료낭비를 줄이는 등 성능과 효율을 모두 만족시켰다.
기존 1.5ℓ 터보엔진 대비 배기량과 실린더 하나가 줄었음에도 기존과 동일한 수준인 최고출력(156마력)과 최대토크(24.1㎏·m)를 발휘한다. 동시에 복합연비는 기존 1.5ℓ 터보엔진 대비 10% 향상된 14.2㎞/ℓ를 실현해, 국내 가솔린 중형 모델로는 최초로 복합연비 2등급을 획득했다.

1.35 E-터보모델은 역대 국산 가솔린 중형 세단 최초로 복합연비 2등급을 기록했다. ⓒ 한국GM
출발은 굉장히 가벼우면서도 날렵하다. 전반적인 세팅은 편안하고 부드러움에 맞춰진 듯 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밟을수록 쭉쭉 뻗어나간다. 고속으로 질주할수록 차체는 낮게 깔리는 등 여유까지 있다. 특히 속도계가 가리키는 것보다 체감속도가 낮다.
시승 전 배기량 '1.35'가 중형 세단을 끌기에는 턱 없이 부족할 것이라고 거의 확신 했었지만, 시승하면서 느낀 두터운 토크감과 함께 짜릿한 가속감은 꽤 충격적이다.
코너링에서는 단단한 접지력으로 날카롭게 파고들었다가 곧바로 자세를 빠르게 다잡는다. 서스펜션 세팅은 부드러운 편이며, 너무 물렁하지도 않다. 핸들링은 저속에서는 부드럽게, 고속에서는 단단하고 묵직하게 잡아주는 등 정교했다.
이와 함께 E-터보모델에는 뛰어난 동력 전달 성능을 가진 VT40 무단변속기를 탑재해 연비향상에 집중했다. 일반 스틸 벨트(Steel Belt) 타입이 아닌 동력 전달 효율이 탁월한 Luk 체인벨트를 적용해 탁월한 내구성을 바탕으로 광범위한 토크영역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말리부에 장착된 무단변속기는 고부하 영역에서의 변속감 개선을 위해 변속 프로그램을 적용, 일반 자동변속기의 변속감을 그대로 구현해냈다. ⓒ 한국GM
대게 자동변속기가 사용되는 만큼 무단변속기가 다소 신경 쓰일 수 있었지만 E-터보모델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변속감을 보여줘 이질감은 전혀 없었다. 고부하 영역에서의 변속감 개선을 위해 변속 프로그램을 적용해 일반 자동변속기의 변속감을 그대로 구현해내서다.
나아가 고속구간에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더라도 자동변속기처럼 동력에 저항이 거의 걸리지 않아 탄력 주행을 통한 연비향상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었다.
시승을 끝내고 받은 연비 성적표는 18.0㎞/ℓ. 연비 이외의 성능도 알아보고자 중간 중간 급가속 및 급제동을 수차례 했음에도 불구하고 라이트사이징 엔진의 최대 강점이 연비라는 것을 제대로 증명했다.
◆속삭이듯 조용한 1.6ℓ 위스퍼 디젤엔진
두 번째 시승에는 유럽에서 개발된 1.6ℓ CDTI(Common rail Diesel Turbo Injection) 디젤엔진이 장착된 모델이 사용됐다. 특히 해당 엔진은 독일 최고의 사운드 엔진니어링 기술을 적용해 뛰어난 정숙성으로 유럽에서 '위스퍼 디젤(Whisper Diesel, 속삭이는 디젤)'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GM의 라이트사이징 엔진은 연료효율 향상과 배기가스 저감을 위해 엔진 배기량을 줄였지만, 터보차저 기술을 통해 출력과 토크 등 파워는 이전보다 높이는 합리적이고도 적절한 세팅이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 한국GM
국내에서는 쉐보레 이쿼녹스, 트랙스 등에 탑재되며 성능을 입증 받은 1.6ℓ 디젤엔진은 엔진블럭을 알루미늄합금으로 제작해 견고하면서도 가볍다. 최고출력은 136마력, 최대토크 32.6㎏·m의 두터운 토크성능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기본 탑재된 스탑 앤 스타트 기능과 SCR 방식의 배출가스 저감 시스템, 차체 및 엔진의 라이트사이징 경량화를 통해 15.3㎞/ℓ의 뛰어난 복합연비를 기록하는 등 파워와 효율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실현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강력한 토크성능이 느껴진다.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는 단단한 안정감과 함께 점점 더 활기차진다. 앞서 언급한 차체 및 엔진의 라이트사이징을 통한 경량화로 인해 디젤 세단임에도 날렵한 주행이 가능했다.
자잘한 진동을 잘 걸러내 승차감은 부드러웠고, 랙타입 전자식 스티어링휠(R-EPS)을 적용해 고속 차선변경 및 코너링에서 출렁임 없이 단단하게 받쳐주는 등 원하는 대로 움직여줬다. 파손된 도로의 요철을 지나거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의 충격도 잘 막아줬다.

한국GM 관계자는 말리부의 동급 최고 연비를 설명하면서 "경쟁 LPG모델과 비교해도 경제성에서 뒤지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 한국GM
전반적으로 1.6 디젤모델은 고속에서 꽤 출중한 안정성을 보였는데, 이는 차체설계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적용한 GM의 스마트 엔지니어링을 통해 차체 하중을 줄이면서 견고한 최적의 구조를 실현한 덕분이다.
실제로 말리부 1.6 디젤모델은 하중이나 힘이 많이 실리는 곳을 더욱 보강하고 불필요한 부분은 덜어내 이전 세대 모델 대비 무려 130㎏을 감량해냈다. 그 덕에 서스펜션이 주는 느낌도 훌륭하지만 고강성 섀시에서 맛볼 수 있는 탄탄한 차체의 느낌이 매우 만족스럽다.
이외에도 고속에서의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은 효과적으로 차단해 1, 2열에서 모두 소음 유입이 상당히 적다. 아이들링 상태에서도 꽤 우수한 정숙성을 뽐냈다.
시승 후 디젤모델이 기록한 연비 역시 훌륭했다. 영종도에서 남대문까지 돌아온 말리부 디제모델의 연비는 ℓ당 17㎞ 넘어섰다. 시승 후반 시내에서 마주한 신호대기 및 혼잡상황을 생각하면 더 높은 연비도 가능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