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척수성근위축증(SMA)은 명확한 원인을 알고 있는 병이고, 치료약도 있다. 올해 바람은 모든 SMA 환우들이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받는 것이다. 올해 또 한번의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이뤄지길 바란다."
신경근육계 희귀질환인 SMA는 온몸의 근육이 점차 약해져 신체에 심각한 장애가 나타나고 혼자서는 간단한 일상생활도 하기 힘들어지는 병이다.
주사 1대당 1억원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꼽히면서 그동안 물리·재활치료 밖에 받지 못했지만, 지난해 12월 SMA치료제 스핀라자가 건강보험 급여 허가를 획득하며 한줄기 희망을 주고 있다.
하지만 보험적용이 되기 전 사전심의를 거친 후 최종 결정이 나오기 때문에 실제 보험 적용 시점은 언제가 될지, 건강보험 급여 대상자 포함 기준 등 정부와 제약사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모든 환우가 차별 없이 스핀라자의 보험 급여 혜택을 받는 것이 올해 가장 큰 바람이라고 말하는 문종민 한국척수성근위축증 환우회 이사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치료약 스핀라자, 1회에 1억"…현실적 치료 불가능
현재 국내 SMA 환우는 13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SMA는 발병 연령과 증상에 따라 1~4형으로 나뉘는데 나이가 어릴수록 상태가 심각하다. 인지 기능은 정상이지만 △목 △얼굴 △혀 △척추 등 근육이 동시에 약해져 허리가 휘고 숨을 쉬거나 음식을 삼키기조차 어려워진다.
SMA는 발병 시기에 따라 편의상 1~4형으로 나뉘는데 1형은 생후 6개월 이내, 2형은 생후 18개월 이내, 3형은 생후 18개월 이후, 그리고 4형은 성인기에 발병한다.

문종민 척수성근위축증 환우회 이사장. = 하영인 기자
1형의 경우 대개 만 2세가 되기 전에 목숨을 잃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이사장은 "1형의 경우 6개월 이내 발병한다. 태어나자마자 호흡이 약하거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환우 아이들은 2018년도 이전에는 99.9%가 기관지를 절개했다. 타 국가와 다르게 매우 적극적인 의료행위인 셈.
문 이시장은 "호주나 미국의 경우 기관지 절개는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할 경우 시행하지만, 국내의 경우 생명을 조금이라도 더 연장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늦게 병을 확인할 경우 물리·재활치료를 통해 근육이 굳어지는 것을 늦추는 정도의 치료만 가능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2019년 미국에서 개발된 유일한 치료제(주사약 스핀라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국내에 들어왔다. 스핀라자는 병의 원인인 SMN 단백질의 양을 보충해 운동 기능을 개선하고 생존율을 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임상시험 결과 입증됐다.
실제 2년 안에 모든 근육이 정지될 것이라던 환자가 이 주사를 맞고 스스로 걷게 된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이 주사는 1회에 1억4000만원이라는 비용이 든다. 2년간 약을 사용하면 무려 10억원가량의 돈이 필요해 사실상 치료제를 쓸 수 있는 환자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는게 문 이사장의 설명이다.
발병의 원인도, 치료약도 있지만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치료를 포기해야하는 현실에 문 이사장은 직접 호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환자와 가족들은 국회 보건복지위원 22명 전원에게 새 치료제의 신속한 건강보험 급여화를 촉구하는 손편지를 보냈고, 4월에는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장관, 8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다.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도록 SNS를 통한 캠페인 활동에도 적극 나섰으며, 문 이사장의 딸인 예영이도 방송에 출연하며 어려움을 알리기도 했다.
환우와 가족들의 노력으로 지난해 12월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제15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개최, 스핀라자 등 2개 품목이 급여 적정성을 인정했다. 노바티스 졸레어(천식·기관지)가 11년에 걸려 보험급여로 인정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된 것.
문 이사장은 "SNS 캠페인은 환우들이 중심이 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 얼굴이 알려지고 그에 따른 외부의 선입견으로 인해 힘들어할까 걱정도 됐지만, 적극적으로 캠페인 활동을 진행하면서 주변의 관심과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급여가 최종 결정 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이례적으로 빠른 시간 내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크리스마스의 선물을 받았다"고 말했다.
◆"1차 관문 통과했지만…적용 기준 남아"
국내에서 SMA의 보험 급여 적용이 1차 관문을 통과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남아있다.
모든 환우들이 대상이 될 수 있을지, 기관지 절개를 한 이들에게도 혜택이 부여될지, 또 연령에 따른 보험급여 적용 기준 등 정부와 제약사의 최종 협의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제약사의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실제 심평원은 "해당 약제의 세부 급여범위 및 기준품목 등의 변동사항, 결정신청한 품목의 허가사항 변경 및 허가취소 등이 발생하는 경우 최종 평가결과는 변경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이사장은 "호주의 경우 기관지 절개 환자에게는 보험 급여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연령에도 제한이 있는 것으로 안다. 모든 환우에게 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나라도 있지만, 국내의 경우 제한이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다수 국가 보험 적용…올해, SNS 캠페인도 적극 추진
국내보다 SMA에 대한 보험급여 기준이 먼저 정해진 해외의 사례가 이번 보험급여 결정의 근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본의 경우 1회 주사에 9000만원 정도 들지만 정부의 건강보험 지원으로 환자들이 거의 무상으로 쓰고 있다. 일본을 포함한 이탈리아, 폴란드 등은 모든 환우들이 보험 혜택을 받고 있다.

척수성근위축증 환우회는 지난해 SMS를 통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사진은 캠페인에 참여한 환우들과 이들이 직접 작성한 손글씨. ⓒ 척수성근위축증 환우회
문 이사장은 "일본의 경우 주사 1대당 30만원 선이다. 이 때문에 국내 환우 가족들이 일본으로 이민을 생각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좋은 결정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콩 정보는 스핀라자가 허가되기도 전에 보험급여를 약속했고, 스페인은 정부가 치료 비용의 절반을 지원하기로 했다.
문 이사장은 "올해 가장 큰 바람은 늦어도 4월1일에 보험이 적용된 상황에서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약사와 정부가 적정선에서 긍정적인 협의를 도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에 이어 올해 캠페인 활동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특히 지난해 배우 김보성, 개그맨 윤형빈 등이 참여하면서 보폭을 넓힌 만큼, 더 많은 셀럽의 참여가 많아지길 바란다는 바람도 전했다.
문 이사장은 "문 이사장은 "예영이가 방탄소년단의 팬이다. 올해에는 방탄소년단이 캠페인에 참여하길 바라고 있다"며 웃으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환우와 가족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올해에는 모두가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