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7세기, 새로 태어난 금융 시장이 많은 관찰자들을 홀리고 있을 당시 금융 시장에서는 오직 한 회사,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주식만이 거래 종목으로 다루어졌다.
이베리아반도 출신의 상인이자 저술가인 호세 데 라 베가는 '혼돈 속의 혼돈'이라는 책에서 당시 금융 시장의 성격을 "유럽에서 가장 공정하면서도 가장 사기가 심하고, 세상에서 가장 고상하면서도 가장 악명 높으며 지구상에서 가장 우아하면서도 가장 상스러운 것"이라며 "지적인 사람이 쓰면 시금석인데 겁 없는 사람이 쓰면 묘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상투적인 평가에서 보듯이 오늘날 금융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금융에 대해 가치 창출을 하기는커녕 빼앗아 가는 산업으로 여긴다.
거기에다 어지럽고 지루한 약어와 공식, 숫자로 가득한 스프레드시트가 금융 세계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는다. 우리 삶과 경제에서 금융은 갈수록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일반인은 금융을 잘 알지 못하고, 금융계 종사자는 자기 직업의 이미지 실추로 인해 일에서 가치와 보람을 찾기 힘들어 한다.
하지만 과연 금융은 사악하기만 한 할까? 거기에는 어떠 가르침도, 지혜도 없는 걸까? 데 라 베가가 이야기한 금융의 '공정하고, 고상하고, 우아한' 면모는 어디로 가 버린 것일까?
이런 물음에 대해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저자인 미히르 데사이 교수는 2015년 MBA 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마지막 강의'에서 이렇게 답했다.
그는 "금융이 다루는 문제들은 무엇이며, 금융이 취하는 접근이 얼마나 훌륭한가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금융을 우리 삶의 이야기들에 비추어 보는 것이다"라며 "좋은 삶을 살려면 시장, 특히 금융은 피해야 할 저열하고 무분별한 영역이라고 지레짐작하는 세간의 인식이 오랫동안 불편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의를 마쳤을 때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는데 그 마지막 강의에서 비롯된 결실이 저자의 이번 책 '금융의 모험'에 집대성됐다.
어떻게 하면 금융에 접근하는 관념들을 누구나 알기 쉽고 수긍할 수 있도록 보여줄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금융이 수행하는 미덕들을 다시금 깨달아 금융이 하는 일이 개선되도록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작가의 끊임없는 고민은 인문학의 눈으로 수식이나 그래프 없이 오직 이야기로만 이를 증명해 보인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부터 성경 속 '달란트 우화'까지 시대와 장르를 초월해 금융의 중요한 개념들을 조명해 주는 동시에 그러한 개념들을 통해 우리 삶과 인간성에 대한 깨우침 또한 선사한다. 부키에서
펴냈고 가격은 1만8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