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11월 판매 실적이 발표되면서 올해 성적표 역시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개소세 인하 종료에 따른 기저 효과 때문일까. 현재까지 확인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주요 신차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0.7% 감소한 182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판매둔화 상황을 단순히 경기침체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이에 올 한 해 국내 자동차시장의 사건사고를 정리해봤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산차 3사가 올해 결실을 두고, 희비가 크게 엇갈린 전망이다. 르노삼성이 현재((11월 기준)까지 전년대비 11.4% 늘어난 총 25만293대를 기록하여 올해 목표 달성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 반면, 한국GM과 쌍용차는 누적 판매실적이 각각 11.8%, 6.9% 감소한 47만9058대·12만9477대에 그쳤다.
내수시장에 초점을 맞출 경우 조금은 다른 양상이 연출된다. 지난 4월 출시된 G4렉스턴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쌍용차는 지난해와 비교해 3.4% 증가한 9만6030대를 판매했으나, 이러다할 활약이 없던 한국GM(12만525대)과 르노삼성(9만584대)은 각각 25.6%, 6.6% 줄어들면서 판매 부진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꾸준한 티볼리 열풍, 그리고 트랙스의 반등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이들 국산차 3사 내수 베스트셀링 모델은 '소형SUV 정점'이라 불리던 쌍용차 티볼리(50395대)다. 그 뒤를 이어 '경차계 강자' 한국GM 스파크 42626대(전년비 39.9% 감소)을 필두로, △르노삼성 SM6 36356대(28.6% 감소) △한국GM 말리부 30673대(5.6% 감소) 순이다.
쌍용차 티볼리는 비록 전년대비 1.8% 판매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으나, 코나(현대차)와 스토닉(기아차)과 같이 동일 세그먼트 경쟁 모델이 출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판매량을 유지했다는 평이다.

그동안 소형SUV시장에서 외면받던 한국GM 트랙스는 향상된 상품성을 바탕으로 한층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도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 ⓒ 한국GM
티볼리와 같은 '소형SUV 시장'에서 선방한 모델이 바로 한국GM 트랙스(15001대)다. 그동안 해당 세그먼트 내에서 이목을 끌지 못했지만, 향상된 상품성을 바탕으로 한층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도 판매(전년비 31.7%)가 늘어나 11017대가 판매된 르노삼성 QM3(17.2% 감소)마저 뛰어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연타석 홈런 G4렉스턴…'크루즈 침몰' 흔들리는 한국GM
사실 이들 국산차 3사는 지난해 높은 상품성으로 무장한 신차를 대거 출시하면서 우수한 성적표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올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서로 다른 세그먼트 내 새로운 차량을 선보이면서 반등의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연타석 홈런'에 성공한 쌍용차를 제외한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의외 난관에 부딪쳐 최악의 상황에 몰렸다.
우선 '티볼리 열풍'에 힘입어 경영 정상화 궤도에 오른 쌍용차는 프리미엄 SUV 시장을 개척할 Premium Authentic SUV G4 렉스턴을 선보였다.

쌍용차가 선보인 프리미엄 SUV 'G4 렉스턴'은 현재(11월 기준)까지 총 1만4148대 판매되는 등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긍정적인 전망이 기대되고 있다. 사진은 G4렉스턴 유라시아에디션. ⓒ 쌍용자동차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비율에서 얻은 영감과 브랜드 디자인 철학을 모티브로 자연의 장엄한 움직임을 형상화했다. 넉넉한 실내공간과 더불어 2열 탑승객을 태우고도 4개 골프백을 실을 수 있도록 넓은 적재공간을 제공한다.
또 동급에서 가장 많은 9에어백을 비롯해 쿼드프레임, 다양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적용해 신차안전도평가(KNCAP) 1등급(내부 테스트 기준)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주행에 있어서도 e-XDi220 LET 엔진과 메르세데스-벤츠 7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최고출력 187ps △최대토크 42.8㎏·m의 성능을 발휘하며 '10.5㎞/ℓ(2WD 기준)'라는 우수한 복합 연비를 자랑한다.
출시 이후 현재(11월 기준)까지 총 1만4148대가 팔리면서 비록 올해 국내 판매목표(2만대)에는 미치진 못했지만, 여전히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긍정적인 전망이 기대되고 있다.
한편, 한국GM은 국내 준중형세단 시장을 흔들 카드로 '쉐보레 올 뉴 크루즈'를 꺼내들었다. 유럽 오펠(Opel)이 개발을 주도한 차세대 준중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9년 만에 새롭게 변신한 신형 크루즈는 기존대비 15㎜ 커진 휠베이스와 25㎜ 늘어난 전장을 통해 뒷좌석 레그룸이 22㎜ 확장되면서 '중형차급' 실내 거주성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동급 최대 차체 길이(4665㎜)에 전고를 기존보다 10㎜ 낮게 설계한 '스포츠 세단 스타일'의 감각적 캐릭터 라인으로 제작해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했다. 또 새로 개발된 4기통 1.4ℓ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대출력 153마력 △최대토크 24.5㎏·m의 성능을 발휘한다.

