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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원 vs 김우중' 엇갈린 명암

분식회계로 사법처리된 후 같은 날 특별사면으로 자유인, 하지만…

이연춘 기자 | lyc@newsprime.co.kr | 2008.02.11 08:37:53

[프라임경제]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과 김우중 전 대우건설 회장의 엇갈린 명암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들 총수는 분식회계를 통한 비자금 조성 때문에 사법 처리됐지만 같은 날 자유인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들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정몽원 회장 '승승장구'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  
 
우선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은 지난해 12월 31일 사면 복권되며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회장은 사면 이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달 21일 사실상 그룹 모기업인 만도를 되찾으며 '왕의귀환'을 재계에 각인 시켰다. 
  
한때 정 회장은 자신의 형과 회사 지분을 놓고 민형사 다툼가지 벌이며 재계 형제간의 갈등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지만 훌훌 털어버리고 한라건설의 옛 명성을 되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과거 한라그룹은 재계 12위 대기업으로 성장했던 그룹이다. 지난 1996년 자산 6조2,000억원, 매출 5조3,000억원으로 종업원 수만도 2만 여명에 달했다. 하지만 한라그룹도 외환위기를 순탄하게 넘기지 못했다. 만도기계, 한라중공업, 한라시멘트 등 주력 기업들의 경영권을 외자유치를 통해 넘겨줬다. 지금은 한라건설만이 유일하게 그룹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정 회장이 인수한 만도기계는 한라그룹의 모기업으로 국내 제동장치와 조향 분야에서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업체였으나 지난 99년 위니아만도 등 3개 회사로 분할된 뒤 이중 만도는 JP모건이 주축이 된 투자회사 선세이지에 매각됐다.

정 회장은 선세이지의 보유지분 72.4%를 인수하는 금액은 6,515억원, 자금은 범 현대가인 KCC와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산업은행과 국민연금도 참여했다. 한라건설 컨소시엄은 만도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9.7%도 조만간 인수해 기존 보유 지분과 함께 만도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만도는 자동차부품소재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만도가 외국투기 자본에 넘어가 ‘머니게임’에 휘말리는 것은 한국의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아 이번 만도 인수에 한라건설이 적극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6년 만도를 포함해 재계 12위였다가 외환위기와 함께 계열사를 거의 대부분 매각해야 했던 한라그룹은 만도 인수를 발판으로 정 회장은 재기를 노리고 있어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제동분야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정 회장은 친인척일가의 모비스와 '총성 없는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하는 새로운 숙제가 생겼다.
 
■김우중 전 회장 출국금지까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옛 명성 찾기에 바쁜 정 회장과 달리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행보는 안개속이다. 김 전 회장은 설 연휴를 보내고 미국, 중국, 베트남 등 해외를 돌며 사업 감각을 되찾을 것으로 알려져 추측으로만 나돌던 ‘활동 재개설’에 일단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은 수감생활 등으로 뇌에 이상이 생겨 해외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출국할 계획이었지만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검찰과 김 전 회장 측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이 특별사면 된 뒤 지난달 14일 신병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려 했으나 추징금 징수 업무가 끝나지 않아 출금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5년 귀국하기 전까지 5년8개월간 해외도피 생활을 했으며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검찰은 또 김 전 회장의 대우경제연구소 주식과 한국경제신문 주식 등 액면가 11억여원도 압류해 자산관리공사에 넘겨 공매로 처분한 뒤 국고 환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17조9,000억원의 추징금을 한푼도 내지 않고 있는 데다 형사처벌을 피해 2005년 귀국할 때까지 6년 가까이 해외도피한 전력을 감안해 출금조치를 했다. 추징금은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압류한 주식을 자산관리공사에 넘겨 공매를 거쳐 처분한 뒤 국고로 환수하는 한편 김 전 회장의 은닉재산이 있는지도 계속 살펴볼 계획이다.

한편, 특별 사면이후 김 전 회장은 새 정부의 새만금개발사업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사업 참여여부도 관심사다. 하지만 반대여론이 만만찮아 사업 참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김 전 회장의 이런 움직임은 ‘명예회복’과 ‘마지막 봉사’를 이루고 싶다는 본인 의지에서 비롯됐다. 그의 부활조짐이 보이자 숨죽였던 ‘대우맨’들도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옛 대우그룹의 영화를 다시 되찾을지 재계가 그를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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