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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불출석에 조세·재정특위 설치 국면…김현철 주목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11.06 11:06:07

[프라임경제] 6일 대통령비서실을 포함해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감사가 실시되는 가운데 청와대 주요 인사들의 불출석이 정국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우선 가장 관심을 모으는 태풍의 눈은 '인사 참사'의 책임자로 지목되는 조국 민정수석이다. 조 수석의 불출석으로 야권 불만이 팽배한 상태다.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 운영위 업무 보고에 대해 조 수석의 운영위 출석 여부를 사실상 합의가 이뤄졌던 바 있다. 물론, 당시 여야 4당 원내대표 합의서에는 조국 수석의 출석을 명문화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성역없이 부른다'고 명문화해 사실상 조 수석의 출석을 합의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이번 불출석에 야권이 강한 반발을 할 만한 사정인 것.  

김동연 경제부총리(왼쪽)와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 뉴스1

그러나 조 수석이 문제가 아니라는 풀이가 나온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권영호 국가위기관리센터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제2차장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김 보좌관은 '소득주도 성장'의 모태격인 '국민성장론' 입안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더욱이 일명 '장하성 vs 변양균 라인 갈등' 논란 국면에서 중요 키워드 역할을 하는 트러블 메이커이기도 하다.

한때 소득주도 성장을 크게 신봉하는 장하성 정책실장 쪽 사람들과 정통 관료 중심으로 이 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인식하는 변양균 전 정책실장 라인 간 시각 차가 부각된 바 있다. 또 주지하다시피 이런 상황에서 장 실장에 가까운 인사들이 패권을 장악한 게 아니냐는 소리도 나온 바 있다.

김 보좌관의 경우, 직접적으로 장하성 라인으로 지목하기 어렵다며 모호하다는 평도 존재한다. 하지만, 문재인 캠프 더 나아가 문재인 정부에 참여하게 된 배경과 내세우는 경제논리상 전자에 가까운 것은 사실이다. 아울러 장하성 라인이 뜬 다음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행보를 보인 점에서 뉴스를 만든 것도 주목 대상이다. 다른 각도에서 '김동연 패싱 현상'에 한몫 거든 바 있는 것.

김 보좌관은 7월 하순 산업통상자원부 워크숍에 참석, 정부의 탈원전 홍보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8월 들어서는 한 인터뷰에서 "전 정부의 저금리 통화정책이 실패했다""연 1.25%의 기준금리 수준은 너무 낮다"는 등 향후 통화 관련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통화 당국이 연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여겨져 우리나라도 뒤따라 기준금리 인상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김 보좌관의 지난 번 발언대로 흘러가는 양상이 된 것.

아울러 최근 조세·재정개혁 특별위원회를 청와대 정책기획위원회 산하에 설치하기로 하면서 주무부처이자 경제허브 및 사령탑인 기획재정부와 김동연 부총리의 힘이 빠지는 게 아니냐는 김동연 패싱 우려가 다시 회자되는 양상이다. 

이 특위는 부동산 보유세, 경유세 증세 여부 등을 포함한 문재인 정부 5년간 조세 개혁 로드맵을 마련할 기구다. 청와대가 증세 문제 등을 직접 챙기기로 하면서 조세 정책을 원래 총괄하는 기재부의 역할론이 위축되는 셈이다.

소득세와 법인세, 부동산 보유세, 경유세 세율 인상 등 민감한 증세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청와대에 힘이 모이는 현상은 현 정권 출범 이후 나온 각종 경제 정책과 정책 운용상의 논의와 갈등 모두를 다시 불러오는 효과가 있다.

사정이 이렇고 보면 인사 검증 소홀 문제와 조 수석의 국감 출석 거절보다 김 보좌관의 불출석이 더 흥미로운 문제라고 볼 여지가 크다. 인사 검증 실패 행진은 첨예한 갈등 요소일 지언정 당장 뾰족한 개선이 사실상 불가능한 '소스가 공개된 버그'다. 야권에서 더 이상 알아내고 캐거나 내부적 갈등 이슈의 틈을 벌리려고 노력할 부분은 적은 셈이다. '조국 안티'의 단일 함수인 셈. 그러나 경제 정책 전반에 걸친 문제를 모두 망라하는 김 보좌관의 불출석은 여러 복합적 의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문재인 경제교사'의 불출석이 갖는 의미가 시끌벅적힌 '조국 이슈'에 완전히 묻히지 않고 관전 포인트로 주목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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