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하나금융그룹에 붙었던 '국정농단 공범' 딱지가 하나둘 떨어지는 중이지만, 금융당국이 최순실 인사 청탁과 관련한 김정태 회장의 개입 여부 조사에 나서면서 특혜 승진 의혹이 하나금융 CEO 리스크에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검찰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독일 부동산을 사기 위해 자금을 대출하는 과정에서 KEB하나은행이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창조경제 1호'의 명칭을 단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도 금융감독원 조사로 해소됐다. 아이카이스트 대출은 기술력 및 성장성을 담보로 취급한 기술형 창업지원대출인데 취급절차 및 심사과정 등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렇듯 하나금융이 시민단체와 노동조합이 제기한 의혹을 풀고 있지만, 하나금융에는 최순실의 금고지기 역할을 했던 이상화 전 하나은행 글로벌2본부장의 특혜 승진과 관련한 의혹은 여전하다.

금융당국이 최순실 금고지기로 거론되는 이상화 전 본부장 특혜승진과 관련 김정태 회장의 개입 여부에 대한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 뉴스1
이런 와중에 법원은 지난달 최순실 1심 판결에서 김정태 회장의 이상화 전 본부장 특혜 승진 공모 가능성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김 회장이 이 전 본부장의 특혜 승진 개입 여부와 은행법 위반 여부에 대한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김 회장이 은행법 35조의 4(대주주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금지)를 위반했는지, 강요한 의한 불가피한 관여인지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현재 책임의 화살은 김정태 회장은 물론 함영주 은행장에게도 향해있다. 지난달 최순실 1심 재판 결과를 보면 최씨는 이상화 전 본부장에게 하나은행 유럽통합법인장 자리를 약속하고, 이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했다.
또 이는 다시 박 전 대통령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통해 김정태 회장에게 전달하며 이 전 본부장을 승진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하나은행의 대주주인 하나금융 회장이 자회사인 은행 인사에 개입한 만큼 은행법 위반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은행법 35조 4는 '은행의 대주주는 그 은행의 인사 또는 경영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만큼 이를 어긴 채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금융당국이 해임을 권고할 수 있다.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된 만큼 김정태 회장에 대한 처벌과는 별개로 함영주 행장도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함 행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상화 본부장의 승진에 대해 김정태 회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며 "제가 지시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아울러 이상화 전 본부장 승진을 염두에 둔 채 글로벌영업2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을 개편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직 개편은 이미 오래 전부터 검토했던 사안"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 판결에 따라 이 발언은 위증으로 드러났다. 최순실의 인사청탁을 김정태 회장이 직접 실행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조직 개편에 대한 증언도 사실과는 거리가 있었다. 금감원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하나은행 검사보고서에 따르면 이상화 전 본부장이 승진 발령받았던 글로벌영업2본부장의 후보 심의는 2016년 1월28일 오전에 이뤄졌지만 막상 글로벌영업2본부의 신설은 당일 오후에 있었다.
이는 본부가 신설된 후 이에 따라 발령을 받은 게 아니라 인사가 먼저 결정되고 그에 따라 본부가 신설된 것으로, 인사 특혜를 주기 위해 비정상적 절차를 강행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노조는 "최순실 재판 과정에서 김정태 회장은 '요구를 안 들으면 피해 발생 우려가 있다고 생각해 거절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제언했다.
여기 더해 "이는 하나은행의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의 이익을 위해 은행의 인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자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함영주 행장에 대해서는 "금감원도 이상화 전 본부장 승진을 '본부 신설 전 인사발령'인 절차상 선후가 뒤바뀐 인사라고 결론냈다"며 "국정감사에서 위증이란 중죄를 저지른 함 행장은 즉각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