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라크 아카스 가스전에 투자했다 4000억원대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한국가스공사가 해당 지역에서 사실상 배임에 가까운 '돈 잔치'를 벌인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지역 법인장은 고교동문을 특혜 채용했으며 고위임원에게 정해진 연봉보다 3배나 많은 급여를 줬다. 심지어 자문보고서 한 장도 내지 않은 수석고문(Senior Advisor)에게도 매달 1200만원을 꼬박꼬박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카스 가스전 사업은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사업 중 하나로 2010년부터 추진됐지만 2014년 IS 사태로 중단되면서 투자비 4316억원 중 98.7%에 달하는 4260억원을 날렸다. 이밖에도 가스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 12조1424억원을 투자해 3조5921억원을 까먹은 상태다.
17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화성시병)이 확보해 공개한 가스공사 내부 문건에는 당시 이라크에서 벌어진 각종 비행들이 총망라됐다.
해당 문건은 지난 6월 가스공사가 당시 아카스법인장이었던 김모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한지를 로펌에 문의해 받은 법률자문서다.
자문서에는 '특혜채용' '과다한 연봉 지급' '73억원의 개인소득세 부당 지원' 등을 이유로 김씨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담겼다.
일례로 김씨와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 A씨는 아카스법인과 자문계약을 맺었지만 매달 A4용지 한 장 분량의 기술자문 보고서만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석고문 B씨는 공개모집 등 주요절차 없이 채용됐는데 별도의 자문결과 보고서도 없이 매달 1216만원의 월급을 받아갔다.
최고운영책임자 D씨도 채용관련 규정 등 모든 절차가 무시된 채 임명됐다. 심지어 직급에 따른 연봉기준인 19만 달러(약 2억1300만원)보다 3배나 많은 60만 달러(약 6억7000만원)의 연봉이 책정돼 지급됐다.
자문서에는 김씨의 방만한 법인 운영 상황도 고스란히 담겼다. 먼저 이사회 결의 없이 내부결제만으로 파견직원 143명에 대한 개인소득세 72억9000만원을 보전하도록 했는데 이라크는 직원소득에 대해 비과세를 원칙으로 하는 국가다. 이는 고스란히 현지 법인, 나아가 가스공사의 손해로 기록됐다.
또 내전으로 이라크 정부가 육로이동을 허가하지 않았음에도 주요 기자재를 무리하게 발주했으며, 근무기간의 절반이 넘는 896일을 출장으로 처리해 한 건당 약 5000달러 상당을 출장비 명목으로 지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로펌 측은 김씨에 대해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일반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권칠승 의원은 "3조원 넘는 손해를 떠안은 상황에서 사업이 위기에 처했음에도 이라크 현지에서는 고액연봉과 부당한 소득세 보전 등 그들만의 돈 잔치가 벌어졌다"면서 "국정감사를 통해 철저한 검증과 재발방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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