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토교통부가 자신들의 허락을 받지 않고 위험물인 리튬배터리를 운송했다며, 제주항공에게 90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지난 4일 국토부는 '제주항공 위험물 운송 규정 위반 건'과 관련해 제주항공에게 행정처분 사전통지를 했다.
처분 사전통지서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국토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리튬배터리를 운송한 사실이 홍콩지점에서 적발됐다. 이에 따라 처분하고자 하는 내용은 비고의성 및 사건발생 후 안전조치 등을 고려해 50% 감경한 과징금 90억원.
이 같은 행정처분 예정에 대해 의견이 있을 경우 오는 17일까지 의견서를 제출하고, 기한 내에 의견이 없으면 처분에 이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확정 처리할 예정이라는 내용이다.

국토부가 초소형 리튬배터리가 내장된 시계를 운송했다는 이유로 과도한 과징금 처분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 제주항공
제주항공 관계자는 "위험물 운송허가 없이 초소형배터리를 화물로 운반해 관련법을 위반한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제주항공이 화물 운송한 것은 리튬배터리가 아닌 초소형 리튬배터리가 내장된 시계였다"는 점을 피력했다.
이어 "항공위험물운송기술기준 '별표24'에 따르면 승객 또는 승무원이 운반하는 초소형 리튬배터리를 위탁수하물 등으로 운송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며 "따라서 항공기를 통해 운송하더라도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증거에 해당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주항공은 "운송기술기준에서 초소형 리튬배터리를 위탁수하물로 운송하는 것을 허용한 취지는 '항공안전에 큰 문제를 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같은 품목에 대해 위탁수하물 및 화물 운송 모두 항공기 화물칸에 실어 운송하는 것이고, 화물 분류형태에 따라 위험 정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제주항공은 국토부가 이번 물품 운송을 통해 제주항공이 얻은 사익을 애써 간과한 채 처분하려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제주항공이 관련 물품의 운송으로 얻은 매출은 280만원.
반면, 국토부가 처분한 과징금은 해당 매출의 3214배에 달하는 탓이다.

제주항공이 운송한 초소형 리튬배터리가 내장된 시계. ⓒ 제주항공
더욱이 이 같은 과도한 과징금은 국토부도 항공역사상 단 한 번도 처분해 본 적이 없는 금액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최근 일련의 중구난방식의 국토교통부 제재가 항공업계의 시장 질서를 흐트러트림과 동시에 혼선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국토부는 애초부터 무리가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미국국적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등기이사 재직으로 인한 진에어 면허취소를 강행하려하면서 소비자나 주주들의 손해, 직원들의 대량 실직 사태라는 논란을 빚을 뻔 했다.
또 같은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대처에 형평성 문제까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국토부는 휴대폰 보조배터리와는 달리 일반승객들이 위탁수하물로 부칠 수 있는 초소형 리튬배터리가 내장된 시계였다는 점은 애써 무시하고, 리튬배터리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짚었다.
덧붙여 "최근 국민적 질타를 받은 타 항공사에 대해서는 고강도 제재를 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것과 달리 이번 제주항공 시계 운반으로 인한 90억원 과징금 책정은 국토부의 정상적인 판단능력을 상실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제주항공은 "제주항공은 국제유가와 환율 등 많은 대외 악재들로 인해 수익률이 급감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도 정부정책에 충실히 따르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방공항 활성화에 가장 앞장서 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은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다는 판결을 한 바 있다(2014.10.15, 2012두5005)"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기업 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과한 처분이기 보다는 적절한 처분이기를 기대한다"며 "제주항공은 국토부에서 정한 기일 내에 의견을 내서 재심의를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항공은 위법사실을 파악한 직후 해당물품에 대한 운송을 일체 금지하고, 위험물 운송허가 운항증명 인증절차를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