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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순위 밀려도 GNI 순위만 오르면 좋아? 구매력 논란

구매력 등 왜 고평가? 환율 등 효과 추정…임금과 폭염 인플레 '관건'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8.16 16:18:17

[프라임경제]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세계 순위가 한 칸 내려앉으면서, 러시아에게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인당 국민총소득(GNI)과 물가를 반영한 1인당 국민총소득(GNI) 순위는 10계단 이상 뛰었다.

최근 세계은행(WB)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GDP는 1조5308억달러를 기록, 세계 1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GDP 세계 순위는 2005년 10위까지 상승했으나 2006년엔 11위, 2007년 13위 등으로 하락했고 이후 2009∼2013년에는 14위에 머물기도 했다. 작년에는 11위였다.

올해는 지난해 12등이던 러시아와 손바꿈을 했다. 금년 러시아 GDP는 1조5775억달러다.

GDP는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인식이 강하다. 러시아의 경우 서방의 경제 제재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 의외라는 평도 없지 않다. 지난해 러시아는 군사비 규모를 재작년 대비 20%나 줄이는 등 큰 긴축 상황에 들어간 바 있다. 참고로, 올해도 트럼프 행정부와 특히 각을 세우면서 추가 제재가 나오고 있어, 러시아의 경제적 어려움이 더 커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런 가운데 GDP보다는  한 나라 국민의 평균 생활 수준과 관련 깊은 지표인 1인당 GNI가 의미있다는 소리도 나온다. 한국 1인당 GNI는 지난해 2만8380달러로 31위를 차지했다. 2016년 45위에서 14계단이나 뛰어오른 것이다.

물론 나라마다 물가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야 정확한 실제 국민들의 구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따라서 GNI에 물가를 반영, 실제 국민들의 구매력을 측정하는 구매력평가(PPP) 기준 1인당 GNI도 집계된다. 그런데 WB에 따르면 이 PPP 기준 1인당 GNI에서도 한국은 3만8260달러로 역시 같은 31위의 높은 순위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좋은 성적이니 기분은 좋지만, 실제로 우리 국민들의 삶의 질과 동떨어진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1인당 GNI 관련 지표 상승의 원인은 무엇일까? 환율의 영향이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우선 나온다. 또한 PPP 기준 1인당 GNI에서 우리가 약진한 에데는 다른 나라 대비 상대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낮은 점이 작용한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7월 말 내놓은 자료를 보면 이런 짐작이 전혀 동떨어진 추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물가 상황은 관리물가 덕에 상당히 낮게 잡혔다는 게 당시 보고서의 주요 골자였다.

관리물가란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가격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을 대상으로 추정 또는 편제한 가격지수를 지칭한다. 대상품목에 대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공식 기준은 없으나 관습적으로 활용되는 개념이다.

전기·수도·가스 같이 정부가 관리하는 개념이나 열차요금·도로통행료·우편료 등 공공적 서비스 비용이 관리물가 품목의 대표적 예다. 아울러 민간이 공급하더라도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거나 복지 문제로 역시 관리 범주에 들어가는 의료비·보육료 등도 여기에 들어간다.

그럼 이 관리물가를 제외하면 우리 물가 수준은 어떨까? 한국은행은 관리물가를 뺀 근원물가는 1.8%로, 2%에 근접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발표한 올해 2분기 소비자물가지수와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 물가지수가 각 1.5%, 1.3%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폭 큰 물가 오름폭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생산성과 물가 사정을 생각해 보면 실제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구매력은 WB 통계와 괴리가 적지 않고, 그 차이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2일 내놓은 '비용인상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 현실화 되나?' 보고서를 보면 이런 우려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최근 국내 물가 상승은 경제 회복세에 따른 수요 회복으로 인한 요인과 함께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공급 측 물가 상승 요인이 상존한다는 게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

특히 향후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고용비용 증가 등 공급 측(비용인상)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들로 인해 물가 불안이 있을 것으로 현대경제연구원은 예상했다.

흥미로운 요소는 △금융비용 이슈(즉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 및 기업의 대출금리 인상 고통 배가) △부동산임차료 증가 가능성 등을 현대경제연구원이 거론한 데 이어 △폭염으로 인한 식품 물가 인상 등을 짚은 것이다.

"생활물가 안정을 통해 가계의 실질 구매력 약화를 방지하고 가계소득 확대를 바탕으로 가계 소비여력을 확보하자"고 이 보고서는 제언했는데, 서민을 배려해야 한다는 물가 정책 기준에서 보면 WB의 GDP와 GNI, PPP 반영 GNI값 등보다 '밥상 물가' 등에 대한 성찰이 우리 정부에는 더 급박한 것으로 보인다.

사족으로, 계산에 따라 얼마든 값 오차가 생기기 때문에 굳이 이런 지표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실제 서민 경제의 고통 문제를 챙기는 자세가 당부된다는 설명도 뒤따른다. WB의 경우 3개년 평균 환율을 사용해 집계하지만 한국은행은 당해 평균 환율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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