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기 박사는 희망의 땅 아프리카 진출에 대한 희망을 르완다에서 찾고 있다. ⓒ 프라임경제
대다수 글로벌 산업군은 레드오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이다. 선진국 시장 신규 진입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꿈꾸기 어렵다. 너나 할 것 없이 새로운 '돌파구'로 아프리카를 넘보는 이유는 이렇듯 명확하다.
아프리카 대륙 중심부에 희망을 씨를 뿌리는 이들이 있다. 오는 8월이면 아프리카 중부 지역 르완다에 르완다연합대학교(이하 UAUR)가 설립될 예정이다. 이창기 박사(행정학)가 이 대학 설립 책임자다. 이 박사로부터 왜 아프리카인지, 왜 르완다인지 들어봤다.
◆범죄 발 못 붙이는 치안강국…기업환경평가 아프리카 2위
"이제 21세기를 맞아 마지막 남은 아프리카 대륙이 패배주의와 의존주의로 물들어 있던 어두운 시대에서 자각운동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가장 작은 편에 속하는 르완다는 마치 과거 보잘 것 없는 아시아 작은 국가인 대한민국이 폐허에서 자각운동을 통해 세계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던 것처럼 아프리카 대륙 미래를 위해 일어나고 있지요."
이창기 박사는 르완다와 한국이 닮았다고 말했다.
르완다는 뼈아픈 종족분쟁의 역사를 지닌 나라다. 지난 1994년 3개월 동안 후투족과 투치족 간의 분쟁으로 100만명 이상이 서로 죽이고 죽었다. 우리나라가 민족상잔 6·25전쟁을 딛고 숨 가쁜 경제부흥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듯 르완도도 뼈아픈 비극을 통해 새로운 국가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
"1994년 제노사이드(genocide)를 겪은 지 23년이 지난 지금 점차 정치안정을 되찾으면서 외국인 직접투자가 늘어나고 있고, 이에 힘입어 최근 5년간 연평균 7%대 경제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세계은행 기업환경평가에서 아프리카 국가 중 2위(전체 41위/190개국)를 기록할 정도로 사업환경도 좋은 편입니다.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지요."


올 9월 개교를 앞둔 UAUR은 현지 인근 주변국가 젊은 청년들을 위한 기술전문대학교로, 낮에는 일하고 저녁엔 공부하는 '주경야독'의 실질적인 전문인중심의 대학교를 목표로 삼고 있다. 사진은 건립 중인 학교 모습. ⓒ 프라임경제
실제 르완다는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치안이 안전하기로 유명하다. 내전을 종식시킨 폴 카가메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하에 도시와 시골이 매우 깨끗하게 정돈돼 있다. 늦은 밤에도 안전할 뿐 아니라 성매매와 노숙자도 없다. 도둑이나 강도도 발붙이기 어렵다. 정부는 군인과 경찰의 촘촘한 감시망을 가동시켜 이 같은 치안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 농업 중심 경제에서 ICT를 활용한 지식기반 경제의 중진국으로 변모하기 위해 적극 펼치고 있는 '비전(VISION) 2020'의 국가개발 정책이 눈에 띈다.
ICT 산업단지 '키갈리 이노베이션 시티(Kigali Innovation City; 이하 KIC)'는 경제자유지구에 19억달러를 투입해 테크놀로지 클러스터(Technology Cluster)로 조성됐다. 재원은 르완다 이노베이션 펀드와 정부, 민간 그리고 국제금융기구 등으로 조달된다.
여기에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르완다 △남수단 △부룬디를 잇는 130억달러 규모의 표준궤도 철도 SGR(총연장 1672㎞) 건설 프로젝트도 추진되고 있다. 내륙국가로서 운송비가 높은 르완다에겐 물류운송 비용이 상당 수준 감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전 2020' 정책에 의해 추진되는 다수 사업들은 현지 정부 재정여력 한계로 시공자금융, 투자 또는 해외 공적원조(ODA) 자금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
"예전부터 아프리카 지역에 지원하던 중국이나 인도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이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기대 이하의 효과를 거두면서 실패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는 문화와 언어에 절단된 상황에서 단순히 재고를 판매하는 수준에 그치면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학교 설립을 준비하는 이들은 타국의 이 같은 시행착오를 유심히 지켜봤다.
