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미래학자 앨빈토플러는 “한국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교육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점이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더 나쁜 것은 국가발전의 가장 큰 장애요인인 평등화・획일화 교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차기 한국의 대통령은 경제나 국가안보보다 오히려 교육개혁에 힘써야 할 것이다. 한국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라고 한국사회가 극복해야 할 문제점을 지적한바 있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 대입정책은 1945년 해방 이후 지난 60년 동안 모두 16차례 변화를 겪었다. 평균 3년 10개월마다 한 번씩 바뀐 것이다.
교육정책의 불신을 야기하게 된 잦은 정책변경은 기본적으로 ‘대학입시를 국가와 대학 중 누가 주도할 것인가’라는 주도권 경쟁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국가는 선발의 공정성을 위해 예비고사, 학력고사, 수능 등 국가고사를 운영해왔고 대학은 자율성, 적격자 선발의 관점에서 줄기차게 본고사 부활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학교교육의 정상화’ 가치가 소홀히 다뤄짐으로써 학교교육이 황폐화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학교교육 정상화’는 대학의 식민지였던 고등학교를 차별화도니 자율적 교육과정으로 독립시키는 동시에 입시위주의 주입・암기식 교육을 창의적, 자기주도적 교육으로 전환한다는 이중의 의미를 갖는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공교육 3원칙’(소위 ‘3불정책’, 고교등급제・본고사・기여입학제 금지)은 문민정부 때 본고사와 기여 입학제가 금지된 후 국민의 정부 때 고교등급제가 금지됨으로써 최종 정립됐다.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과학고(1983), 외국어고(1992), 국제고, 특성화고(1998년), 영재학교(2003년), 개방형 자율학교(2006년) 등 다양한 학교모델이 도입됐다.
21세기 선진국의 공통된 화두는 교육개혁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우수한 인적자원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교육정책은 최고의 경제정책이자 사회정책이다.
우리나라는 새 정부가 등장할 때마다 화려한 교육개혁의 화두를 던지곤 했지만 대게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다. 그 결과 우리의 교육수준은 ‘선진국 중 꼴찌’를 면치 못하게 됐다. 이것이 세계 12대 경제대국이며 세계에서 가장 유별난 교육욕구를 가진 한국교육의 현주소다.
이처럼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다보니 갈수록 늘어나는 것은 사교육 시장이다. 사교육비가 가정경제의 숨통을 짓누를 정도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3불(不) 정책이라는 평준화의 덫 속에는 붕어빵 식 획일적 교육을 하는 학교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매달리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이제는 ‘한국공화국’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현대교육연구원은 공교육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사교육시장이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17%씩 성장하며 33조50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미 도시 근로자의 월평균 지출의 19.2%를 차지할 정도다. 100만원을 벌면 19만2000원은 사교육비로 지출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자녀 한 사람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퍼붓는 돈이 평균 2억3199만원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2007년 보건사회연구원)도 있다.
공교육 정상화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로 자녀 한 명을 ‘영재학원→사림초교→특목고→명문 사립대’의 단계를 거쳐 이른바 ‘특A급 엘리트’로 키우려면 공․사교육비를 망라해 5웍원이 넘는 막대한 돈을 들여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달 교육비로 꼬박꼬박 208만원을 쏟아 부어야 한다.
사교육을 ‘망국병(亡國病)’이라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초등학생이 되면 정규교과 외에도 서너 과목 과외를 받고 고등학생은 새벽까지 개인과외를 하는가 하면 입시철에는 고액과외가 판을 친다. 학생들은 학교교육을 불신하고 학원에 매달리고, 교사는 존경 대상이 아니라 단순한 월급쟁이로 전락했다.
정부 산하 국책연구소인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입시산업의 규모 및 추이 분석-대입정책과 사교육의 관계 분석을 위한 기초 연구’ 보고서를 통해 2005년 소비지출액 대비 보충교육비(사교육비) 비중이 전 소득계층에 걸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소득 상위 20%(5분위)를 기준할 때 사교육비 비율은 지난 1985년 2%, 90년 3.5%, 2000년 5%, 2003년 7.4%, 2004년 7.7%로 상승한 데 이어 2005년에는 8.1%를 기록했다. 20년전과 비교해 4배에 달한다. 소득 하위 20%(1분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85년 0.7%, 90년 1.9%에 불과했지만 2000년 3.3%, 2003년 4.1%였다가 2005년 최고 수준인 4.7%로 뛰어올랐다. 소득 중간계층(3분위)의 2005년 사교육비 비중 역시 6.9%로, 지난 85년 1%와 비교해 7배 수준이다.
정부는 하향평준화를 학교는 ‘더 좋은’ 학생을 뽑으려고 하다보니 학부모 등골은 휘고 학원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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