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GM의 행보가 여전히 불안하다. 한 번 등을 돌린 소비자들은 여전히 한국GM을 바라보는 시각이 냉랭하며, 노조와의 관계는 한결같이 평행선이다.
현재 위기에 놓인 한국GM의 가장 큰 문제는 제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는 모델이 없다는 것이다. 먼저, 군산공장 폐쇄에 판매부진이라는 악재로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던 올란도와 크루즈의 경우 단종이 결정됐다.
아울러 수입판매 방식을 늘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첫 주자 이쿼녹스는 시원찮은 반응만을 확인한 상황.
이런 가운데 한국GM이 지난 20일 부평공장의 글로벌 소형 SUV 생산을 확대하고자 총 5000만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집행한다고 발표했다. 또 한국GM을 GM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인 컴팩트 SUV 제품의 차세대 디자인 및 차량개발 거점으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금속노조 한국GM지부 조합원들이 결의대회를 열고 경영정상화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 뉴스1
배리 엥글(Barry Engle)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이번 발표를 통해 한국사업에 대한 GM 본사 차원의 장기적 약속을 다시 한 번 확고히 한 것"이라며 "GM 본사가 한국에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관장하는 지역본사를 설립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대로 한국GM은 연구개발 투자의 일환으로 연말까지 글로벌 제품 개발 업무를 집중 전담할 신설 법인을 마련하게 될 예정이다.
이어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사장은 "세계적 수준의 한국GM 연구개발 역량을 확대해 글로벌 신차 개발을 뒷받침하게 돼 기쁘다"며 "신규 투자 조치가 한국GM이 추진 중인 수익성 확보와 장기 성장 계획에 확고한 진전을 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한국GM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GM이 말한 신규 법인 설립은 지금의 단일 법인을 생산과 연구개발의 2개 법인으로 분리하겠다는 의미"라며 "일단 법인을 쪼갠 뒤 공장 폐쇄나 매각을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5월 한국GM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부평공장 홍보관에서 손팻말을 들고 기습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즉,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수순이라는 것이다. 특히 노조는 "노조의 확고한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구조조정 및 법인 분리를 강행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한국GM 측은 신설 법인 설립을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보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이번 한국GM에 대한 GM의 투자는 GM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인 콤팩트 SUV 제품인 트랙스의 내수 및 수출 물량 생산을 일단 끌어올리고, 추후에는 R&D 기능 강화 및 신차 개발로 이어지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신설 법인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의 반발은 사실 당혹스럽다"며 "글로벌 경쟁력은 물론, GM 본사와의 협력체계를 더 강화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어렵게 위기상황에서 벗어난 한국GM이 노조와의 마찰로 인해 또 한 번 위기를 맞게 됐다"며 "노조의 무조건적인 반대는 노조 스스로 '공공의 적'임을 자처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아직 경영정상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만큼 노사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며 "지금은 회사의 수익성을 개선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 나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국GM은 고용노동부의 비정규직 직접 고용 지시 불이행 논란에도 시달리고 있다. 현재 한국GM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불법파견 중단과 직접고용을 사측에 요구하는 등 사장실 점거 및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한국GM은 불법파견으로 판정 난 사내 하청업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고, 경영위기를 핑계로 해고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복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GM 측은 "지금은 불법파견 문제보다 경영정상화가 우선인 것은 물론, 비정규직은 직접 고용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