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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제약이 건드린 '역린'···삼성 아닌 경영권 분쟁"

기심위 상장폐지 결정에 삼성바이오와 형평성 논란 이면은?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8.12.17 16:36:35
[프라임경제] 회계부정으로 지난 3월 거래가 중단된 경남제약(053950)에 대해 상장폐지가 결정된 가운데, 심의 주체인 한국거래소가 비난에 휘말렸다. 

앞서 4조5000억원 상당의 초대형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삼바)는 거래중단 20일 만에 거래재개 및 상장유지라는 극적인 결론을 맞으면서, 형평성 논란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에서 경남제약에 대해 주권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기심위는 자체 의결권이 없는 심의·자문기구로 코스닥시장본부는 이를 가이드라인 삼아 내달 8일까지 상장폐지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사실상 상장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쏠린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뜨린 결정적 한 방은 무엇이었을까? 심의 기준은 삼바 때와 같이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재무 안정성 등 세 가지 큰 틀에서 종합적인 검토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사안에서 정반대 결론이 나온 만큼, 경남제약이 삼바와 달리 건드려선 안 될 '역린'을 건드렸을 가능성이 높다.

경남제약은 2008년 적자 상황에서 매출채권을 허위 계상하는 수법으로 흑자를 낸 것처럼 회계를 조작했다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에 적발됐다. 증선위는 올해 3월 전 대표이사와 임직원 등을 검찰에 고발하고, 업체에 과징금 4000만원과 감사인 지정 3년 조치를 내렸다. 

이와 함께 기심위는 지난 5월 경남제약에 대해 상장폐지 대신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해 회생기회를 준 바 있다. 그러나 회사가 제출한 개선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결국 시장 퇴출이 고려됐다는 것. 

삼바 역시 증선위가 고의적인 분식회계를 인정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경영투명성에 문제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결이 같다. 또한 경남제약처럼 바로 상장폐지 수순을 밟은 게 아니라 경영투명성 개선계획 이행을 위해 3년의 시간을 벌어줬다.

만약 3년 뒤 거래소가 이행 여부를 검토해 미진할 경우 역시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수 있다. 여기에 매출과 수익성 개선으로 사업전망과 향후 수주계획 등을 감안해 기업의 계속성이 확보됐다는 점, 2016년 11월 진행된 공모증자와 지난달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등으로 재무 안정성이 높다는 점 등이 시장 잔류에 무게를 실어줬다. 

거래소 측은 "최악의 경우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된 4조5000억원을 전부 재무제표에 반영해도 자본 자체는 플러스인데다 채무불이행 우려도 적다"면서 "경영 투명성 부분에서 미흡한 점이 발견돼 개선계획 이행 여부를 지켜보는 쪽으로 결론이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경남제약 시장퇴출의 진짜 원인으로 분식회계가 아닌 경영권 분쟁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거래소의 형평성 문제가 아니라 1년 넘게 장기화된 경영권 다툼이 기업의 계속성에 치명상을 안겼다는 것. 결국 경영권 갈등이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경남제약의 경영권 분쟁은 최대주주인 이희철 전 대표가 구속되면서 시작됐다. 이 전 대표는 회계부정으로 2014년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됐고  지난해 2월 횡령 및 사기 등 죄가 더해져 수감 중이다. 이 전 대표는 전문경영인으로 나선 류충효 대표 등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류 대표 등이 경남제약 매각을 추진하자 소액주주들까지 참전하면서 상황은 급격하게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KMH아경그룹이 인수포기를 선언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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