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탈세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지난 4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를 시작으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 이어 이번에 조 회장마저 결국 포토라인 서게 된 것이다.
조 회장은 현재 부친 조중훈 전 회장의 외국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상속세를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그룹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걷는 방식을 통해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조 회장을 상대로 조세포탈과 횡령·배임 혐의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던 중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조 회장 가족이 포토라인 앞에 선 횟수가 10번째에 달하면서 진상규명도 중요하지만 총수 망신주기에 더욱 집중된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 사실과 다른 의혹들로 인해 무비판적 여론몰이가 온라인상에서 확산되고 있는 상황도 우려했다.
현재 11개 사법·사정기관(경찰·검찰·관세청·법무부·국토교통부·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교육부·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한진그룹을 조사 중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11개 사법·사정기관이 일시에 하나의 기업을 조사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
재계 관계자는 "죄가 있으면 그에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죄형 법정주의 및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냉정하게 이뤄져야 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여론에 휩쓸린 망신주기식 수사로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진에어의 면허취소 검토를 조 회장 일가의 처벌과 동일 시 하고 있는 현상 역시 자본주의 경제 논리 상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으며, 국토부에서는 그 결과를 금주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진에어는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미국 국적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에 국토부는 항공사업법과 항공안전법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이 등기이사직을 수행할 경우 면허취득 결격사유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와 관련 최태열 대한항공 노동조합 편집국장은 "대한항공 직원연대라는 곳에서는 진에어 면허취소를 기정사실화해 조 회장 일가 퇴진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 회장 일가의 문제들은 분명히 개인적인 사항들"이라며 "이는 마땅히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하고,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국토부 담당자의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만약 진에어의 면허취소 시 2000여명의 직원, 1만여명의 협력업체 직원의 삶의 터전이 사라지는데, 오너 일가의 행동들이 괘씸하다고 해서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걸려 있는 문제를 무차별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사실 마땅치 않다"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또 "입장을 바꿔 나는 그저 열심히 일만 했는데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이 내 회사를 없애라고 주장한다면 그 억울함과 답답함, 불안함은 누가 책임져 줄 것인가"라며 "노동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조건 고용 안정이다"라고 부연했다.
물론, 경쟁 기업에서 진에어를 인수하면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수의 기업들이 지난 국내 LCC 업계 2위의 진에어를 인수할 현금 자산을 충분히 갖고 있지 않은데다가, 무리를 해서 흡수를 한다 하더라도 직원들의 고용보장도 불확실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