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유라시아횡단철도'와 '동아시아철도공동체'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 두 개념은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결국 아시아 각국의 철도를 통한 협력을 기반으로 한다. 북한과의 철도 연결은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현재 낙후된 북한 철도의 보수 등 각종 공사 수요가 관심을 모은다. 저성장과 물가 상승 등 경제 악화에 시달리는 한국으로서는 대단히 탐나는 아이템이다.
가장 큰 장점은 경제적 모멘텀은 물론, 한반도 평화 기조에 큰 이정표로 이 철도 이슈가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측과의 합작 사업으로 추진돼야 하기 때문에 대북 제재 위반 논란이 불가피하다. 또 그래서 당장 이 안건에 군불을 떼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내 이 아이템 관철을 야심차게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은 여전히 유효하다.
◆한반도종단망에 시베리아 및 중국 등 횡단라인과 연결
유라시아횡단철도 개념부터 살펴보자.
우리는 유라시아 대륙철도망 운송협정인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지난 6월 정회원 자격으로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간 북한의 반대로 가입하지 못했으나, 이 문턱을 넘은 것.
그 연원을 살펴보면 왜 우리가 이제서야 가입을 할 수 있게 됐는지 이해하기 쉽다. OSJD는 철도가 지나는 북한· 중국 · 러시아 · 동유럽권 등 28개국으로 구성된 협력체이므로 당연히 냉전 시대는 물론 그 이후 국면에서도 우리와 북한과의 관계가 아주 확실히 개선되지 않는 한 남측이 가입과 활동을 인정해줄 당위성이 없었다. 우리로서도 타진해 얻을 바가 없었던 남의 나라 이야기였던 셈이다.
바야흐로 우리나라가 한반도 평화 안정을 한층 더 현실적으로 모색하면서 각종 물류 등 숙원사업으로 유라시아철도를 보게 되고, 세계 각국도 우리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물꼬가 트인 것. 다만 이 대전제와 실제 북한과 각국과의 철도 연결의 실질적 추진 세부 단계가 미국과 국제연합(UN)의 대북 제재와 핵무장 해제 시간표와 맞물린 점은 위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다.

대북 제재 문제가 아직 변수로 작용하고 있으나, 유라시아철도망 구상에 관심이 뜨겁다. 관문을 어느 역이 맡느냐도 치열한 경쟁거리가 될 전망이다. ⓒ 프라임경제
한국과 북한이 한반도종단철도(TKR)를 구축하면, 경부선과 경의선을 거쳐 신의주에서 중국횡단철도(TCR)를 거쳐 시베리아횡단철로 연결할 수 있다. 혹은, 부산이나 서울에서 원라선(원산∼나진)-하산을 거쳐 만주횡단철도(TMR)를 활용, 시베리아횡단철도로 연결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그리고 곧바로 시베리아횡단철도로 연결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이 모두 열린다.
그 다음은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개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15일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 수립 70주년 기념사에서 ECSC를 모델로 삼아 한국·북한·중국·일본·러시아·몽골 등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했으므로 위의 여러 연결 방안을 모두 활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은 유라시아철도를 '통해' 동아시아를 '공동체'로 연결하자는 수단과 목적으로 이해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풀이하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관문=대박', 지역별로 자기 아이템에 연결짓기 골몰
이런 상황에 유라시아철도망의 관문 혹은 시작역으로 확고히 위상을 다지면 속칭 '통일 대박
'을 터뜨리게 되는 셈이다.
각지의 철도 관련 도시들이 이 이슈에 관심을 갖고 나서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특히 기존에 철도의 유라시아 연결망 구축에 관심이 없던 경우에 갑자기 나선다기 보다는, 기존에 추진하던 큰 그림이 나름대로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해 모두 어느 정도 생각을 해봤다는 점이 문제를 더 치열하고 재미있게 하고 있다. 기존 추구 자료에 자연스럽게 이 이슈를 얹겠다는 각축전이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치열할 수밖에 없는 것.
우선 충청북도는 오송역을 품고 있어 유라시아철도의 관문 역할 자임에 나쁘지 않은 위상을 갖추고 있다. 이미 발표한 바 있는 '충북미래비전 2040'은 KTX 오송역이 유라시아 대륙철도망의 출발지로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공식 언급하고 있다.
오송역은 행정수도인 세종시의 대문 역할을 맡는 교통거점이다. 아울러 경부·호남고속철도가 교차하는 국내 유일 고속철도 분기역으로 큰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오래 여러 요직을 두루 역임해 온 이시종 충청북도 지사의 감각도 뛰어난 편이라 자기 지역의 이슈와 장점을 이 거대 안건과 연결짓는 솜씨가 보통이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가 X축 교통망 완성을 거론하면서 청주공항 활용, 충북선철도 고속화와 유라시아철도 거점을 연관지어 일석이조식으로 다양한 발전 구상을 해내겠다고 운을 띄울 가능성이 크다.
서울특별시 역시 서울역 개발 문제를 놓고 유라시아철도 이슈 함수를 풀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
근래 서울시가 구상 중인 서울역 마스터플랜은 서울역에서 남영역을 거쳐 용산역까지 서울시 철도의 중심 지역을 지하화하는 것. 철로가 지하로 내려가고 남은 지상 공간에는 공원과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단순 개발이 아니라 유라시아철도망과 연계해 서울역을 관문화하고, 역 시설을 지화화하고 그 지상 부분을 동북아 교통·물류·경제·문화의 중심 플랫폼으로 하겠다는 스토리텔링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실제로 앞서 3월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하면서 " "서울역에서 용산역을 지하화하고 상부를 개발하겠다. 서울역이 유라시아철도의 '관문'이 돼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부산의 경우 오거돈 시장이 새로 당선된 이후 이 문제를 새롭게 들여다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권신공항 이슈, 신항 개발 등이 맞물리면서 부산시는 그 어느 지방자치단체보다 항만과 철도, 항공을 연계해 발전하도록 복합 구축하는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것. 철도의 관문 역할을 뺏기면 도시백년대계가 전반적으로 어그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철도운송과 등을 중심으로 '정중동'으로 연구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교통대학교도 유라시아철도 등 각종 이슈를 연구할 기구를 교내에 곧 설치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정치권과 학계, 당국 등이 모두 움직이고 있는 셈. 대북 제재로 인한 냉기류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뜨거운 열기를 계속 뿜어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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