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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르노삼성 부진 원인은 어설픈 수입차 흉내?

이쿼녹스·클리오 동반부진…소비자 니즈 파악·가격경쟁력 절실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18.08.03 14:01:49
[프라임경제]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가 최근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열띤 '경쟁(競爭)'을 펼치고 있다. '같은 목적에 대해 서로 이기거나 앞서려고 다툼'이라는 사전적 정의를 갖고 있는 '경쟁'. 

한 때 내수시장에서 3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한 치의 양보 없는 싸움을 하던 한국GM과 르노삼성이지만 지금은 누가 더 생존의 기로에 놓여있는 지를 겨루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지난 7월 실적을 보면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각각 내수시장에서 전년 대비 16.7%, 4.1% 감소한 9000대, 7602대를 판매했다. 

업계는 이들의 판매부진 이유로 그동안 특정모델에 대한 판매의존도가 심각했던 만큼 실적을 이끌던 모델들이 부진했던 점을 꼽았다. 또 한국GM과 르노삼성 모두 외국자본이 대주주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앞서 현실화에 가까워졌던 한국GM 철수가 이들을 어수선하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쿼녹스가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한국GM 경영정상화의 첨병 역할을 하는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한국GM

특히 두 회사 모두 중요한 시점에서 선보인 신차가 수입 판매 방식과 수입 이미지를 앞세운 마케팅을 펼쳤지만 재미를 보지 못하며 사면초가에 빠져버린 것이 가장 큰 타격으로 다가왔다. 

문제는 앞으로 선보일 모델들 역시 같은 전략이라는 것. 무엇보다 수입차라고 하면 성능도 성능이지만 일단 이미지가 프리미엄 혹은 럭셔리를 갖춰야 하지만 한국GM과 르노삼성이 야심차게 내세운 중형 SUV 이쿼녹스와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바라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시각은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판매량을 살펴보면 먼저, 출시 첫 달인 6월 385대가 판매된 이쿼녹스는 7월에는 전월 대비 50.4% 감소한 191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르노삼성 클리오는 첫 달인 5월에는 756대, 6월에는 전월 대비 27.4% 감소한 549대, 7월은 전월 대비 36.1% 극감한 351대가 판매됐다. 

이처럼 두 모델 모두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압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베스트셀링 모델임에도, 결과적으로 내수시장에서는 낙제점 수준의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르노삼성의 유일한 신차나 다름없던 르노 클리오가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 르노삼성자동차

이와 같은 분위기에 대해 업계는 이쿼녹스와 클리오가 한 발 늦은 출시 타이밍과 국산 모델 대비 다소 높게 책정된 가격 탓에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GM은 이쿼녹스가 출시 전부터 수많은 이목을 집중시키며 꼭 들여와야 하는 모델로 꼽혔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고려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최근에는 연이은 실패로 이어진 한국GM의 가격정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르노삼성도 당초 자신들의 계획대로라면 클리오를 지난해 출시했어야 했지만 물량확보 실패로 출시가 늦어졌다. 즉, 르노삼성 스스로가 수입모델의 한계인 '제 때 정확한 물량공급이 어렵다'를 확인시켜준 꼴이다. 

물론, 르노삼성은 한국GM과 달리 클리오가 수입차라는 이미지를 갖도록 하기 위해 SM, QM 시리즈가 아닌 기존 이름을 유지하고 엠블럼도 르노의 로장주(마름모형 무늬)를 선택했다. 홍보 역시 르노삼성이 아닌 '르노 코리아'를 앞세우는 등 한국GM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음에도 실패를 막지는 못했다.

르노삼성은 지난 5월 르노 클리오를 알리기 위한 체험형 브랜드 스토어 '아뜰리에르노 서울'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수입 이미지를 인식시키는 데는 실패한 모습이다. ⓒ 르노삼성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두 모델 모두 가격적인 부분에서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라며 "물론, 두 모델 모두 수입 판매되는 모델들이다 보니 관세 등의 가격인상 요인들이 불가피해 사실상 가격경쟁력을 갖추기가 힘든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회사들 입장은 수입 판매되는 모델이니까 수입차로 받아들여 줬으면 하는 마음이겠지만, 소비자들이 전혀 그럴 마음이 없다는 게 중요하다"라며 "브랜드 파워에서 현대·기아차가 우세한 만큼 국내 소비자들 다수는 나머지 브랜드들(쌍용·한국GM·르노삼성)은 당연히 이들보다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는 향후 두 브랜드가 선보일 다수의 모델들이 지금과 같은 수입 판매 모델인 만큼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내세우거나, 수입 브랜드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줄 차별화된 마케팅, 확실한 물량확보 등이 반드시 갖춰줘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GM과 르노삼성이 일부 모델은 국내 생산, 일부 모델은 수입 판매하는 '투 트랙 전략'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수입 판매 모델에 대해 가격경쟁력을 더 좋게 갖출 수 없다면 이미지 마케팅으로라도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흐름에 대처하지 못한 채 소비자들의 욕구변화를 읽지 못하고 지금과 같은 움직임으로 일관한다면 앞으로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들이 브랜드 파워를 쥐락펴락하는 시대에 소비자들 피부에 와 닿는 마케팅이 없다면 또다시 찬밥신세로 전락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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