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화는 올해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분위기를 엿 볼 수 있다. 지난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동원 씨의 보복폭행 사건 이후 사회봉사활동을 이어가며 경영복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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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은 지난 1952년 주식회사 한국화약으로 시작했다. 김종희 창업주는 국가 기간산업의 빠른 복구를 위해 화약 산업의 육성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판단, 화약사업을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한화그룹은 1970년대 이후 한국경제가 발전하는 것에 맞춰 크게 성장하게 된다. 사업영역도 화약과 기계공업 외에도 무역과 건설, 식품, 유통분야로 확장했다.
■1981년 제2의 창업
한화그룹은 1981년 ‘걱정 반 기대 반’속에 등장한 20대의 젊은 총수 김 회장이 취임한 이후 제2의 창업기를 맞았다. 패기만만한 김 회장의 뚝심 경영은 1982년 한양화학(현 한화석유화학) 인수와 합작사인 경인에너지(현 인천정유)의 경영권 확보에서 시작됐다. 모든 임원들이 당시 한양화학 인수에 반대했지만 김 회장은 혼자서 밀어붙였다.
이 때문에 “젊은 혈기로 무리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김 회장은 대주주인 다우케미칼의 한양화학 철수는 본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편이지,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여기에 가계약으로 협박하던 다우케미칼측을 ‘편지’ 한 장으로 저지한 김 회장의 놀라운 협상 전략이 더해지면서 한화그룹은 당초보다 싼값에 한양화학을 인수했다. 이는 불안하게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을 잠재우며 ‘김승연 체제’를 재계에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특히 미국 유니언오일사와 합작해 설립한 경인에너지의 경영권 확보에서도 김 회장의 ‘뚝심 경영’은 또한번 발휘된다. 한화그룹에 불리한 계약서를 고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김 회장은 유니언오일의 한국 경영진을 대상으로 ‘을사보호조약 같은…’이라는 격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김 회장의 성공 스토리는 5공 시절에 더욱 화려해진다. 명성그룹 5개사를 인수해 콘도를 비롯한 레저산업에 진출했다. 또 한양유통(현 한화유통)을 인수, 유통 분야로의 사업 확장도 꾀했다. 전광석화와 같은 공격경영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장인인 서정화 전 내무부장관이 전두환 정권의 실세인 탓에 김 회장의 이 같은 공격경영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도 일부 있었던 게 사실. 서 전 장관이 사위인 김 회장의 사업에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관측 때문이다.
이런 김 회장의 공격 경영에 한화그룹은 금융, 전자, 유통, 레저, 사회복지 등 3차 산업부문을 중심으로 그룹의 역량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외환위기 이후 한화그룹은 오히려 급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2000년 동양백화점 인수, 2001년 대덕테크노밸리 설립, 2002년 대한생명 인수 등을 통해 구조조정 기간 동안 위축됐던 사세를 다시 크게 확장했다. 이제는 기존의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과 유통·레저업을 3대 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 셈이다.
이런 공격적 경영은 한화그룹의 제2의 창업기를 가져왔지만 김 회장의 슬하 3형제에 대한 ‘자식 농사’는 지나친 사랑으로 지난해 뼈아픈(?) 고초를 겪기도 했다.
■지나친(?) ‘자식사랑’
지난해 3월 정·재계뿐만 아니라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보복 폭행 사건이 그 것. 김 회장의 ‘자식사랑’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보복 폭행 혐의로 구속 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사회봉사를 조건으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보복 폭행 사건은 집행유예로 일단락 됐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만큼 한화그룹 차원에서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경영 전반적으로 큰 타격은 준 것은 사실이다. 특히 지금까지 3세 승계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한화그룹에도 주위 시선을 크게 의식하거나 당분간 제동이 걸린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는 게 재계 호사가들의 전언.