한국GM이 올초 출시한 '쉐보레 올 뉴 크루즈'는 높은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고가 논란으로 인해 저조한 판매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GM
하지만 이런 높은 완성도는 '고가 논란'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기엔 무리였을까. 올 연초 출시된 신형 크루즈는 현재(11월 기준)까지 9508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대비 1.9% 줄어든 수치로, '풀체인지 신차효과'마저 없었다는 점은 현재 한국GM 부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한국GM이 출시한 신차가 부진했다면, 르노삼성은 야심차게 준비했던 계획들이 아예 무산되면서 내년을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 르노삼성은 지난 상반기부터 '8번째 신규 라인업'으로 정교한 차체 밸런스와 뛰어난 실용성을 자랑하는 글로벌 '소형차 교과서' 클리오를 늦어도 가을경 출격을 예고한 바 있다. 당초 SM6와 QM6에서 적중한 고급화 전략을 소형차 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이었으나, 초기 물량과 선박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내년 2~3월까지 연기된 바 있다.
◆선장 교체 카드에도 "위기는 계속된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의 가장 큰 문제는 '선장 교체'에도 지속적인 위기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SM6와 QM6의 연이은 출격으로 '내수 3위'의 파란을 일으킨 르노삼성은 신차 가뭄을 이겨내지 못하고, 불과 1년 만에 '판매 최하위'의 수모를 겪고 있으면서 돌연 '수장 교체'를 선언했다.
지난해 4월 르노삼성 대표이사직에 오른 박동훈 대표는 SM6와 QM6를 성공적으로 출시시키며 전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의 내수 실적을 달성했으나, 올해 계속된 성적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사임한 것이다.

르노삼성을 늦어도 이번 가을경 출시를 계획했던 '8번째 신규 라인업' 클리오는 초기 물량과 선박 문제가 걸림돌로 인해 내년 2~3월까지 연기됐다. ⓒ 르노삼성
한국GM의 경우 지난 2015년 6월 이후 사장 겸 CEO를 담당해온 제임스 김 사장이 8월31일 부로 사임하면서 카허 카젬 당시 GM 인도 사장을 한국GM 사장 겸 CEO로 임명했다.
카젬 신임 사장은 인도에서 GM 철수 작업을 이끈 인물인 만큼 '철수설 현실화'가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계속되는 판매부진과 더불어 평탄치 않는 단체협상 교섭, 그리고 GM 지분 보유 의무마저 없어지면서 끊임없는 철수설이 나돌고 있다.
◆한국GM 'SUV 공세'…쌍용차 "이번엔 픽업트럭"
한국GM은 이런 논란을 불식시키고 재도약을 하기 위해 오는 2018년 한층 다양한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중형 SUV '쉐보레 에퀴녹스'는 미국에서만 매년 20만대 이상 판매되고 있는 베스트셀링카로, 내년 2분기께 나올 전망이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에퀴녹스 엔진 라인업은 △1.5ℓ 가솔린 터보 △2.0ℓ 가솔린 터보 △1.6ℓ 디젤 세 가지로, 미국 직수입 방식으로 캡티바를 대체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대형 SUV인 트래버스는 북미 시장에서 연간 10만대 이상씩 판매된 쉐보레 주력 모델이다. 국내 수입될 트래버스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2세대 모델로, 동급 풀사이즈 SUV보다 큰 몸집을 확보해 최대 8명까지 탑승 가능하다.
쌍용자동차는 럭셔리 대형 픽업트럭 'Q200'를 출시할 예정이다. G4 렉스턴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만큼, 초고장력 4중 구조 '쿼드프레임(QUAD FRAME)'이 적용된다. 파워트레인도 G4 렉스턴과 공유할 가능성이 높아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2.8㎏·m의 성능을 발휘하는 2.2ℓ 디젤 엔진과 자동 7단 변속기가 조화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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