◆현지 청년 직업 창출효과…"시장 진입, 의료장비 업체 추천"
이 박사에 따르면, 현지 특유 문화를 잘 모르는 많은 업체들은 잠재적 기대 효과를 생각하지 않고 근시안적 결과만을 쫓는 단편적 판매에만 매달리고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기술전문대학이 근본적 답안입니다. 당장의 판매에 급급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제품 수립이나 조립, 그리고 생산에 이르는 사후 능력까지 제공해야 현지에서의 브랜드 입지를 다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현지 젊은 청년들에게 전문화된 기술을 교육시킬 수 있는 기술전문대학교가 필요합니다."
이 박사가 준비하고 있는 UAUR은 현지 인근 주변국가 젊은 청년들을 위한 기술전문대학교로, 낮에는 일하고 저녁엔 공부하는 '주경야독' 전문인 중심 교육기관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창기 박사는 학교 설립 현지인 관계자들 및 정부 공직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UAUR의 설립에 대한 현지 분위기는 매우 우호적이다. 한국 산업기술에 대한 평가가 매우 높고, 자국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 프라임경제
올해 첫 신입생을 맞이할 UAUR은 현지 젊은 청년들의 직업 창출과 창업을 위해 2년제 전문대학으로 시작해 향후 4년제 대학교로 성장할 계획이다. △생산 △조립 △판매 △수리 등 제품 관련 모든 단계를 현지에서 직접 처리 가능하도록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나아가 르완다로 하여금 아프리카 54개국 15억 인구를 위한 경제모델 국가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돕는다는 목표가 있다.
이런 UAUR을 바라보는 현지 반응도 긍정적이다.
"일본 한일합방이나 6·25전쟁처럼 본인(르완다)들처럼 비슷한 경험을 가졌음에도 높은 성장을 이뤄낸 우리나라를 롤모델로 삼고 함께 일하고 싶어 합니다. 중국이나 인도가 도로망과 같은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했다면, 우리는 그 안에 들어가 기술로 경쟁하면 승산이 있습니다."
이 박사의 이러한 도전을 무모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 박사의 지나온 길을 알면 그의 계획이 실현가능한 일이라고 고개 끄덕인다. 이 박사는 UAUR 같은 대학을 이미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이미 4개씩이나 설립한 바 있다.
이 박사는 "다른 사람들과 협업했던 이전 대학들을 설립 운영하면서 겪었던 많은 우여곡절을 바탕으로 보다 확실한 커리큘럼이나 시스템 등을 완성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에 따르면, UAUR에는 △보석디자인과 △메카트로닉스 콘텐츠과 △유아교육과과 설립될 예정이다. 이중 메카트로닉스 콘텐츠과는 최신 ICT 흐름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좌우할 키워드로 손꼽히고 있는 기계적 첨단기술과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를 선도하기 위해 마련된 학과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적·융합적 콘텐츠 개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이론과 실무능력을 겸비하고, 포괄적·종합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험중심의 교육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아울러 전 세계 보석 80% 이상 원석을 공급하고 있는 아프리카 특성을 살려 보석디자인과도 개설한다. 해당 학과에선 현지 원석을 감정·컷팅·연마할 수 있는 제작 기술을 훈련하고, 이를 통해 생산된 반제품 또는 완제품을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기술능력을 배양시킨다.
이 박사는 르완다에서 성공할 사업으로 의료장비 분야도 꼽고 있다.
현재 글로벌 의료장비 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독일 브랜드와 같은 다수 유럽산 업체들은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의외로 저조한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내수에서 수입산에 밀린 한국산 장비가 르완다에 진출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브랜드 입지만 구축한다면, 저렴한 가격과 높은 상품성, 그리고 친한(親韓) 분위기가 서로 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는 9월 본격 개교를 통해 '아프리카의 100년'을 책임질 UAUR이 향후 글로벌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또 국내업체와의 산학협력도 성공리에 진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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