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르까프, 케이스위스, 머렐을 생산 유통하는 화승이 적자 누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번 화승의 법정관리로 화승에 의류, 신발 등을 공급한 납품업체와 대리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화승은 지난달 3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무법인 지평이 법률 대리인을 맡았다. 서울회생법원은 한 달 이내에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화승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인해 화승에 의류·신발을 공급한 1차 납품업체와 원부자재 공급업체가 도산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화승은 지난해 8월 이후 납품업체에 물품대금을 5개월짜리 어음으로 결제했다.
화승의 생산 거점은 동남아시아에 있지만, 현재 전국에 협력업체가 50개 이상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크고 작은 업체들이 받을 돈을 합하면 100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승은 납품업체뿐만 아니라 백화점 및 대리점 중간관리자(매니저)에 지급한 수수료도 어음으로 지급, 이 금액도 80억원에 달한다는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화승은 현재 전국에 르까프 매장 280곳, 케이스위스와 머렐 매장을 각각 160여곳 운영하고 있다. 이들 대리점은 당장 생산이 중단되면 물건을 공급받지 못해 판매에 지장을 받게 된다. 판매 대금이 본사로 입금되는 일부 대리점의 경우 판매 대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6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르까프 매장에서 중간관리자로 근무하는 동생부부가 화승의 기업회생신청으로 인해 7000만원의 빚이 생겼다는 글이 올라왔다. ⓒ 온라인커뮤니티 화면 캡처
실제 6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르까프 매장에서 중간관리자(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A씨의 동생부부가 대기업의 횡포로 7000만원의 빚이 생겼다는 글이 올라왔다.
A씨는 "매출이 발생하면 산업은행에서 매니저들에게 선 결제를 하고 화승본사에서 어음형식으로 은행에 지불하는 방식으로 했다고 하는데 이번에 산업은행에서는 4개월 치를 꾸준하게 매니저들에게 지급했지만, 본사에서 1차 부도를 발표하고 회생신청을 해 은행에 납부할 수 없게 되자 그 부담은 고스란히 매니저들에게 빚으로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또한 "법적으로도 화승 자체에서 부도를 내고 회생신청을 하게 되면 매니저들은 그 빚을 떠안아야 한다고 한다. 열심히 일했는데 화승본사에서는 이미 대표를 바꿨으니 전임 대표에게만 책임을 물으라 하고 발을 뺀 입장"이라고 했다.
계속해서 "이런 입장에 처한 매니저는 400명이 넘는다고 한다. 화승은 책임을 떠넘길 생각으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부도를 냈고, 그 책임은 매니저에게 돌아왔다. 그러나 법적으로 막고 있으니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그저 직원을 뽑고 매출을 냈을 뿐인데 지금은 7000만원이라는 빚이 생겨 버렸다"고 덧붙였다.
화승 관계자는 "현금유동성 확보가 어려워 채무조정을 통해 기업을 정상화하고자 한다"며 "협력업체와 지불해야할 대금 등은 아직 파악 중이 상황"이라고 밝혔다.
화승은 1953년 설립된 국내 신발 1호 업체인 부산동양고무가 모태로, 1978년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미국 나이키 운동화를 생산했다. 1986년에는 자체 브랜드 '르까프'를 출시하며 국내 대표 스포츠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1998년 외환위기 경영난으로 부도를 낸 뒤, 2005년부터는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이후 2015년 화승은 화승그룹에서 떨어져 나왔다. 이후 화승은 판매부진으로 2016년 성장세가 꺾였으며, 2017년 영업적자는 256억원으로 확대됐다.
한편 현재 산업은행과 KTB PE(사모펀드)가 주도하는 사모투자합자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화승그룹은 화승에 일반 투자자로 참여하며 상표권을 대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