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최근 고민에 빠졌다. 세계적으로 저가항공 시대를 열고 있는 가운데 경쟁업체인 대한항공 마저 저가항공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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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
하지만 오히려 박삼구 회장은 현재 저가항공에 관심 없다고 밝혀 그의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박 회장이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 대한항공 중·단거리 취항
대한항공이 저가항공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향후 2~3년 안에 저가항공사를 설립해 국내선부터 취항하고 이어 중?단거리 국제노선에도 저가 항공기를 띄운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이 저가항공 시장에 진출한 것은 항공 시장의 변화로 해석된다. 상호 영공 개방을 원칙으로 하는 오픈 스카이(open sky) 시대에 대형 항공사들의 저가항공 시장 진출은 이미 대세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중·일의 김포-상하이-하네다 각 셔틀(왕복) 항공편 운항이 올해 안으로 실현될 예정이어서 대한항공으로서는 동북아 단거리 국제선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저가항공 시장 진출은 아시아나항공의 발목을 잡을 상황이다. 중·단기 국제노선 아시아나항공의 주력 취항지이기에 적지 않은 마찰을 감수해야 한다.
| 대한항공이 저가항공 시장에서 선 보일 737-9000기종 | ||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초 파리노선 취항을 계기로 향후 장거리 노선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대한항공의 저가항공 진출로 향후 국제선 노선 배분에 오히려 기존 시장마저 위태롭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후발 항공사로서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보다 중국·일본·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에서 집중하고 있다. 향후 대한항공이 저가항공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에 머물렀던 항공 노선도 중국과 일본 등 중·단거리 국제선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자리마저 위협할 조짐이다.
또한 대한항공이 3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저가항공을 앞세워 아시아 지역 노선을 잠식할 가능성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의 입장에선 마냥 손놓고 구경할 수만은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이 저가 시장에 진출하면서도 기존의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은 고수할 방침이어서 국내와 중·단거리 시장에 혈투가 예상된다. 저가항공 시장은 계열사인 한국항공이 전담토록 한다는 복안으로 일례로 백화점에서 출발한 유통업체가 할인점을 별도로 운영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에 기존 고급 이미지를 끌고 가는 셈.
◆ 저가항공 아시아 시장 위협
이뿐만이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입지를 위협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취항한 저가항공사들의 일련의 안전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6월에 취항한 제주항공의 경우 서울, 부산, 제주, 양양 등에 하루 46편으로 취항 1년 만에 탑승객 64만여명을 기록, 올해 안에 탑승객 100만명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한성항공도 평균 85%의 탑승률로 청주와 제주를 꾸준히 운영하며 역시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추세다.
또한 현재 국내에서 운항 중인 한성항공과 제주항공의 기종은 다르지만 프로펠러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프로펠러기는 제트기에 비해 항공기 가격이 싸고 기름 값도 적게 들어 운임을 낮출 수 있다. 중?단거리 시장의 점유율이 높은 아시아나항공보다 대략 30% 저렴함 요금이 저가항공의 강력한 무기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저가항공사들에 대해 ?3년 간 국내선 운항경험과 일정기간 무사고 조건?을 갖출 경우 국제선 취항을 허용하는 방안까지 추진 중이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960년대에 만들어진 정기, 부정기 항공운송면허를 국내선, 국제선 면허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국내선 면허 취득 후 3년 정도 지나야 국제선 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 올해 말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이와 관련 건교부 한 관계자는 "프로펠러 기종 등 소형 항공기를 도입해도 자본금 50억원 이상을 갖춰야 하는 등 항공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향후 소자본으로 항공사 설립이 가능하도록 배려하되 안전성 문제만큼은 엄격히 제한 할 것"이라고 전했다.
◆ 관심 없다지만…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도 그동안 공들여온 일본과 중국 노선을 대한항공 저가항공에 빼앗기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는 관측했다.
아시아나항공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에서 저가항공을 운항할 경우 값싼 요금으로 노선 경쟁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저가항공 진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 저가항공사업을 잘 지켜볼 것"이라며 저가항공 시장확대 등 상황이 바뀌면 진출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프리미엄 항공사를 지향하면서 기존의 중국, 일본 등 동북아 노선의 우위를 지키는 전략에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향후 저가항공 시장의 진출을 염두 해 두고 있다는 것도 사실인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기존 영역 지키기가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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