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22일(현지시각) 미국 시애틀에서는 유통 혁명으로 불리며 세계적 관심을 모은 '아마존고' 매장이 오픈했다.
시애틀 아마존 본사 1층에 자리잡은 아마존 고의 고객들은 쇼핑을 끝낸 뒤 자신의 스마트폰을 회전문에 스캔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자신이 산 물건값이 계산된다.
매장에 들어선 고객이 아마존고 앱을 켜고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으면 자동으로 계산되는 시스템이다. 직원이 없는 대신 카메라와 센서 등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해 쇼핑의 편의를 높인 게 특징이다.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도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더는 한편, 신성장 동력 확보의 일환으로 '무인편의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과 맞물리면서 무인편의점은 향후 기업의 주요 사업 전략으로 채택할 것이란 전망과, 직원 없이 100% 무인으로 운영되는 점포가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란 우려 속에 24시간 무인 운영중인 서울조선호텔점 이마트24 셀프스토어와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방문했다.
◆신용카드, 무인편의점 이용에 '필수'
무인 편의점에 출입하려면 두 곳 모두 신용카드 출입 단말기에 신용카드를 인증해야 한다. 이마트24는 모든 신용카드로 인증이 가능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경우 기존에는 손 정맥의 굵기와 모양을 인식하는 시스템인 롯데카드 '핸드페이'에 등록해야 했으나 지난해 9월부터는 롯데월드타워 오피스 근무자임을 확인하는 사원증만 있으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기자가 방문한 지난달 31일에는 일반 고객도 출입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었다.

24시간 무인 운영중인 서울조선호텔점 이마트24 셀프스토어. = 추민선 기자
두 곳 모두 일반 편의점과 마찬가지로 신선제품, 라면류, 음료, 스낵류, 생활용품 등으로 구성돼 있었으며 1+1이나 2+1 등 편의점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었다. 이마트24의 경우 노브랜드 제품도 판매하고 있었다.
먼저 이마트24의 경우 구입할 제품을 선택한 후에는 셀프계산대에서 직접 계산하면 된다. 셀프계산대 모니터에서 일반상품 결제를 선택한 후 바코드 리더기에 제품 바코드를 찍는다. 이후 KT멤버십 할인이나 이마트 포인트 적립을 선택한 후 결제수단을 골라 계산하면 모든 과정이 완료된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360도 자동스캔 무인 계산대에 상품을 통과시키면 자동으로 바코드를 인식해 계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계산은 앞서 출입하기 위해 등록한 '핸드페이' 및 엘페이, 캐시비 교통카드를 비롯해 모든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
이마트24 조선호텔점을 방문한 한 고객은 "처음 방문했을 때 신용카드 결제부분에서 잘 되지 않아 결제할 당시 시간이 걸렸는데, 지금은 편하게 이용하고 있다"며 "이용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술·담배 '성인 인증' 거쳐야 구입 가능
무인 편의점에서 가장 우려된 점은 술과 담배 판매였다. 먼저 세븐일레븐은 스마트 안심 담배 자판기를 통해 담배 구입이 가능했는데, 이 역시 정맥 인증 방식으로 손바닥을 통해 성인 인증을 거쳐야만 구입이 가능하다.
주류의 경우 술 종류를 무인 계산대에 통과시키면 '관리자의 확인이 필요한 상품'이라는 안내가 나오고 자동으로 직원이 호출되고, 직원 확인후 구매가 가능하다.
이마트24는 신용카드 출입과 마찬가지로 신용카드만 있으면 담배 자판기를 통해 구입이 가능했으며, 술은 판매하지 않았다. 술과 담배를 판매하는 이마트24 무인점포의 경우 판매 시간을 정해놓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 추민선 기자
일례로 이마트24 성수백영점의 경우 부분 무인화로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만 무인점포로 운영하고 있다. 직원이 없는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 새벽 시간대에는 술·담배를 팔지 않는 것.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 모두 술‧담배 판매에서는 상주 직원이 필요한 만큼 아직까지 100% 무인화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세븐일레븐을 방문한 한 고객은 "술과 담배를 살 때는 오히려 일반 편의점보다 더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며 "이러한 부분은 개선이 되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무인점포 확대, 일자리 감소 우려?
한편 일각에서는 편의점들의 무인시스템 도입이 또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대응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가맹점주의 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 반면 일자리를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아마존고와 같은 매장이 늘어날 경우 현재 약 350만명인 미국 유통업계 계산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아마존은 "음식을 만들거나 선반에 진열, 고객들을 안내·지원하는 역할은 여전히 직원들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아마존고에는 10명이 넘는 직원이 매장 안팎 곳곳에 배치됐다. 물건 계산원만 없을 뿐 개찰구 입구에는 안내 직원이 와인·맥주 코너에 신분증 확인을 위한 직원도 있다. 이외에도 6명 가량의 직원이 샌드위치, 샐러드 및 테이크아웃 음식을 만드는데 투입되고 있다.
국내 업계 역시 기본적인 상주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자리 감소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는 주류, 담배 구입 같은 경우는 성인인증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완전 무인 운영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계산원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진열, 고객 지원 업무 등으로 역할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