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권 상반기 실적 발표가 줄을 잇는 가운데 유독 카드업계가 암울한 성적표를 거뒀다. 수년간 이어진 정부의 수수료율 인하 정책이 주된 이유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하반기 이를 만회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카드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8개사 순익 3587억원 급감 "카드수수료율 인하 탓"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의 상반기 순익은 9669억원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 1조3256억원보다 31.9% 급감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상반기에 일회성 요인으로 카드업계 이익이 전년보다 35.2%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주된 영향을 끼쳤다.

노동자, 중소상인,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카드수수료 인하를 외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뉴스1
특히 올 상반기 2808억원의 순익을 시현한 신한카드는 전년(6297억원) 대비 55.4% 하락세를 보였다. 신한카드의 경우 작년 상반기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대손충당금 2758억원 환입, 비자 지분매각 수익 878억원 등 일회성 수익이 3630여억원가량 발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고도 9.3% 정도 하락한 셈이다.
현대카드도 지난해 상반기 1308억원에서 올해 774억원으로, 감소폭이 40.8%에 달했다. 지난해 495억원 세금 환급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5%대로 줄어든다. 이 기간 순익이 31.3% 떨어진 하나카드 역시 지난해 채권판매에 따른 일회성 이익 305억원이 영향을 줬다.
이 외에도 △비씨카드(23.0%) △삼성카드(029780, 9.0%) △롯데카드(10.8%) 각각 감소했다. 상반기 순익이 늘어난 곳은 KB국민카드(9.8%)와 우리카드(9.2%) 단 두 곳이지만, 이 역시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이익이 줄었다.
카드업계는 지난 2007년부터 약 10년간 가맹점 수수료율을 총 11번 하향 조정한 것이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이라고 꼽았다.
실제 정부의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에 힘입어 가맹점 수수료를 0%로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오면서 카드업계는 더욱 위축된 모습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카드사 말살 정책을 펼치는 것 아니냐"며 "대다수 소상공인인 벤사는 왜 외면하는가. 누군가에게는 보기 좋은 당근이지만 우리로서는 희생양이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중금리대출·할부금융사업에 박차 "비용 절감도 현안"
카드업계는 이 같은 실적 부진과 경영 악화에 활로를 모색하고자 다방면으로 주시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새로운 수익원 중 하나로 '중금리대출'을 택했다. 중금리대출은 신용등급이 4~10등급인 대출자에게 70% 이상 공급되는 최고금리 20% 미만, 가중평균금리 16.5% 이하 가계신용대출 상품이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중금리 대출 공급 규모를 오는 2022년까지 지난해 두 배격인 7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카드사 대출은 일반대출의 80%만 대출자산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중금리대출 영업은 저축은행에 비해 카드사가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카드론이 저축은행 신용대출보다 높은 금리경쟁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이용 시 신용등급이 덜 떨어지고, 다양한 신용등급을 포용할 수 있어 시장 확대에도 수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각 카드사는 기존 중금리대출상품 금리를 낮추거나 신상품을 내놓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 더해 할부금융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나 단기간 수익을 낼 수 있는 자동차 부문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5개 카드사의 할부금융 자산은 2015년 말 2조1987억원에서 지난해 말 5조5336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 됐다. 시장 규모도 매해 성장하는 추세로 전망도 밝다.
최근에는 중고차시장까지 뛰어들면서 사업영역을 넓혔다. 세법 개정으로 중고차를 카드로 구매 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카드업계의 중고차할부금융시장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신금융협회는 최근 카드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금융당국에 건의했다.
우선 빅데이터를 실질적인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 마련을 요청했다. 또한, 현행 카드사의 '여신전문금융업에 부수하는 업무'에서 범위를 더 넓혀 진출 영역을 확대해달라는 안건도 포함됐다.
비용 절감 측면을 위해 카드 부가서비스 변경 기준을 명확히 마련하고 영수증, 명세서 등 종이전표와 약관교부 방식을 전자방법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사항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