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문재인 대통령의 6번째 경제투어, 하지만 단순히 이렇게 넘버(일련번호)로만 이야기할 성질이 아닌 부산행. 그 전의 어느 경제투어 못지 않은 엄청난 여운을 남긴 행사였다는 풀이가 부산에서 나오고 있다.
바로 동남권신공항 문제 때문이다. 오 시장은 그간 진정한 동남권신공항 추진을 위해서는 박근혜 정권이 결정한 김해신공항 계획을 폐기하고 다른 안건을 수립해야 한다고 역설해 왔다. 그저 그런 거점공항이 아닌 관문공항이기 위해서는 김해로는 안 된다는 게 오 시장의 주장. 애초 자료들이 모두 잘못되다시피 엉성한 절차로 판단된 김해신공항 대신 원점재검토를 요구해 온 것이다. 사실상 폐기됐던 가덕도신공항 아이디어를 다시 살려내겠다는 뜻이었다.
그의 이런 절절한 가덕도신공항 재추진론에 청와대도 감복한 것일까? 간절히 바라면 (돌아가신 조상이 곁에 돌아오는 것 같은)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이루어진다'는 감모여재(感慕如在)에 비할 법한 상황이 이번에 연출됐다.
문 대통령은 이번 경제투어 일정의 일환으로 현지 오찬을 가졌다. 부산 사상구의 한 식당에서 부산시 공직자 및 지역 기업인 등과 함께 오찬을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것.
전언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신공항 논란에 관련된 자신의 생각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 시민들이 문제 제기하는 내용을 잘 알고 있다. 이 문제는 부산뿐만 아니라 애초 대구 경북 울산 경남 등 5개 광역자치단체가 연관돼 시작된 문제이므로 입장이 정리되기 전에 섣불리 어느 쪽으로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아울러 "절차상으로 부울경 차원의 자체 검증 결과가 이달 말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검증 결과에 대해 5개 광역자치단체의 뜻이 하나로 모이면 결정이 수월해지겠지만 생각이 다르다면 부득이 총리실 산하로 승격해 검증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사실상 속알맹이가 없는 '겉으로만 좋은 이야기' '추상적인 덕담'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하지만 전체적 분위기상으로, 그게 아니라는 반박도 대두된다. 문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오 시장에게 힘을 실어주진 못했지만 전체적 맥락상 결국 국토교통부가 빠지고 총리실 차원에서 재점검을 할 것을 기정사실화해줬다는 것. 물론 갈등이 나온다면이라는 식으로 정리하긴 했으나, 현재까지의 상황상 이는 예정된 수순이라 확정안이나 다름없다는 주장이 많다.
사실상 총리실로 보낼 것인데 그 순서와 모양새를 갖추자는 정도의 속뜻이라고 봐야 한다고 한 지역 정치인은 짚었다. 실제로 이번 오찬은 공개석상이나 다름 없는 자리여서 오 시장과의 짧은 독대 등으로 은근히 힘을 실어주되, 겉으로는 신공항 논란 문제에 일언반구도 않는 시나리오보다 한층 더 나간 것이라는 호평도 나온다.
또 "중요한 것은 이런 것을 논의하느라 다시 사업이 표류해서는 안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다짐을 준 대목. 문 대통령이 "가급적 빠른 시일 내 결정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의미심장하다는 풀이가 나온다.
모든 점을 수면 아래서 다양하게 준비해 놓았다 결국 총리실이 공식 재점검 주체로 명확해지는 순간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심이 아니냔는 것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최근 샌드박스 등과 관련한 자리에서 "소극적 행정도 문책하겠다는 점을 (일선) 공무원들에게 인지시키라"고 고위 공직자들에게 당부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어떤 요소든 간에(신공항 논란을 포함) 태만하고 느릿느릿 뭉게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벼르고 있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그래서 나온다.
청와대가 이번에 오 시장에게 대단히 큰 선물을 안겨줬다고 보는 게 타당하지 않냐는 의견에 그래서 힘이 더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