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한국GM을 바라보는 다수의 소비자들 시선은 차갑다. 특히 경영정상화에 나선 한국GM이 야심차게 선보인 쉐보레 이쿼녹스가 시장에서 외면 받으면서, 한국GM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은 더욱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GM 경영진들의 자질을 의심하는 시각이 업계에 지배적이다. 매번 시장흐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채 소비자들의 욕구변화를 읽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한국GM 경영진들의 움직임이 다소 안일하게 비춰지고 있는 탓이다.
그 중에서도 한국GM 경영진의 가격정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앞서 올 뉴 크루즈와 더 뉴 스파크를 통해 가격정책 실패를 여러 차례 겪었음에도 이쿼녹스에서도 이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쿼녹스는 출시와 동시에 "비싸다"는 지적과 함께 시원찮은 소비자 반응만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이쿼녹스는 출시 첫 달인 지난 6월 385대, 7월에는 전월 대비 50.4% 감소한 191대가 판매되는데 그쳤다. 여기에 8월에는 전월 대비 49.2% 감소된 97대만이 판매됐다. 그야말로 참패다. 이쿼녹스의 성적이 더욱 처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종이 결정된 캡티바가 93대나 판매된 덕분이다.
이처럼 이쿼녹스는 쉐보레 SUV 라인업의 개막을 알릴 모델로 선택된 선봉장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GM의 경영정상화에 찬물을 끼얹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모델 대비 높게 책정된 가격을 지적받은 크루즈나 스파크를 통해 자신들의 가격정책이 부정적 이미지로 이어져 싸늘한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텐데 그 경험을 제대로 응용하지 못하며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 모습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쿼녹스가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한국GM 경영정상화의 첨병 역할을 하는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한국GM
덧붙여 "주력모델인 이쿼녹스가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 앞으로 이쿼녹스처럼 수입판매 될 트래버스 등의 모델들의 앞날을 넘어 한국GM의 앞날을 장담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물론, 업계 일각에서는 이쿼녹스가 수입판매 모델인 만큼 수입차로 본다면 해당 가격책정이 적당해 보일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그 대신 한국GM이 이쿼녹스가 수입차로써 갖게 되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가격에 대한 저항감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였어야한다는 비판이 동반됐다.
사실 많은 비난에도 한국GM 경영진들이 기존의 가격정책을 고수했던 이유는 자사 제품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데일 설리번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 부사장은 "한국GM은 소비자에게 쉐보레의 안전성과 가치를 우선적으로 피력하고 싶다"며 "자동차의 시작점은 가치고, 가격은 그 다음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덧붙여 "가격은 언제든지 조절이 가능하지만 소비자들이 보는 것은 가격이 아니라 가격대비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지를 본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GM의 방침을 소비자들이 전혀 공감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이쿼녹스가 살아날 방법은 가격인하 말고는 없다는 업계의 진단이 쏟아지자 한국GM이 뒤늦게 할인판매에 돌입했다. 지난 2일 한국GM은 '추석맞이 쉐보레 세일 페스타'를 통해 이쿼녹스 200대를 200만원(최대 250만원) 할인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신중하게 가격책정을 했으면 됐을 텐데 한국GM 경영진은 매번 가격논란 이후에야 해당 모델에 대한 가격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미 한국GM에 드리워진 부정적 이미지는 앞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돼버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계속된 지적에도 가격정책을 고집하는 한국GM 경영진들의 태도는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생각이 없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만들었다"며 "이쿼녹스의 부진은 앞으로 수입판매될 트래버스나, 콜로라도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인 만큼 가격책정에 조금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