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시아나항공이 29일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제3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정기주총이었지만, 차분하게 진행됐다.
주요 안건으로는 △제31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다.
이 가운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법무법인 인강 대표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이 눈길을 끌었으나, 일신상의 사유로 곽상언 변호사가 후보직을 철회해 해당 안건은 상정되지 못했다.
아울러 사외이사에는 박해춘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사내이사로는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안병석 아시아나항공 경영관리본부장이 선임됐다. 감사위원은 박해춘 전 이사장과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선임됐다. 이외 다른 안건 모두가 원안 가결됐다.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김수천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이날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2018년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 사태와 관련해 주주들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김수천 대표이사는 "감사보고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의견과 관련해 주주 여러분에게 큰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한다"며 "이는 마일리지 충당금 등에 대한 회계기준 적용상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외부감사인의 의견을 적절히 반영해 재무제표를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시적으로는 영업비용이 증가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회계적인 부담과 재무적인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실하고 투명한 경영으로 주주와 여러 이해 관계자들이 신뢰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A350 4대를 추가 도입해 장거리 기재의 세대교체를 가속화하는 동시에 A321 NEO 2대를 신규로 도입할 계획이다"라며 "단거리 노선까지 안전하고 연료효율이 높은 차세대 항공기로 교체함으로써 기재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6조3834억원과 영업이익 2476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당기순이익 목표치는 636억원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정창영 감사위원은 "엄격해진 회계감사로 인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한정 의견을 받았다"며 "해당 공시 이후 외부감사인과 이슈사항을 협의해 재무제표를 재작성한 결과 적정 의견을 받아 공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외부감사인과 지속적인 소통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주총 하루 전에 밝혀 업계에 당혹감을 안기기도 했다.
이 같은 박삼구 회장의 퇴진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은 물론, 금융시장 혼란을 초래한 사태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차원에서 결정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의 퇴진은 아시아나항공 2018년 감사보고서 관련 금융시장 혼란 초래에 대한 그룹의 수장으로서 회피하지 않고 책임지기 위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당초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2일 제출기한을 하루 넘겨 공개한 감사보고서에서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시장의 불신을 키웠다. 이 여파로 금호산업 역시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고, 두 회사는 22~25일 주식시장에서 매매가 정지됐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상장폐지설까지 돌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한정 의견을 받자마자 곧바로 재검사를 통해 감사의견 적정을 받고 시장 우려를 해소하려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적지 않은 후폭풍이 불어 닥쳤다.
현재 일각에서는 박삼구 회장이 27일 저녁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조기 신뢰 회복을 위해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산업은행의 압박에 밀려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아시아나항공과 산업은행이 맺은 재무구조 개선 MOU가 오는 4월6일 만료되는데다 감사보고서 사태 이후 해당 MOU 1년 연장을 놓고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황이 본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도달한 만큼 퇴진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을 것이다"라며 "산업은행에 도움을 요청하고 떠났기에 산업은행 주도로 이뤄질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 방안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 규모가 크고 부채비율이 높아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이를 처리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