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명박 정부 초대 총리 하마평이 무성했을 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 박 전 대표는 정몽준·심대평 의원 등과 함께 정치인 중 유력 인물로 지목됐다.
지난해 12월 29일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당선인과 만난 비공개 자리에서 총리직과 함께 중국특사 자리를 제안 받았다. 측근들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박 전 대표가 총리직을 수용할 것인지 여부에 촉각이 쏠렸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결국 총리직 수락을 거절했고, 심대평 의원 쪽으로 무게추가 넘어갔다. 왜 거절했을까.
박 전 대표가 지난 2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총리 기용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들은 바 없다”고 말했을 때만 하더라도 일각에선 ‘공식적인 제의가 올 경우 수락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박 전 대표가 "정치발전과 나라발전을 위해 당에서 할 일이 많다"고 했던 발언에 무게를 더 뒀다. 총리직보다는 당내 입지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초대 총리를 맡을 경우 18대 총선 출마를 할 수 없다. 선거법 규정상 공직자가 총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60일 이전에 공직에서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당 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원내 활동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4년 임기가 보장되는 의원직이, 대통령 의중에 따라 임기가 결정되는 총리직보다는 정치 영향력 유지에 유리하다.
이 당선인 측과의 공천 신경전이 끊이질 않고 있는 점도 박 전 대표가 총리직을 거절한 주요 이유로 보인다. 박 전 대표가 이명박 정부의 초대 총리가 되면 불가피하게 이 당선인과 국정운영 호흡을 같이 해야 한다. 이럴 경우 박 전 대표 진영의 결속력이 떨어질 공산이 크다. 정치적으로 ‘와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다면 당내 지지세력을 유지?강화는 필수적인 일. 박 전 대표로선 이 당선인의 국정운영에 협조하긴 하되, 일정한 거리를 둔 상태에서 이 당선인을 견제하는 자세가 유리할 수 있다.
차기 대권 주자로 벌써 이름이 오르고 있는 정몽준 의원과의 향후 역학관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정 의원 역시 총리 하마평에 이름이 계속 올랐다. 하지만 정 의원도 18대 국회 원내 진입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가 한번 더 총선에서 성공하면 원내 최고참급인 6선 의원이 된다. 정 의원 측에 따르면, 그는 아무나 범접하기 힘든 '6선 기록'을 세워 두고 최고위원직 등을 수행하면서 당내 입지를 다져놓은 다음, 총리직을 맡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지난해 경선 때 박 전 대표 캠프에서 핵심 인사로 일했던 한 인사는 "라이벌(정몽준 의원)이 정치력을 키우려는 일정이 대충 보이는데 이런 점을 전혀 신경 안 쓸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느냐"면서 "대통령이 힘이 아주 막강한 중에 총리를 하는 것보다 구원투수 같은 입장에서 총리를 맡아 정치력과 행정력을 검증받는 것이 오히려 더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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