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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는 은행권 주52시간 도입 "특수 직무 때문에…"

지나친 신중함도 문제지만…노조 측 땡처리 협상도 노사 합의 지연 요인

이윤형 기자 | lyh@newsprime.co.kr | 2018.07.05 12:41:02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고 첫 근무일인 지난 2일 밤 서울 광화문의 한 빌딩에서 직장인들이 야근을 하고 있다. ⓒ 뉴스1


[프라임경제]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근무제가 시작된 가운데 업권 중 가장 빠른 도입이 예상됐던 은행권은 조기 도입은 커녕 노사 간 합의도 내지 못해 제대로 된 도입 준비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례업종으로 적용돼 내년 7월까지 1년간 도입 유예기간을 받은 은행들이 조기도입을 준비한 이유는 정부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김영주 노동부장관은 국내 시중은행장들을 만나 은행권이 모범을 보여 달라며 다른 업권과 같은 올해 7월, 조기 도입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해 TF를 꾸리는 등 급하게 준비 작업에 착수 하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노조)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사측)의 협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노사 간 합의가 계속 밀리는 모양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권 노사는 지난 15일까지 4차례에 걸쳐 주 52시간 근무제를 비롯한 노동환경 개선 현안을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모두 결렬됐다. 

지난 4일 열린 중앙노동위원회 2차 조정회의에서도 노사는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오는 9일 마지막 3차 회의에서도 조정안이 나오지 못하면 은행권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논의는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사측은 일반 영업점 업무가 아닌 특수 직무에는 주 52시간 근무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예외직무를 최소화해서 단축 근무제를 적용시키거나 인력 충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사측은 △정보통신기술(IT) △자금관리 △핵심성과지표(KPI) △결산 △여신심사 △연수원 △안전관리실 △자금관리 △물류배송 △기관영업 △공항 및 공단 특수점포 등 20개 직군을 특수직무로 꼽았다. 이들 직무는 예외로 두고 유연근무제를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노조는 사측이 꼽은 특수 직무는 너무 광범위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해당 직무는 그동안에도 업무 강도가 높아 어려움이 있었던 분야이기 때문에 단축근무제 도입에서 제외하는 것은 문제라며 업무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면 해당 직군에 인력을 충원하면 될 일이라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은행권의 주 52시간 근무 도입이 미뤄지는 이유가 사측이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노조 측의 요구가 과하다는 시선도 나온다. 

실제, 노조 측은 단축 근무제 도입과 함께 △2차정규직의 일반 정규직 전환 △65세까지 정년보장 △기간제 노동자 9개월 이상 근무시 정규직 전환 △노조 추천 사외이사 근거 마련 등도 요구했다. 

사측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도 어려운 상황에 노조는 그동안 산별교섭 때부터 합의점을 찾아온 안건까지 협상해 오고 있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노조 측은 사측의 요구 수용 없이 중노위에서 조정 종료 결정을 내릴 경우 파업 찬반 투표를 거쳐 쟁의행위에 돌입하겠다는 강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달 18일 중노위에 조정신청을 냈다. 조정결과는 이달 중순 나올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9일 3차 조정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양측의 입장이 확고한 만큼 합의 도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은행들이 개별적으로 근무제 도입을 위해 준비하고 있겠지만 노사 합의가 진전되지 않는 한 도입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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