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2세들에 대한 ‘값싼 승계’를 추진하다 잇따라 발목을 잡힘에 따라 재계에서는 이제 당당히 세금을 내고 떳떳하게 경영권을 승계하겠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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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경복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서양사학과 1학년을 다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사실 그의 이름이 세간에 널리 알려진 것은 ‘삼성가 손자’로서가 아닌 과거 ‘탤런트 고현정의 남편’으로서였다. 두 사람은 1995년 전격 결혼하며 ‘인기 절정의 연예인과 재벌 2세의 결합’이라는 드라마 같은 스토리로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그는 결혼과 동시에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대우이사로 신세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1997년 신세계 기획조정실(현 경영지원실) 그룹총괄담당 상무로 승진했고 2001년 3월 경영지원실 부사장직에 올랐다. 그룹 경영권의 핵심을 향해 나아가는 속도로 따지면 그는 사촌인 이재용 삼성그룹 전무를 훨씬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 사실.
■경영 수업 ‘조용히’ ‘확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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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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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정 부회장이 정 명예회장으로부터 증여 받은 지분 84만주인 4.46%에 대한 세금으로 37만7,400주를, 또 정 상무도 정 명예회장으로 물려받은 주식 63만4,571주, 3.37%에 대해 28만5,556주를 세금으로 냈다.
주식 승계 이후 정 부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은 4.86%에서 7.32%로 크게 늘었다. 이명희 회장의 15.33%인 289만890주에 이어 신세계 2대 주주로 올라선 정 부회장은 ‘부회장’이라는 직함과 함께 명실상부한 신세계그룹의 실세로 등극했다. 일각에서는 이에 따라 이 명희 회장의 지분 증여 작업도 앞 당겨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신세계의 성공 요인으로 상속세 납부가 곧잘 거론되기도 한다. 신세계의 거액 상속세 납부 이후, 재계에는 2~3세들이 대거 전면에 배치되고 있다. 뒤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을 하느니 합법적으로 경영권을 승계 하겠다는 판단에 따라 경영 수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2~3세 경영인들의 자질 시비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라도 일찌감치 경영수업을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더 이상 기업은 창업자나 그 일가에 귀속되는 전유물이 아니므로 비록 오너가 주인행세를 할지라도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발전에 따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주주로서 참여하며 국가·사회와 함께 하는 공동의 재화가 됐다”며 “이 같은 변화를 통해 이제 재벌에게도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용진 경영체제 구축’
재계 일각에선 정 부회장은 정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며 2대 주주로 부상해 신세계그룹의 오너로서 입지를 강화하는 초석 다지기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정 부회장은 2001년 3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5년 8개월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정용진 경영체제 구축’에 한 발짝 나선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또한 그룹 전문경영인인 구학서 신세계 사장도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이명희-구학서’로 이어져 오던 신세계 특유의 ‘오너-전문경영인’ 체제의 무게중심이 ‘정용진-구학서’로 옮겨가는 전초 단계가 아니겠느냐는 재계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 신세계 한 관계자는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해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대표이사직을 맡을 시기는 앞으로 더 배워야 하기 때문에 먼 훗날의 일로 가장 높은 직위까지 올라가더라도 기존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흔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구학서 부회장은 신세계 역사에서 최고의 업적을 남긴 인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는 구 부회장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장기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현재 신세계 본사와 이마트 본사로 출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양대 사업인 백화점 부문과 할인점 부문을 동시에 챙기며 경영 수업을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으로부터 계열분리 된 1997년부터 10년 간 줄곧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왔던 신세계의 한 가운데서 서 있는 정용진 부회장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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