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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민영화… '불편한 재계'

대우증권·대우조선·현대건설·하이닉스 등 매각 무작정 연기

김동현 기자 | pen1969 | 2008.01.09 17:35:03

[프라임경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이 알려진 직후, 향후 구조조정 기업들의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재계 판도가 크게 뒤바뀔 것이란 전망이 파다했다.   

대우증권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위상은 분야별 업계 1, 2위에 해당한다. 때문에 이들 기업을 인수하는 기업집단의 재계 순위는 단번에 몇 단계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 산은 민영화와 재계 판도 변화는 이런 함수관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변화가 나타나려면 꽤 긴 시일이 걸릴 것 같다. 현실적으로 인수 작업에 뛰어들 기업이 그리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정부의 매각작업도 더디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매각 장기화’에 따른 부정적인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은 민영화 때문에 오히려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 등 매각작업이 더뎌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산은 민영화 작업은 차기 이명박 정부의 금융개혁 의지에 따라 진행될 ‘반드시’ 진행될 새 정부의 계획이다. 초미 관심사는 산은과 대우증권의 합병으로 탄생하게 될 거대 투자은행의 향배. 이른바 산은금융지주로 불리는 투자은행이 누구의 손으로 넘어가게 될 지가 관건이다.

관련 업계는 이 투자은행을 차지하게 될 소수의 거대 기업집단이 국내 최대 기업군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실제론 매각작업이 언제 시작될지 모른다는 시각이 많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누구나 계산기는 두드릴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산은금융지주의 지분을 챙길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금융산업 진출에 눈독을 들여온 메이저 몇 개 그룹 외엔 현실적으로 뛰어들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인수위는 산은 지분의 최대 49%까지 길게는 7년에 걸친 단계적 민영화 계획에 따라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매각 대상의 ‘덩치’도 걸림돌이다. 20조원 가량을 들여 이를 인수할 만한 곳이 과연 있겠느냐는 것이다. 매각 지연의 변수인 셈이다.  

현대건설·하이닉스·대우조선해양 등에 대한 매각 작업이 무작정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인수위 곽승준 기획조정분과 위원은 지난 8일 “산업은행이 보유한 민간 기업 지분의 매각은 산업은행과 대우증권을 묶은 산업은행금융지주가 출범한 이후 시작될 수 있을 것”라고 밝힌 바 있다.

인수위가 7일 “이르면 올해 중 산은금융지주를 출범시키고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산은금융지주 지분을 매각키로 한다”고 밝힌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과 곽 위원의 말을 감안하면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 등에 대한 매각작업은 2009년 중에나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의 이 같은 입장은 매각 대금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산은금융지주 출범 전에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등을 매각할 경우 매각 대금 상당액을 정부에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산은금융지주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인수위는 이들 기업에 대한 매각 대금으로 마련한 돈을 중소기업 지원 재원으로 쓴다는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보다 좋은 조건으로 매각작업을 벌여야 한다. 차기 정부가 이들 기업에 대한 지분 매각을 늦출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란 분석이다. 

매각이 지연되면 관련 기업은 생존의 위협을 느낄 수 있다. 현대건설과 하이닉스·대우조선해양 등은 워크아웃을 이미 졸업하고 구조조정을 마친 지 1∼2년이 넘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06년 5월, 하이닉스는 2005년 7월,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 8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구조조정 기업들과 인수에 눈독을 들여온 기업들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 속에서 기다려왔다. 하지만 새 정부의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이 구조조정 기업들의 매각 작업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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