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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증진형 보험 '활성화' 기대치 저조… "규제, 산 넘어 산"

국내시장 '걸음마 단계' …의료법에 한계점, 유권해석 분명히 해야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9.02.21 17:15:24

[프라임경제] 최근 소비자의 건강관리 노력과 성과에 따라 보험료 할인, 상품권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건강증진형(건강관리형) 보험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지만, 시장 규모는 미미하기만 한 실정이다.

여기에는 정부의 각종 규제에 부딪혀 유인책이 부족할 뿐 아니라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금융당국이 시장 활성화를 위해 나서고 있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도 산재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보험업계는 무엇보다 의료법 등 관련 규제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센티브 상한선 무의미 '특별이익' 아냐

2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9월 건강관리형 보험상품 개발·판매 가이드라인 개선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현재 국내 건강증진형 보험시장이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시장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다. 정부 부처 간 합의를 통한 규제 완화 정책이 마련돼야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 연합뉴스

앞서 금융위·금융감독원 및 보험업계는 지난 2017년 11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개발·판매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계약자에게 제공 가능한 편익 상한, 건강관리와 연관성 등 기준이 모호해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실제 건강관리형 보험상품시장 규모는 지난해 8월 기준 640억원, 계약건수는 23만3000건에 그쳤다. 

이번 가이드라인의 주요 골자는 보험업법 관련 규정을 완화, 소비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의 상한선을 없앤 것이다. 다만 새롭게 추진하는 가이드라인에 맞춰 설계된 상품에 한한다.

현행 보험업법 98조에 따르면 보험사는 계약자에게 보험가입 최초 1년간 낸 보험료 10%와 3만원 중 적은 금액을 넘는 '특별이익'을 줄 수 없다. 때문에 보험사들은 보상금이나 포인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는 인센티브 상한이 낮아 건강관리 유인책이 되지 못하고 건강관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고가의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 제공이 불가해 다양한 상품설계가 곤란했다.

때문에 대다수 건강관리형 상품이 단순히 '걸음 수' 정도에 따른 혜택에 불과하고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시큰둥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해외의 경우 고객에게 운동과 음식 섭취에 관한 조언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는 등 종합적인 위험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업계는 신 가이드라인 도입 시 이와 같은 문제점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계약자가 건강증진을 위해 노력해서 위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시 보험료 할인이나 그 외 혜택을 특별이익으로 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복지부, 유권해석조차 '불분명' 지지부진한 태도 "왜?"

하지만 여전히 보험사들은 건강관리형 보험시장의 활성화에 대해 고개를 젓고 있다.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하나 넘어야 할 산인 의료법이 버티고 있어서다.

현재 보험업법에서 열거하는 보험사의 업무 영역 가운데 '건강보험의 건강관리 서비스'는 포함되지 않는다. 의료법 제27조는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비의료인인 보험사는 건강관리형 보험상품에 필요한 의료 정보를 수집할 수 없다.

금융위가 발표한 가이드라인 제5조에도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건강 관련 서비스는 의료법 등 현행 법령상 허용된 범위로 제한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보다 진전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싶어도 이를 불법 의료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정부는 헬스케어 상품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하고자 지난해 5월 보건복지부 산하에 민관 합동 자문기구인 법령해석위원회를 설치했다.

속 타는 보험업계를 대변하고자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작년 9월 법령해석위원회에 '보험사나 헬스케어 서비스업체가 고객으로부터 건강상태나 질병유무에 관한 정보를 받는 행위' 등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했지만, 여태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애초 복지부는 지난해 연말까지 유권해석을 비롯해 근거 가이드라인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수개월이 지나도 유권해석조차 내놓지 못하자 일각에서는 정부가 의료계 눈치를 보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견해가 흘러나온다. 

복지부는 개별 사례에 대한 유권해석과 의료법 저촉 여부를 판단할 가이드라인 제정 작업을 병행하느라 지연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보험업계는 올해 1분기 중에는 회신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정부는 섣불리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의료보험과 마찬가지로 건강증진형 상품 또한 의료법에 따른 한계가 분명하다"며 "업계 이권보다는 소비자들의 편익 증대를 우선해야 거시적인 관점에서 서로가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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