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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데 먹구름만 잔뜩?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둘러싼 ‘삼중고’는 무엇?

이연춘 기자 | lyc@newsprime.co.kr | 2008.02.18 09:06:49

[프라임경제] 지난 한해 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 시련의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 보인다. 지난해 3월 9일 불거진 ‘보복폭행 사건’ 여파로 그룹 글로벌 경영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등 암울한 기운이 여전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 예금보험공사가 맥쿼리와의 이면합의를 문제 삼으며 '원천무효'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김 회장은 또 한번의 악재를 넘어야 할 판이다. 게다가 경영승계를 논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지나친 자식 사랑’으로 인해 경영승계 말조차 끄집어 낼 수 없는 형편이다. 김 회장을 둘러싼 ‘3중고’를 살펴봤다.  

사회봉사활동 곧 마무리, 무거운 짐 덜 수 있어도 산 넘어 산  
글로벌경영·대한생명 국제중재·경영승계 등 문제 실타래처럼…

현재 김 회장은 ‘화광동진(和光同塵)의 자세로 범행을 속죄하라’는 법원 판결에 따라 200시간의 사회봉사활동을 채우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이러던 중 최근 에스콰이어 2세의 보복폭행 사건이 발생하면서 김 회장이 저질렀던 범죄가 다시금 세인의 입방에 오르며 김 회장의 이미지 쇄신 노력이 물거품 될 뻔한 적도 있었다. 

◆사회봉사 마무리 짓고

   
   
현재 김 회장은 지난 연말부터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해 총 200시간 중 120여 시간 봉사활동을 마쳤다.

김 회장 개인적으론 당초 예상보다 가벼운 처벌로 끝나 최악의 상태를 모면했지만, 그룹 경영 면에선 지난해 김 회장이 자리를 비운 영향이 컸다.

그룹이 예전의 활기를 되찾기 위해선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해외사업과 홍보 활동을 본격화하려면 김 회장의 사회봉사활동부터 먼저 끝나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김 회장은 지난해 초 해외사업 진출전략회의에서 전체 매출의 10%에 불과한 해외매출 비중을 40%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구속으로 사업 진행이 차질을 빚으면서 임직원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그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건설 플랜트 금융 등 10여건의 해외사업은 모두 김 회장이 직접 나서서 사업파트너와 담판을 짓고 향후 추진 방향을 설정해야하는 일들이다.

한화건설의 해외 엔지니어링 회사를 인수, (주)한화는 미국 항공기 부품회사 인수와 캐나다 우라늄 탐사 광구 컨소시엄 지분 참여를 진행, 한화석유화학의 경우 중동지역에서 석유화학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 등이 그것이다.

그동안 보복 폭행 사건 여파로 김 회장이 공식 활동을 자제하면서 한화의 글로벌 경영은 사실상 ‘올스톱’ 됐지만 이번 2월까지 모든 봉사활동을 끝마칠 계획인 김 회장이 보복폭행 사건으로 바닥에 떨어진 그룹이미지와 글로벌 경영을 어떻게 그려나갈 지 주목된다. 

◆대한생명 인수 원천무효 논란

   
   
김 회장을 옥죄고 있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는 지난 2006년 6월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는 무효라며 국제상사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한 바 있다. 이 문제가 향후 국제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 그 결과가 주목된다.

예보는 한화그룹이 지난 2002년 대한생명 인수를 추진하면서 호주계 맥쿼리생명과 이면계약을 맺고 한화컨소시엄에 끌어들인 것은 투자자 자격요건을 위배한 것으로 계약무효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당시 한화그룹은 대한생명 인수 비용을 한화 측에서 전부 부담하면서 맥쿼리생명이 대한생명 주식 3.5%를 인수하는 것처럼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은 감사원과 국정감사,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을 통해 적법한 투자로 인정받은 상황에서 예금보험공사가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중재신청을 내겠다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예보 측과 재계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생명 인수 관련 국제중재건은 올 하반기 중 결론 맺어질 전망이다. 예보는 이번 국제중재를 통해 '원천무효화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본지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캐나다 벤쿠버에서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한 청문회를 끝으로 모든 절차는 끝난 것으로 올 하반기에 결론이 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말 할 수 없다"고 했다. 

예보 관계자의 전망대로 대한생명 인수가 원천무효로 될 경우 또다시 한화그룹의 대외이미지와 대한생명의 경영에도 차질이 우려된다는 시각이 적지 않아 김 회장으로선 글로벌 경영을 앞두고 '엎친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장자 경영승계 언제쯤?

   
   
언젠가는 김 회장 역시 경영승계를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삼성 특검은 삼성 일가의 불법 승계를 겨냥하고 있어 재계 관행인 자식으로의 경영승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1981년 걱정 반 기대 반 속에서 20대에 한화그룹을 이끌 젊은 총수가 됐다. 김 회장은 불안하게 바라보던 주변 시선을 잠재우며 ‘김승연 체제’를 뿌리내리며 성공적인 2세 경영인으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하지만 김 회장은 지난해 지나친 자식 사랑이 부른 보복폭행 사건으로 뼈아픈 고초를 겪었다. 김 회장과 한화그룹은 이 사건으로 큰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암암리 3세 승계 작업 밑그림을 그리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한화그룹은 보복폭행 사건 이후 경영승계 작업과 관련, 주변 시선이 불편해졌다.  

한화 일가 ‘로열패밀리’ 지분구조를 보면, 3세 중 단연 장남의 지분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재계 일각에선 “장남으로의 증여를 통한 경영권 넘기기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3세들의 나이가 아직 20대라 경영 승계는 먼 얘기처럼 보이지만 향후 5년 후에는 한화그룹에서도 3세 경영 승계가 화두로 떠오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재계에선 경영승계와 관련해 “삼성특검 이후 저마다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김 회장의 향후 승계 작업이 어떻게 진행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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