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혜암선사문화진흥회가 결성 이후 큰 울력(절살림을 위해 하는 불가의 협동 노동)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진흥회는 유철주 작가의 대담 형식으로 내용을 정리한 '스승 혜암'을 최근 김영사에서 펴냈다. 분량은 360쪽.
얇지 않은 두께지만 혜암 스님의 생전 모습과 일화를 잘 정리해 릴레이로 담아낸 책이다.

생전의 혜암 스님(왼쪽)과 함께 사진을 찍은 지관 스님의 모습. ⓒ 김영사
그는 실제로 1993년 해인총림 방장에 추대되는 등 젊은 승려들과 스승들의 신망을 두루 받은 바 있다. 후에 그는 조계종 제10대 종정이 됐다.
혜암 대종사의 정신을 받들자는 운동이 2001년 그의 열반 후 여러 곳에서 일어난 바 있다. 지난 해 겨울 혜암 정신을 기리고자 '수행처 첫 순례법회'가 경남 남해 용문사에서 시작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특히 2020년이 혜암 스님 탄신 10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금년부터 기념사업을 계획하면 성공적인 탄신 100주년 기념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강하게 대두됐다.
이에 따라 진흥회가 결성, 관련 내용을 책으로 정리하는 작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번 책은 그 결실로, 출판 명가 김영사가 작업을 진행해 가독성과 디자인 등이 한층 우수하다는 평.
이 책에 이어 더 다양한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도 알려졌다. 즉 법문정본화 작업 및 평전 발간 등을 입체적으로 모두 마친다는 구상이 현실화 길을 걷게 된 셈이다. 혜암 정신을 영구적으로 조명, 계승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같이 읽기 쉽고 재미있는 고승 관련 증언록을 만들면, 불교 수행 정신의 소개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새 가능성도 이번에 명확히 확인됐다.
여러 사람을 통해 혜암 스님의 모습과 일화, 다양한 생각들을 조망해 보면서 그에 대해 모자이크를 완성해 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혜암 스님은 종단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몸을 돌보지 않고 호법신장 역할을 담당한 '큰 어른'이었다는 점에서 오늘날 종교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혜암 스님이 1994년 개혁과 1998년 종단분규 등 두 번의 큰 갈등 와중에 정의를 세우면서도 사태 이후를 보듬는 길을 시사해 준 모습을 추억한 후학 승려들의 이야기들이 특히 흥미롭다. 진흥회의 이번 작업은 조계종이 갈등 이후 더 성장을 거듭했던 아름다운 전통을 역사로 남기고, 앞으로의 시사점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뜻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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