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수소폭탄 탄두를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발표한 가운데, 북한 압박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코트'로 일컬어지는 전방위 북한 봉쇄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하는 등 이 문제에 대단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상황.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그들을 도우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다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중국에 큰 위협과 당혹감을 안겨준 불량국가(rogue nation)"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중국의 대북 압박을 촉구하는 한편 대북 억지력이 있는지 자체에 회의감을 드러낸 부분이다. 능력이 있으면 발휘해 달라는 자존심 자극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이미 3일 북한 측 발표에 즈음해 "강력히 규탄한다"는 외교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중국은 매번 북한의 핵 도발에 뒤늦게 내용 통보를 받거나 소외되는 등 관계 냉각이 고질화되고 있다. 혈맹으로서의 위상은 빛이 상당히 바랜 상태라는 것. 이번 도발 역시 중국이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개막하는 데 소금을 뿌린 격이어서 불만이 더욱 고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이런 불편한 감정은 조-중 공동방위조약의 우산을 뺏는 문제를 거론하는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이 외국으로부터 침공당할 경우 중국이 자동 개입하는 내용으로 든든한 방패막이 돼 왔다. 하지만 냉전이 이미 끝났고 북한은 미국이 낙인 찍은 불량국가이자 중국의 신의를 저버린 국가가 되면서 존재 이유가 희미해진 상황이다.
지난 5월3일 중국 매체 '환구시보'가 '공동방위조약을 반드시 지켜야 하나'라는 제목의 사설을 내놓은 바 있다.
이런 중국의 기류는 북한이 이번 실험까지 보여준 각종 능력 내지 과장된 위력을 대가로 '핵동결' 수순을 밟을 때 모종의 도움을 줄 여지를 만들고 있다. 수소폭탄을 보유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선에서 더 이상의 핵 활동을 하지 않는 대신, 체제 안전 보장 등 다양한 반대급부를 얻어내려는 북한과 미국간 협상에서 중재 역할 등을 할 수 있는 것. 중국으로서도 북한의 불확실성에 더 이상 인내심을 발휘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가 남아있다. 우선 중국이 자신의 입김을 핵동결에 불어 넣을 때, 자국 이익에 도움이 되는 다른 옵션을 끼워넣으려 들 가능성이다. 예를 들어 '뉴욕타임즈'는 6월21일 중국은 미국에 북한 핵동결시 주한미군을 감축해 줄 것을 제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역시 중국의 도움이 과거부터 아쉬웠던 상황이지만 이 논의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주한미군 철수 옵션을 거론한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경질하는 등 이 불씨가 확대되는 것을 신속히 차단한 것으로 중국이 북한 처리 국면에서 모종의 이득을 얻는 것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사드 배치 등 동아시아 전반의 안보 문제를 바라봐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북한 처리라는 근시안적 이슈 때문에 모든 카드를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다만 이번에 세컨더리 보이코트 카드를 꺼내들면서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면서, 미국의 협상력이 다소 줄어드는 상황을 중국이 어떻게 얼마나 활용할지 주목된다. 금년 상반기 중국도 북한산 물품 수입 억제 등 대북 제재 조치 동참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 기간 중국의 대북 수출은 오히려 30% 늘었고 양국 전체 교역액 역시10% 늘어난 26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등 든든한 비상대책이 돼 주고 있다. 특히 석유가 문제로 꼽힌다.
북한은 수소폭탄의 ICBM 장착 성공까지는 몰라도, 이미 스커드미사일에 소형핵탄두를 실을 능력은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불편한 북한을 위해 젖줄을 완전히 끊지 않고 있는 것은 맹방으로서의 아량을 넘어서서 일종의 위험한 외교 도박이다.
그런 만큼, 수소폭탄 탑재 ICBM 보유국 지위까지 가기 전, 어떤 형식으로 핵동결을 하도록 만드는 게 중국으로서 가장 편한 동북아 안보 지형이 될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다만 이전까지의 정황상, 그 그림이 한국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우려가 높아지는 점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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