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오규석 기장군수의 '다음 행보'를 둘러싸고 호사가들의 설왕설래가 본격화되고 있다.
오 군수는 '4선, 3연임'의 기록을 갖고 있는 인물. 지방자치제도 도입 초기 당선돼 첫 군수 임기를 보냈고, 이후 한의사 업무에 복귀했다 다시 정치판으로 돌아와 지난 6월 지방선거까지 내리 3번 연속 군수직을 수행했다.

수출용 원자로와 관련해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직접 시위를 벌인 오규석 기장군수. ⓒ 기장군
새벽부터 늦은 시간까지 현안을 꼼꼼하게 챙기는 그의 역량과 부지런함에 지역 주민들이 장기간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줬다. 이번 지방선거는 특히 한반도 평화 이슈몰이로 민주당 바람이 전국적으로 불었으나, 그는 무소속 출마라는 핸디캡을 딛고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문제는 부산시와의 잦은 마찰이다. 자유한국당 계열 시장들이 독식해 온 흐름을 깨고 등장한 오거돈 부산시장이 의외로 권위주의적인 시 운영 방법의 틀을 깨지 못하고 답습 중이라는 후문이 없지 않다. 특히, 법 규정에 걸맞지 않게 행사돼 온 부군수 및 부구청장 임명권을 내려놓으라는 오 군수의 요청을 무시하고 있는 게 한 예다.
부산 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 문제도 기장군과 오 군수를 실망시키고 있다. 직접적으로는 부산시의회와의 갈등이 기장군의 숙제인 것으로 보이지만, 그 배경은 따로 있다는 풀이가 유력하다. 일을 벌이도록 해 놓고 문제 조율을 위한 노력에서는 사실상 발을 뺀 부산시 측의 태도가 상처의 화농을 키우는 요소라는 얘기다.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장들의 지지도와 선호도를 매길 때에도 오거돈 체제는 낮은 순위를 맴돈다. 동남권 신공항 이슈 등으로 반전을 노려야 하고 그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풀이도 있다. 오 시장으로선 불리한 수를 둘 여력이 없는 지경이란 얘기다. 그런 터에 오 군수의 부군수 임명권 관련 요구 조건이 아무리 타당해도, 힘이 빠지는 도미노 효과 우려 때문에 들어주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어쨌든 오 군수로서는 오 시장의 시정 운영 태도에 크게 호응하기 어려운 가운데, 알아서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없는 구도에 노출돼 있다. 결코 달가울 리 없다.
이런 외로운 구도에서 오 군수와 그 주변이 오 시장에 지역 발전 청사진을 모두 맡겨놓을 수 있겠는지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 예를 들어, 현재 기장군에는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산업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이 조성은 부산시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지만, 중앙부처와 기장군에서도 차세대 국가 및 지역 경쟁력과 먹거리 마련을 위해 들여다 보고 있는 이슈다.
특히 방사선 의과학산업단지 조성 및 수출용 신형연구로 이슈 등은 기장이 더 이상 부산의 변두리가 아닌, 산업과 농어촌이 어우러진 살기좋은 생활공간으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마중물이 될 요소다. 오 군수로서는 지난해 여름,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수출용 신형연구로의 조속한 건설허가를 위한 1인 시위를 몸소 진행할 정도로 애착이 크다. 그런데 오 시장 측과 아무래도 궁합이 맞지 않으니 이 큰 사업의 최종 성공 목전에서 고심이 없을 수 없다는 것.
이런 가운데 감사원이 관급 공사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많은 수의계약을 진행했다는 문제를 근래 감사원이 주목, 금명간 감사를 진행하는 등 기장군을 맥빠지게 하고 있다.
오 군수로서는 중앙부처나 상급 선출직 등과의 역학 관계 등에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도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오 군수가 이번에 3연임 상황이라는 게 세인들의 관심 대상이 된다. 물론 3연임 임기 이후 한 차례 쉬고 다시 군수직에 도전할 수는 있다. 오 군수는 아직 만 60세이고, 그 자신 한의사라 격무에도 건강 관리를 잘 해온 편이다. 그러나 이런 가능성은 낮다는 풀이가 나온다.

오규석 기장군수가 각종 현안을 놓고 오거돈 부산시장과 불편한 관계라는 풀이가 나온다. 이 점이 중간에 임기를 접고 총선 등 다른 선택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뒤따른다. ⓒ 프라임경제
오거돈 체제에 대한 불만(적나라하게 풀이하면 아무려면 저보다 못 할까라는 불만)으로 군수직을 명예롭게 수행한 뒤 다음 부산시장을 염두에 두고 도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그래서 나온다. 오 군수의 역량과 그간의 성과를 놓고 정당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을 바탕에 깐 이야기다. 다만, '블루칩'이긴 한데 외험 요소가 약간 큰 도전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군수에서 광역시장직으로 '직상장'한 케이스가 거의 없지 않냐는 의구심인 셈이다.
남은 선택지가 군수 임기 중간에 지역에 양해를 구하고 총선에 도전하는 것. 부산시나 중앙부처들과 좋든 싫든 오래 손발을 맞춰본 경험과 그 과정에서 느낀 여러 문제점을 다른 정치적 포지션에서 해결해 볼 새 도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런 이야기가 근래 고개를 든다. 같은 선출직이라도 행정가 입장을 떠나 입법적 측면에서 정치와 조율로 바라보는 또다른 봉사를 할 기회라는 얘기다.
문제는 임기를 중간에 포기하고 다른 선거에 나가는 것을 정작 그가 성격상 내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일종의 약속 파기로 볼 수 있기 때문. 실제로 그는 근래 이런 언론의 이런 질문들이 종종 들어가도 매번 "군정을 열심히 수행할 뿐이다. 다른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일을 이미 해왔고, 이제 이를 방사선 의과학산업단지 건으로 화룡점정하면 되는 터라는 현상황이 이야깃거리를 계속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오거돈 체제와 삐걱대는 막판 상황에 그가 '다음'을 고려하지 않고 '이 정도면…'이라고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인 셈이다. 오 군수 주변을 내년 총선 무렵까지 유심히 봐야 한다는 이런 이야기를 마냥 허무맹랑한 소리로 볼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