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공포탄일 뿐이다.” “정치이슈의 중심에 서려는 정치본능이 또 발동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거부권 발동을 시사한 것과 관련, 정가에서는 두 가지 해석이 엇갈리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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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발동하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노 대통령은 국민적 빈축에 직면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비한나라당 정치세력의 중심에 서는 정치적 이득을 얻을 수도 있다. | ||
노 대통령이 실제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새 정부 출범 전에 조각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절차상 2월 5일까지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대한 국회 의결이 이뤄져야 노 대통령의 거부권과 무관하게 법이 발효된다. 여야의 원활한 타결 없이 시간을 끌 경우 대통령 거부권 여부에 따라 사상 초유의 파행적 정부 출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특히 제1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이 야당으로서의 조직법 개편안의 수정을 벼르고 있는 터라 오는 5일까지 여야가 개편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기란 힘든 상황이어서 대통령 거부권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중이다.
한나라당이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 시키면서 안정적으로 개편안을 처리하려면 반드시 대통합민주신당과 원활한 합의를 해야 한다. 조속한 시간 내에 수정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노 대통령도 이 점을 노린 것 같다. 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사전에 거부권 행사를 예고하고 결과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도 될 상황을 만드는 게 정치”라며 수정안에 대한 기대의 뜻을 밝혔다. 듣기에 따라선 ‘실제로 거부권을 행사할 뜻은 없고 단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뜻대로 개편안이 무사통과되는 것만은 막아보겠다는 의사전달’ 정도로도 해석된다.
한나라당에서 “다른 여타 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통일부를 존속하는 협상안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 있게 회자되는 것도 이런 협상 가능성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개편안을 강행처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부조직개편안을 밀어붙여 대통합민주신당 및 청와대와 대립각을 만드는 게 정치적으로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라는 판단에서 나오는 관측이다.
한나라당과 구 여권의 대립으로 인해 조각이 이뤄지지 않은 채 새 정부가 출범할 경우 1차적 책임은 노 대통령에게 쏠릴 가능성이 높다. 노 대통령이 퇴임 직전 이명박 정부의 첫출발에 재를 뿌렸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될 경우 대통합민주신당 역시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곧 치러질 4월 총선의 핵심이슈가 될 것이기 때문에 ‘국정실패 정치집단이 새 정부의 발목을 잡았다’는 비난을 등에 업고 총선을 치러야 한다.
이렇게 되면 노 대통령은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수 있지만 자신의 지지세력이나 대통합민주신당 일부 세력의 ‘정치적 리더’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을 이끄는 손학규 대표의 정치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고, 신당을 모색하고 있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진영의 힘을 빼놓을 수도 있다. 결국 노 대통령 스스로 원했던 대로, 퇴임 후에도 정치 중심에서 한나라당의 비판하는 핵심세력의 중심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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