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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간부 “삼성전자 본사 해외이전 당연”

[본지 긴급추적] 삼성전자 본사 해외이전설 실상은?

이연춘 기자 | lyc@newsprime.co.kr | 2008.01.30 10:29:19

고용불안 국부유출 타기업 해외이전 도미노현상 등 파장 확산 우려 
삼성특검이 이건희 회장으로 하여금 해외이전계획 부추긴다 관측도

[프라임경제] 삼성 비자금 특검으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삼성그룹이 색다른 이슈로 다시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 본사 해외 이전설 때문이다. 재계 일각에선 그 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삼성의 ‘아메리칸 드림'이 가시화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본사 이전 장소로 미국 로스앤젤레스가 거론되기도 한다. 삼성이 본사이전을 실행에 옮길 경우 고용불안과 막대한 국부유출, 여타 기업의 해외진출 도미노현상 등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강도 높은 삼성 특검이 이전설을 부추기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무튼 본사이전이 실현될 경우 그 파장은 일파만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 실상을 추적했다.    

"삼성전자 본사 해외이전은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삼성전자는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글로벌 기업인데, 각종 규제가 심한 국내에 굳이 본사를 둘 이유가 없습니다. 향후 북미·유럽 등의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서라도 본사 이전은 타당하다는 게 삼성전자의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그룹 간부가 지난 2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이야기다. 이 관계자는 ‘본사 이전은 글로벌 경영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내부 기류를 전하며 이 같이 말했다.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그룹은 사상 최악의 2008년을 맞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에버랜드 전환사태 편법 증여에 관한 의혹에서 시작된 삼성그룹의 시련은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의 양심고백에 의한 ‘삼성비자금 특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다 삼성중공업의 ‘실수’로 벌어진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고는 삼성을 더 옥죄고 있다. 유조선과 충돌한 크레인과 예인선은 삼성물산이 소유한 것으로, 삼성중공업이 임차해 작업에 사용하던 장비다. 예인선 운항은 영세업체가 맡았다 해도, 실질적인 사고 책임은 삼성중공업에 있다는 비난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시점에 삼성전자의 이전설이 또다시 흘러나오고 있어 ‘여타 정황이 삼성으로 하여금 해외로 눈을 돌리게 부추기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는 매출 대부분을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전형적인 글로벌 기업이 때문에 각종 규제가 심한 국내에 굳이 본사를 둘 이유가 없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는 중이다.

삼성전자 본사 해외이전설이 꼬리를 무는 또 다른 주요한 이유로, 이건희 회장이 그룹 경영을 하기에 현재 처한 상황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이전설 배경 1= '압박의 연속'

   
   
이 회장은 노무현 정부 들어 안기부 불법도청 테이프인 'X-파일 사건'과 장남인 이재용 전무의 전환사채 불법 증여,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검찰수사로 몇 해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삼성 비자금 특검에 의해 그룹 경영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승지원은 물론, 그룹 지휘본부인 전략기획실과 각 주요 계열사 그리고, 수뇌부와 핵심 재무담당 인사들의 자택까지 수색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 같은 ‘압박 여건’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이 회장의 심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편치만은 않다. 게다가 특검팀이 2002년 대선자금 수사까지 들춰내기 시작한 터라 이 회장으로선 악몽의 연속이다. 

이 회장이 이런 여건을 일괄 돌파하기 위해 그동안 염두에 뒀던 삼성전자 본사 해외 이전 계획을 서두를 것이란 관측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계 한 관계자는 "지난날 X-파일로 대표되는 뿌리 깊은 정경유착 관계는 국가최고권력자의 선정과정에까지 삼성의 검은 돈이 파고들었다는 명백한 증거이고 삼성공화국의 현실을 보여줬다"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한국최대 재벌인 이 회장이 글로벌화를 외치며 본사를 해외로 옮긴다는 설이 난무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이전설 배경 2= 특검과 경영권승계

   
   
설득력을 얻는 또 다른 이유로 경영권 승계에 대한 삼성 측의 '불안감'을 들 수 있다. 삼성은 점진적으로 경영권 승계를 진행하고 있지만, 각종 편법과 불법 수단이 동원됐다는 의혹에 시달리면서 정부와 시민단체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다.