아울러 한화그룹의 3세인 동관-동원-동선 3형제가 보유한 상장 계열회사 주식 평가금액이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재계 미성년자의 주식부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을 보면 아직 비경제활동 나이로 젊은 재벌 3세들이 최대 수백억원어치의 상장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부모에게 주식이나 현금을 상속·증여 받거나 이미 보유한 주식에서 발생한 배당수입과 담보대출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비경제활동 나이의 주식부자는 그룹 오너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이전 과정에서 증여를 통해 주식을 취득하거나 장내에서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금 출처 등을 제대로 밝히지 않아 일각에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이런 미성년자들의 주식 보유가 지분 확보 차원이 아닌 경영권 승계로까지 이어질 경우, 불법적인 부의 세습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검증이 필요하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각 그룹들의 향후 후계구도를 엿볼 수 있는 것으로 급부상 할 것으로 예상 되기 때문이다.
■지분취득, 장남에게 집중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17일 세 아들에게 (주)한화의 주식 300만주를 증여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주)한화는 김 회장이 동관ㆍ동원ㆍ동선 세 아들에게 각각 150만주ㆍ75만주ㆍ75만주 등 총 300만주를 증여했다고 밝혔다. 당시 종가 6만74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총 2022억원 가량이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한화의 지분은 종전 20.97% (1571만7949주)에서 16.86%(1271만7949주)로 감소했으며, 장남 동관 군이 보유한 (주)한화의 지분은 6.44%, 동원ㆍ동선 군이 보유한 지분은 각각 2.67%가 됐다.
이번 증여뿐만 아니라 한화그룹의 특징은 지분을 장남에게 집중시키는 분위기다. 김 회장의 세 아들은 최근 대량매매를 통해 지주회사격인 한화의 지분율을 늘렸다. 세 아들 중 장남인 동관 씨의 매수 규모가 월등히 많다.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선 한화그룹의 3세 승계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증여를 통한 경영권 넘기기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도 난무하다.
그 시작은 2003년 10월부터 시작된다. 당시 한화증권은 보유 중이던 (주)한화 지분 1.99%를 김 회장의 장남 동관 씨에게 매각했다. 이어 2004년 9월에는 (주)한화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동관 씨와 두 동생인 동원, 동선 씨에게 매각하며 3형제의 지분을 늘리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화그룹은 (주)한화를 중심으로 석유화학 등 순환출자방식으로 지배구조가 만들어져 있다. (주)한화가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셈. 증여를 통한 경영권 승계 논란이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2005년 6월. 장남 동관 씨가 한화그룹의 SI(시스템통합) 계열사중 하나인 한화S&C 지분 60%를 인수하면서부터다.
당시 동관 씨는 보유하고 있던 (주)한화 주식 일부를 매각, 한화S&C 주식을 매입했다. 한화S&C 나머지 지분도 김승연 회장이 차남과 3남인 동원, 동선 씨에게 매각해 현재 지분 100%를 이들 3형제가 갖고 있는 셈. 한화그룹 광고대행사인 한컴 또한 한화S&C 자회사다.
시민단체 일각에선 비상장 계열사인 한화S&C 지분을 활용, 본격적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SI(시스템통합)회사를 그룹 차원에서 집중 육성한 후, 지분을 매각해 (주)한화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꼬집고 있다.
■후계구도 이르다지만…
한편, 김 회장의 장남인 동관 씨는 하버드대학 졸업 후 현재 공군장교로 복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미국에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삼남은 지난 아시안게임 승마 단체전 금메달을 따 군 면제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 ‘보복 폭행’ 파문에 휘말린 차남은 예일대 다니고 있고 아직 신체검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재계에선 아직은 군복무 중이거나 미국에서 유학중인 이들 3형제의 경우 경영 승계는 먼 얘기처럼 보이지만 유학을 마칠 향후 한화그룹에서도 3세 경영 승계가 화두로 떠오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그동안 한화그룹은 올해 김 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미뤄왔던 그룹의 현안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룹의 총수가 자유의 몸이 됐기 때문에 향후 경영 현안들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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