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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형 아파트, 약인가 독인가?

아파트 가격인상 유도, 지역간 차별 등 해결과제 많아

정우택 기자 | jemedia@naver.com | 2008.01.18 10:50:45

 [프라임경제] “5000만원 있으면 2억 아파트 구입” “반의 반값 아파트 나온다”

5000만원만 있으면 2억짜리 아파트를 분양 받는다고 신문이 난리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지분형 주택분양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인수위원회는 17일 실수요자가 51%, 기관투자가가 49%의 지분을 갖는 지분형 아파트를 올 하반기부터 분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의 생각은 이렇다. 2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49%에 해당하는 9800만원은 투자자가 부담하고 나머지 1억200만원을 입주자가 부담한다. 1억200만원 가운데 5200만원은 국민주택기금에서 융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부담은 5000만원이면 된다는 것이다.

  대신 실수요자는 10년간 전매 제한을 받는다. 투자자는 지분 매각에 제한을 받지 않아 자유롭게 언제든지 지분을 팔 수 있다. 이때 수익이 나면 투자자와 집 소유자가 나누어 갖는다는 것이다.

  인수위의 생각은 참 그럴듯 하다. 그래서 언론도 ‘전세 값도 안되는 돈’으로 집을 산다고 쓰고 있다. 어떤 신문은 해설까지 자세히 곁들이고 있다. 마치 지분형 아파트가 무주택자들에게 구원투수라도 되는 것처럼 쓰고 있다.

  하지만 지분형 아파트는 여러 가지 함정이 있다. 첫째는 아파트 가격이 최소한 연간 10%는 상승해야 된다는 점이다. 시중의 정기예금 금리가 6%를 넘고 있는 상황에서 10%가 넘지 않으면 투자가 힘들기 때문이다. 등기내고 세금내고 하려면 10%보다 훨씬 더 올라야 할지도 모른다.

  또 서울의 인기 지역 등 특정 지역에서는 집값이 오르기 때문에 투자자도 있고, 실수요자도 있겠지만 비 인기지역은 투자할 기관이 없을 것이다. 미분양이 전국적으로 10만채에 달하고 있는데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고 지방이나 변두리에 투자하는 것은 큰 모험이 될 것이다.

  지분형 아파트는 투자의 양극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인기지역은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고 비 인기지역은 분양이 안돼 집을 지을 사업자도 없고, 투자자도 물론 없다고 봐야 한다.

  지분형 아파트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이는 정부의 부동산 안정정책과 맞지 않는다. 정부 스스로 고민에 빠질 수도 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도록 하자니 전국적인 문제가 되고, 부동산 가격 인상을 억제하면 지분형 아파트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하기 때문이다.

  기관  투자자들도 그렇다. 수익을 목표로 투자했다가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다면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부동산 가격이 반드시 오른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고민이 클 것이다. 주택 대출 부실로 미국 금융기관들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걱정일 것이다.

  인수위가 얘기한대로 실수요 자는 좋다. 값싸게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고, 융자까지 해주고, 또 10년 후에는 집을 팔아 수익을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집값이 떨어지면 투자한 돈도 줄어들고, 융자금 이자만 갚는다.

  따라서 지분형 아파트는 단순하게 반에 반값으로 집을 마련한다는 ‘단세포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보다는 집값 상승을 초래하고 투자 지역에 따른 차별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더 큰 것은 투자자의 부실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함부로 대들 일이 아니다. 잘 되면 약이 되겠지만 잘 못되면 독이 될 수도 있어서 하는 말이다.

               정우택 행복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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