예컨대 제도의 허술함 덕분에 재벌의 재산대물림 행태가 전근대적으로 진행해왔다는 지적이 공론화 하면서 이 회장의 심기가 극도로 불편해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해외 본사를 서두름과 동시에 경영권 승계 작업을 좀 더 빨리 매듭지으려 한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삼성은 이재용 전무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인수에 대한 법원의 유죄판결 등으로 인해 재벌의 지배구조와 편법적 경영권 승계에 대한 도덕성과 합법성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여기에다 삼성 특검은 그 동안 자타가 공인하는 그룹 2인자로 그룹 전체의 인사와 경영을 총지휘한 이학수 부회장과 그룹 3인자로 10년 넘게 자금을 관리한 김인주 사장이 특검 수사의 핵심 대상으로 지목 돼 있기 때문에 그룹 경영마저 힘든 처지에 놓여 있다.

이를 두고 항간에서는 이번의 시련이 삼성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희망론이 나왔다. 즉 이 부회장 중심의 지휘라인이 물러나고 실질적 경영 지휘권이 이재용 전무로 넘어가는 수순에서 경영권 승계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특검을 어차피 진행될 승계 작업을 앞당기는 계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삼성그룹이 경영권 승계 문제로 정부 눈치로 보느라 결정하지 못한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 짓고 본사 이전을 본격적으로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점쳐진다.

■이전설 배경 3= 심각한 반기업 정서 
 

   
   
노무현 정부 시절 증폭된 반기업 정서도 삼성전자 이전설에 힘을 싣는 또 다른 배경 중 하나로 보인다.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이 삼성으로 하여금 ‘탈출’을 종용하고 있다는 논리다.

최근 한국갤럽이 일반인과 기업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조사 기업인들의 68.4%는 국민의 반기업 정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와 기업 소유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고 기업인들이 느끼는 반기업 정서의 수준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기업 정서가 심화되고 있는 이유로 기업경영의 투명성 부족 등에 따른 일반인들의 불신 심화, 일부 계층의 부도덕한 '재산 불리기'와 빈부 격차의 확대 등이 지적됐다. 특히 재계에선 재벌들의 추악한 정경유착과 반사회적 행태를 생생히 지켜본 국민들에게 대기업 오너에 대한 '호감'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서해안을 죽음의 바다로 만든 기름유출 사고 원인의 일단의 삼성중공업에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특히 비자금과 삼성중공업의 분식회계 정황이 포착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반 삼성 정서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업경영의 윤리성과 투명성 제고"라며 "삼성그룹의 경우 '노조는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 된다'는 선대의 경영철학을 떠받드는 대기업이 주도 한 국민들에게 과도한 친기업 정서를 바래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경제 붕괴 가능성 없나

문제는 삼성전자 이전설이 현실화 할 경우 닥치게 될 ‘쓰나미급’ 파장이다. 재계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서슴지 않고 내놓는다.

그룹 계열의 한 연구원은 “삼성전자 해외이전이 이뤄질 경우 이를 모델 삼아 제2, 제3의 기업들도 해외로 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를 국부유출이란 차원으로 볼 수도 있지만, 법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며 “더 나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기업이 더 나은 조건을 찾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한국이 기업하기 힘든 곳이라는 이미지가 세계시장에 각인될 게 뻔하고, 그 여파는 상상하기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해외 이전 할 경우, 당장 고용 창출의 불확실성 문제가 대두 된다. 삼성그룹의 경우 종사원만 13만명이 넘지만 해외이전이 현실화 하면 국내 고용은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는 ‘삼성 직원 채용규모가 줄어든다’는 단순한 문제에 그치진 않을 전망이다. 그 여파에 대한 정확한 예상치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타 기업의 고용불안으로 미칠 가능성이 있고, 경기 악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국부유출도 우려점으로 꼽힌다. 국내 재계 순위 1위인 삼성그룹이 해외로 옮겨질 경우 자산 역시 해외로 이전되는 것은 자명한 일.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국부유출 현상이 파생되면서 국내 경기는 그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입장에 봉착될 것이며 경기 악화의 촉발제가 될 수도 있다.  

여타 그룹들도 해외 이전을 고려하거나 감행할 경우 글로벌 기업들의 ‘탈출’은 유행처럼 번질 수도 있다. 자본의 논리에 맞춰 기업경영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생존을 위한 또 다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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